성서는 계속 번역됩니다.
각 시대에 알맞는 언어로 성서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죠.
공동번역 성서와 200주년 가톨릭 신약성서는 최근에 번역된 성서입니다.
공동번역이란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공동으로) 번역한 것이라 해서
'공동번역성서'라고 부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재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1971년, 우리 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신약성서'를 내놓았습니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의역을 했던 이 성서는
예수님께서 사람들이나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의 어투가 경어체입니다.
그런데 1977년 '공동번역 신약성서 개정판'이 나옵니다.
이 성서가 대폭 수정되어 예수님의 어투도 반어체로 바뀝니다.
그리고 이 해 부활절에는
공동번역으로 구약성서가 번역되고,
우리 나라 최초로 제2경전(개신교의 외경)이 완역되어
신약성서와 합해져 '공동번역성서'를 내게 됩니다.
이 성서 역시 교회 일치를 도모하고,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현대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때 구약성서 번역위원은
그 유명한 선종완 신부(가톨릭)와 문익환 목사(개신교)였습니다.
현재에도 전례에서 쓰이는 공동번역성서는 일반신자들이 읽기에 적합하지만,
보다 깊이 있는 성서 연구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1974년부터 가톨릭 소장 학자들이 신약성서의 원문을 정확하게
우리말로 옮기고 자세한 '해제'와 '주해'를 각주로 달아 펴내왔습니다.
그리하여 이는 1984년 한국 천주교회 창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신약성서'라 이름붙였습니다.
200주년인 1984년까지 완간할 것을 목표로,
1981년 '마르코복음서'(정양모 주해)를 내놓습니다.
번역과 해제, 각주의 집필은 정양모 신부가 하였지만,
그밖의 번역위원들(김병학, 박상래, 범선배, 서인석, 이홍기, 장 엘마로, 진 토마스 신부)이
수십 차례의 독회를 거쳐 의견을 종합하였으므로
번역에 대해서는 공동책임을 지기로 하였습니다.
가급적 원문을 직역하려 애썼으나,
직역이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우면 의역하기도 했지요.
(위의 내용은 '성서와함께 129호/1986년 12월 - 하느님이 우리말을 하시다' 특집난에
자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로 완간된 때는 1991년입니다(분도출판사).
작년에는, 직역 중심으로 번역된 우리 말을
외우기 쉬울 정도로 더 다듬어 개정판을 냈습니다.
구약성서에 대해서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 성서위원회(임승필, 정태현 신부)를 중심으로
'구약성서 새 번역 시리즈'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2000년까지 완간할 것을 목표로
낱권 형태로 출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역시 각 성서의 해제와 각주가 붙어 있습니다.
새번역 성서의 특이한 점은 성서 본문 옆에 관련된 성구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제2경전까지 포함한 구약성서 46권 중 30권 정도가 출판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