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 : 654]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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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호경 | 작성일2002-05-26 | 조회수2,180 | 추천수4 | 신고 |
+ 찬미 예수님 !!!
님의 질문을 이해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관점에 두고 성서를 읽었느냐가 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설명을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성서 본문의 올바른 이해가 문제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그 질문이 성서본문의 이해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님께서는 "제 질문은 왜 ’아담은 그리스도님의 원형’이라고 하느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무엇보다도 로마서 5장 12-21절과 고린토 전서 15장 40-49절에서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바울로는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설명을 하였고, 그래서 "아담은 그리스도의 원형이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제가 훑어 본 네 권의 저명한 성서학자들의 해설서에도 마찬가지의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구절의 본문만 잘 읽으시면 충분히 이해가 가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께서는 미흡하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런가를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제나름대로는 무엇보다도 먼저 "원형"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헛다리 짚었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그저 님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그러나 머리는 잘 돌아가지 않은 자의 의견을 한 번 접해본다는 생각으로 읽어보십시오.
우선 이 "원형"이라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0주년 기념성서>를 보면 로마서에서의 "원형"은 한자어로 "原形"이 아니라 "原型"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로마서의 그리스어 본문의 "τυποs, 튀포스"라는 그리스어 단어의 번역입니다.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영어 단어로 본다면 "original form(原形)"이 아니라 "type 혹은 prototype(原型)"입니다. 이 "prototype"을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the first form of anything, from which all later (improved) form develop"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굳이 직역을 하자면 "어떤 것의 첫번째 형태이며, 이 첫번째 형태로부터 (발전된) 모든 후속 형태가 생겨난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동차를 예로 들면, "소나타 - 소나타 II - 소나타 III - EF 소나타 - New EF 소나타"의 형태로 후속 모델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소나타를 나머지 모델들의 "原型"이라고 합니다. 이름을 보면 유사성을 지닌 모델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실질적으로 엔진과 외형, 기능에 있어서는 발전된 형태로 대조 또는 비교는 될지언정 유사 혹은 동등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비유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개념으로 "아담은 그리스도의 원형"이라는 명제에서의 아담과 그리스도의 관계를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님께서 # 654에서 예를 든 사항들도 따지고 보면 "창조, 죄, 죽음, 생명 등"이라는 주제하에서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대조하였고, 또 아담이 저지른 모든 잘못을 예수님께서는 해소시키셨다는 점에서 아담으로부터 발전된 형태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담은 그리스도의 원형이다"라는 명제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님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만약 "원형"이라는 용어를 한자어 "原形"이라는 뜻으로 이해를 하신다면, 이 명제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아담은 그리스도의 원래의 모습이다"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또 당연히 "아담과 그리스도의 (사전적 의미에 있어서의) 유사성, 혹은 동등성"이라는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요. 그러나 그리스어 본문을 번역하면 분명히 "原形"이 아니라 "原型"이라고 되어 있음을 다시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또 실질적으로 아담과 그리스도는 동등하지가 않음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참고로 제가 # 651에서 말씀드린 내용의 취지는 위의 "原型"이라는 용어의 의미뿐만 아니라 성서 본문에 대한 이해에서도 비롯됩니다. 바울로는 로마서 5장 14ㄴ절에서 "아담은 장차 오셔야 할 분의 원형입니다."라고 하고서는 5장 12-21절까지 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바울로는 이 설명을 죄와 죽음의 기원으로 소급해서 모든 죄인의 대표인 아담의 범죄를 그리스도의 구원은총과 비교,대조시키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울로는 이런 비교,대조 방식을 사용하여 "아담은 장차 오셔야 할 분의 원형입니다"라는 명제에 대한 해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로의 이러한 설명 방식은 고린토 전서 15장 40-49절에도 마찬가지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린토 전서에서는 로마서에서와 같이 "죄와 죽음"이라는 주제가 아니라 아담의 "생물학적 생명"과 그리스도의 "영적 생명"이라는 주제를 비교,대조하고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로마서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로마서와 고린토 전서에 기록되어 있는 바울로의 비교,대조 방법에 의한 직접적인 설명만을 근거로하여 이 명제(소위 말하는 "아담-그리스도 예형신학)를 이해하려고 했던 것 뿐입니다. 그것이 바울로의 저술 의도를 가장 근접된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아담과 그리스도의 유사성 혹은 동등성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 차이점을 찾아 비교하고 대조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아담과는 달리, 창조주이시면서 구원은총과 영적 생명의 공여자로서의 그분의 그리스도론적 정체성이나 신원, 그리고 사명을 확실히 알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바울로가 왜 하필이면 아담과 그리스도를 관계지었겠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님의 질문의 핵심과도 관계가 있는 의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로마서와 고린토 전서에 관한 네 권의 해설서를 찾아보아도 아담과 그리스도의 유사성 혹은 동등성에 관한 뚜렷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모두가 비교,대조 항목을 나열하면서 그런 이유 때문에 "아담은 그리스도의 원형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달리 보면 바로 그 "原型"이라는 용어의 의미 때문이겠지요. 아니면 아담과 그리스도의 유사성 혹은 동등성을 찾는 것 자체가 성립될 수가 없는 의문이라서 아예 언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비록 동등성은 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꼭 유사성을 찾아 본다면 원죄를 범하기 이전의 아담과 예수님에게서 그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겠지요. 두 사람 모두가 원죄를 지니지 않고 지상에 태어났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또 모두가 인류에 큰 영향은 미쳤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는 있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고는 있으나, 비교할 수 있는 몇 가지 면(창조, 첫 인류, 죄, 죽음, 생명 등)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찾아 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성마저도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완전히 상대되는 과정과 결과를 가지고 있음을 본다면 이런 유사성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헛수고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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