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나님" 결론을 냈습니다. [RE:775] | 카테고리 | 성경 | ||
---|---|---|---|---|
작성자문홍일 | 작성일2003-01-11 | 조회수2,341 | 추천수1 | 신고 |
결국은 자문자답이 됐습니다.
첨부된 PDF 파일을 읽어보세요.
========================================
http://search.hani.co.kr/data/news/1998/1116/4018105207.html
한겨레[문화생활] 기사시각 : 1998/11/16 10:52
국어의 풍경들(10) 하느님과 하나님
기독교에서 신봉하는 유일신을 로마 카톨릭교(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개신교의 세력이 가톨릭교의 세력보다 더 큰 터라,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하나님’이 ’하느님’을 점차 밀어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말할 나위 없이 둘 가운데 옳은 말은 ’하느님’이다. 개신교 쪽에서 ’하나님’을 고집하며 내세우는 가장 커다란 논거는 그들의 신이 유일신, 곧 하나밖에 없는 신이어서, 우리말의 수사 ’하나’에 존칭접미사 ’님’을 덧붙여 이 유일신을 지칭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말에서 ’하나’ ’둘’ ’셋’ 같은 수사가 존칭접미사 ’님’과 어울리는 것이 아주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은 이들에게 별로 먹혀들지 않는다. 사실 "하나밖에 없는 분"이어서 ’하나님’이라는 해석은, 독실한 신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그러나 마땅히 ’하느님’이 되셔야 할 분이 ’하나님’이 된 것은, 우리말 모음체계에서 ’아래 아’ 곧 ’,’가 불안정해지며 빚어진 삽화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19세기 말에 영국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가 한국의 개신교 신자들의 도움으로 누가복음을 번역해 펴낸 (예수셩교 누가복음 젼서)(1882년)에는 ’하느님’이라는 형태와 ’하나님’이라는 형태가 동시에 나온다. 여기에 나오는 ’하나님’이라는 형태가 개신교쪽에서 세력을 얻으면서 "하나밖에 없는 분"을 지칭한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해석은 뒷 사람들의 견강부회에 지나지 않는다. 번역자들 자신이 그런 뜻으로 ’하나님’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셩교 누가복음 젼서)에 나오는 ’하느님’이든 ’하나님’이든, 그 이전 형태는 ’하나님’이다. 그리고 이 ’하나님’은 ’하늘’이 옛 형태인 ’하?’에 ’님’이 붙으며 ㄹ이 탈락한 형태다. 마치 현대어에서 ’아들’과 ’딸’에 ’님’이 붙으면 ㄹ이 탈락해서 ’아드님’ ’따님’이 되듯. 말하자면 ’하나님’은 "하늘님"의 뜻이다. 그것이 만일 ’하나밖에 없는 분’이라는 뜻이었다면, ’하나님’이 아니라 ’아래아+하나님’이었어야 한다. ’아래 아’가 소실되기 전에 "하나"를 뜻했던 우리 말은 `아래아+하나H’였지,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나님’과 ’하느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던 외국 선교사들이나 초창기 개신교 신자들은 그들이 번역어로서 ’하나님’을 사용할 때조차 ’하늘+님’을 생각했던 것이지, 오늘날의 개신교 신자들처럼 ’하나+님’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아래 아’가 소실되면서 두 번째 음절의 ’아래 아’는 ’아달’이 ’아들’로 변하듯 ’ ’ 모음으로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방언에 따라서는 그것이 일정치 않았고, 또 ’아래 아’가 상당기간 ’ ’와 ’ ’ 사이에서 동요하기도 했다. (예수셩교 누가복음 젼서)의 ’하나님’은 그 방언의 흔적, 또는 흔들림의 흔적일 뿐이다.
이 ’하나님’ 또는 ’하느님’을 유일신으로 모시는 종교가 기독교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 ’기독교’라는 말도 흔히 잘못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김대중 대통령의 종교는 천주교이고, 대통령 부인 이희호씨의 종교는 기독교"라고 말할 때, 우리는 천주교 역시 기독교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실상 언론매체에서조차 점차로 ’기독교’는 ’개신교’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기독(基督)’이라는 말은 ’그리스도’를 중국 사람들이 한자로 음역(音譯)한 것이므로, 기독교는 ’그리스도교’, ’예수교’’야소교(耶蘇敎: 耶蘇는 ’예수’를 중국인들이 한자로 음역한 것)’와 같은 뜻이고, 그것은 영어의 ’크리스채니티’나 이탈리아말의 ’크리스티아네지모’에 해당하는 말이다. ’기독교’를 뜻하는 영어의 ’크리스채니티’나 이탈리아 말의 ’크리스티아네지모’ 역시 우리말의 ’기독교’처럼 ’그리스도’에서 온 말이다. 그런데 그 서양말들은 단순히 개신교만이 아니라 신구교를 가릴 것 없이 그리스도를 이 세상의 구세주로 받드는 모든 종파를 가리킨다. 당연한 일이다. 그 말들의 뜻이 ’그리스도의 종교’니까.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가장 먼저 전래된 기독교 교파는 개신교가 아니라 천주교였고, 그래서 예컨대 17세기나 18세기에 살던 우리 조상들이 ’야소교’라고 부른 것은 개신교의 어떤 교파가 아니라 천주교였다.
기독, 곧 그리스도는 로마 카톨릭교도든 정교회 신자든 개신교도든 모든 기독교 신자들이 구세주로서 영접하는 분이다. 그 ’그리스도(기독)를 영접하는 종교’라는 의미의 ’기독교’라는 말이 개신교만을 가리키는 관행은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 사회의 독특한 관행이다. 에세이스트
첨부파일: 하느님2k.pdf(462K) |
||||
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