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는 내용은 자연을 상대로 한 이적사화이기에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이 징벌에 대하여 많은 설들이 있지만 많은 학자들이 동조하는 가설은 다음의 성서 구절이 참고가 됩니다. "아, 답답하구나. 여름 과일을 따러 나섰다가, 포도 송이를 주우러 나갔다가, 먹을 만한 포도 송이 하나 얻지 못하고, 먹고 싶던 맏물 무화과 하나 만나지 못하듯, 이 나라에선 하느님의 은덕을 보답하는 사람 만날 수 없고 정직한 사람 하나 찾아 볼 수 없구나. 모두가 피에 목말라 숨어서 남을 노리고 저마다 제 겨레를 잡으려고 그물을 친다."(미가 7,1-2) 또는 "내 말이니 잘 들어라. 이 백성 가운데 행여나 쓸 만한 자가 있는가 찾아 보았지만, 포도 덩굴에 포도 송이 하나 없고 무화과나무에 무화과 열매 하나 없이 잎마저 말라 버린 꼴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시켜 불살라 버리리라."(예레 8,13)
열매가 없어서 저주받아 말라죽어 버린 무화과나무는 우리에게 주시는 따끔한 경고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맺어 길손의 허기를 채워주라고 그 자리에 있었지만, 불행히도 잎만 무성했지 열매가 없었습니다. 만약 우리의 삶도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버리게 될 때, 마침내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처럼 말라 비틀어져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열심히 살아서 우리 삶이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야합니다. 사랑, 인내, 용서, 기쁨, 평화, 온화함과 같은 열매들이 사람들의 정신적인 갈증과 허기를 채워주고,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데 기여합니다.
박상대 신부(부산가톨릭대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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