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오늘 귀사에서 발행한 중앙일보 14면의 '뉴스 메이커'에 게재된 '가톨릭 여성사제되는 가수 시니어드 오코너'를 보고 몇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마치 로마 가톨릭교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사제품을 주는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 나라의 많은 가톨릭 교우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혼란을 줄 소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교회는 여성에게 사제직을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회나 일부 개신교 교회에서는 여성 사제나 여성 목사를 임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기사에는 '로마 가톨릭의 한 분파인 라틴 트라이던트파'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입니다. 그러나 유럽의 몇몇 국가나 지방에서 로마 가톨릭에 몸담았던 성직자나 교우들이 가톨릭교회를 떠나 독특한 신앙 공동체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예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인정치 않고 있는 프랑스의 르페브르 대주교와 그의 추종자들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교황청에서는 이미 그들을 가톨릭교회와는 결별한 별개의 신앙공동체로 보고 있습니다. 원문에 나오는 'Latin Tridentine Church'를 '라틴 트라이던트파'라고 번역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정확한 번역은 '라틴 뜨리덴틴 교회'인데 현재 이런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에 속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로마 가톨릭의 한 분파인 라틴 트라이던트파'란 오류이며 '로마 가톨릭 교회에 속했다가 지금은 가톨릭에서 벗어난 다른 교회'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Yahoo의 보도 내용을 보면 주교 미셀 콕스는 전화로 고해성사를 준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그는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주교 미셀 콕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 나라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의 신부(주 예레미야 신부,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에게 문의하였습니다만 그도 스스로 주교라고 칭하는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톨릭교회의 신부였다가 환속을 했거나 개종을 한 인물로서 자칭 주교라고 하며 주위 사람들을 사제로 임명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할 따름입니다.
귀사를 아끼는 독자들, 그 가운데서도 수많은 가톨릭 교우들은 이번 기사로 말미암아 큰 혼돈을 느꼈을 것입니다. 신문의 신속한 보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보도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보도가 되었습니다만 이 글을 참조하여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정보도를 하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가톨릭교회와 관련된 중요한 보도에 관해서 명확치 않은 부분이 있다면 언제나 저희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무처 홍보실로 문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1999년 4월 2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무처 홍보담당 정웅모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