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답변697] 동방교회들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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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용학 | 작성일2000-02-12 | 조회수457 | 추천수1 | 신고 |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저도 교육중에 정리해둔 자료인데 답변으로 대신하게 되어 기쁩니다. 답변 자료는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 김인영 신부님의 것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나이다
예수님이 지금의 이스라엘에서 복음을 전하시고 승천하신 후 제자들은 그분의 행적과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당시 자신들이 갈 수 있는 모든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큰 도시들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하였는데, 이에 대한 기록을 우리는 사도행전과 바울로 사도의 서간들 안에서 생생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었으며, 이 복음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중심 역할을 하였습니다. 비록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더라도, 인종이 다르고 신분이 다르다 할지라도 복음을 받아들인 이는 모두 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달리 말하면 복음이 하나인 까닭에 그리스도 교회 역시 하나였던 것입니다.
다섯 교회의 형성과 발전
로마 제국 안에는 각 지방마다 경제·문화·사회적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큰 도시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이런 큰 도시들에 제자들이 복음을 먼저 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도시에 형성된 공동체를 위해서 제자들은 신도들 가운데 유능한 이를 책임자로 임명하였고, 또 큰 도시 신자들 가운데는 학식있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이런 큰 도시 교회는 자연적으로 그 지방의 중심 교회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도들이 직접 세운 것으로 전해진 큰 도시 공동체는 각별한 중요성을 인정받았으니, 3~4세기에 이르러 바울로 사도가 창립한 것으로 간주된 안티오키아 교회(지금의 소아시아 지역), 베드로 사도와 바울로 사도가 창립한 것으로 인정받은 로마 교회, 마르코 복음사가가 창립한 것으로 전해진 알렉산드리아 교회(에집트)는 당시 각 지역을 대표하는 3대(三大) 교회로서 인정받았고 또 그에 걸맞은 발전도 이룩하였습니다. 4세기에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이 동로마 제국의 수도가 되면서 그 지역의 중심 교회로 발전되었고, 또 5세기에는 모교회(母敎會)인 예루살렘이 위의 네 교회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교회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5세기에는 교회 행정적으로 독립된 5개의 총대주교좌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이 교회들은 각기 자기네가 위치한 지역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복음을 재해석하여 전례와 신학을 발전시키는 가운데 주변에 있는 작은 교회들을 관할권에 두면서 독자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동방 교회들의 형성
지금의 서유럽에 해당하는 지역에는 단 하나의 총대주교좌 교회가 있었으니 그것은 곧 로마 교회였습니다. 이 교회는 서유럽 전역을 복음화함으로써 후에 서방 교회는 로마 교회를 가리키게 될 정도로 서유럽 거의 전부를 자기 관할권 밑에 두었습니다. 이에 반해 네 개의 총대주교좌 교회가 있었던 동유럽과 중동 지방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이 지역은 인종과 문화, 역사가 서로 다른 민족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또 이미 독자적으로 발전한 교회들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각 지역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각기 나름대로 발전한 독특한 신학과 전례를 가진 교회들이 형성되었습니다.
먼저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한 교회는 후에 정교회(正敎會)라 불리게 되면서 동유럽을 중심으로 발전을 이룩하였으니, 지역에 따라 그리스 정교회, 러시아 정교회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정교회는 주로 동유럽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는 에집트에서 곱틱 교회로 발전되었습니다. 소아시아 지방은 이보다 복잡하게 발전되었으니, 처음에 서시리아 교회, 동시리아 교회로 발전되다가 후에 신학상, 지리적 이유 등으로 인하여 여러 교회가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옛 소련의 남부인 아르메니아 지방(터키와의 접경 지대)과 터키 일부에는 아르메니아 교회가, 이란과 이라크 국경을 사이에 둔 지역에는 깔다이 교회가, 레바논에는 마로니트 교회가 형성되었습니다. 또 에티오피아에는 에티오피아 교회가, 인도 남부에는 말라바르 교회가 있습니다. 한때 경교란 이름으로 중국에까지 진출하였던 네스토리오 교회 역시 동방 교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동방 교회가 아니라 동방 교회들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로마 교회를 중심으로 한 서방 교회와는 달리 동방 교회는 하나의 교회를 이루고 있지 않습니다. 이 교회들은 행정적으로뿐만 아니라 신학적·전례적으로도 다른 교회와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동방 교회들이 여럿 있다는 뜻에서 "동방 교회들"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입니다. 정교회가 가장 큰 덩치를 이루고 있고 또 가장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를 동방 교회와 동일시하는 것은, 다른 동방 교회들을 무시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때 신학이 다르다 해서 서로를 적대시한 적도 있고, 아직도 그러한 움직임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로마 가톨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하여 이들 동방 교회들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 가운데 일치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동방 교회들을 존중하는 가운데 그들에 대해 배우겠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로마 교회와 일치된 동방 교회들
일반적으로 동방 교회들은 로마 교황의 행정적 수위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로마 교회 역시 동방 교회들을 일방적으로 로마 교회의 테두리 안에 가두고자 하지 않습니다. 동방 교회들과의 일치 노력은 계속되어 왔으니, 1964년에 있었던 정교회의 수장(首長)인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와 로마 교황과의 만남은 그동안 로마 교회와 정교회 사이에 있었던 반목과 상호 파문(破門)을 없애고 앞으로 일치를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상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치 노력은 역사적으로도 계속되어 왔으며, 그 결과 전례는 자기네가 속한 지역의 동방 교회의 전례를 따르면서도 로마 교회와의 일치를 선언한 교회들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대다수가 로마 교회와 일치를 선언한 경우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소수가 로마와의 일치를 선언하면서 따로 교회를 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집트의 곱틱 교회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로마 교회와 일치를 선언한 교회가 있는데, 이 교회를 "로마 교회와 일치를 이룬 곱틱 교회"라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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