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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농민 사목과 농촌선교(안동교구)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이수근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9 조회수475 추천수0 신고

 

 

[우리교구는 지금] 5.안동교구

권혁주 주교를 비롯한 농촌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들이 친환경 쌀 생산지에 오리와 우렁이를 넣고 있다.
농심 끌어안은 ‘열린 교회’ 지향

도시-농촌본당간 나눔·교류 ‘활발’
지역 특성 살린 ‘찾아가는 사목’도

‘기쁘고 떳떳하게’

“우리는 이 터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

2003년 교구민이 함께 만든 안동교구 사명선언문이다. 짧은 글에 안동교구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이 담겨있다. 교구가 지향하는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열린 교회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 △작은 것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 △서로 나누고 섬기며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다. 초대 교회에서 보여준 진정한 친교의 공동체를 이뤄가겠다는 의지가 사명선언문에 집약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희망적 의지와는 반대로 교구의 외형적 현실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못하다. 안동교구는 경북 북부 농촌지역을 관할구역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로 관할지역 인구 78만.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진 이농현상으로 해마다 2∼3만명이 농촌을 떠나고 있다. 경북 북부의 사회 문제가 교구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교세통계를 보면, 교구 35개 본당 유아세례자 213명 가운데 1세 미만이 39명. 영세자는 1000명 안팎으로 신자증가율 1%대. 인구의 자연증가는 어려운 상황이며, 공소신자 대부분 60세를 넘기는 등 고령화도 문제다. 물론 그 저변에는 농촌이라는 지역특수성이 자리한다.

이같은 현상은 1969년 교구 설립 때부터 교구의 정체성을 결정지었다. 농촌 신자들을 사목하다보니 농민의 인권보호와 농촌살리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시대의 징표를 읽는 열린사목으로 대사회적 문제에 정의를 외치게 됐다.

2001년 12월 제3대 교구장 착좌. 교구는 변화된 사목환경을 분석하고, 농민사목에 대한 대대적인 진단에 나섰다.

그 첫 시작으로 2003년 초 ‘복음화특별위원회’와 그 산하에 ‘농민사목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우리신학연구소와 2년간 공동으로 농촌사목실태조사를 펼쳤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04년 8월 ‘신자 대의원회의’를 열어 교구민의 폭넓은 의견을 모았다. 같은 해 11월, 교구는 사목조사를 마무리하며 ‘농민사목조사보고·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농민사목특별교서 ‘농민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를 발표했다.

2년간의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사목의 현실과 과제를 진단하고, 교구가 나아갈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보다 적극적인 사목을 위해 2005년 교구 처음으로 농민사목전담 사제를 임명하고, 지난 한해 친환경 생명농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농민과 소비자 의식화교육, 도시-농촌본당 공동체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교구에서도 계림동본당과 봉강분회, 북면본당과 장수분회, 용상본당과 온혜분회 등이 도.농 나눔을 펼치고 있다.

최근 몇년간의 단계적 흐름에 발맞춰 올해 교구 사목방향으로 ‘지역선교와 복음화’를 결정했다. 이 역시 큰 줄기는 농민사목이다. 10월 22일에는 교구 전교의 날을 마련해 선교체험담 발표, 전교상 수상 등 지역복음화의 결실을 거둘 계획이다.

사목국장 김학록 신부는 “이제 더 이상 다가오는 신자들만 받을 수 없다. 찾아가는 사목이 필요하다. 먼저 지역특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유기농 관련 프로그램, 주부교실 등 지역민이 관심을 갖고 찾아올 수 있는 전략적 선교가 필요하다”면서 덧붙여 “떠나가는 농민을 잡기 위해 희망을 심고, 농촌을 찾아오는 귀농자들을 끌어안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찾아가는 사목을 내걸고, 교구는 소공동체 활성화에도 올 한해 노력하기로 했다. 작은 교회의 모습으로 이미 소공동체의 외형적 꼴은 갖췄다고 볼 수도 있지만, 내적 영성강화를 위해 서울대교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함께하는 여정’을 교재로 소공동체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농현상과 고령화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농민을 위하고, 또 그들과 함께하는 희망 찾기로 교구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사명선언문에서처럼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작은 것도 서로 나누고 섬기며 살아가는 친교의 공동체 모습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안동교구의 모습이다.

“작고 가난한 교구에서 축복받은 교회로 거듭”

지역선교 위해 농촌·농민사목 강화
신자 재복음화·성경읽기 등 운동도

■ 교구장 권혁주 주교

“안동교구의 지속적인 사목방향은 ‘농민사목과 농촌선교’입니다. 농민사목을 중심으로 한 교구사목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교회의 근본사명에 충실하며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농민사목을 강조했다. 2001년 12월 교구장 착좌 후부터 줄곧 농촌교구인 교구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농민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해는 본당과 공소를 사목방문하며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눴다.

올해는 ‘지역선교와 복음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 역시 농민사목에 근간을 둔다. 지역선교로는 농촌·농민사목을, 복음화 방안으로는 신자재복음화와 성경읽기를 강조했다.

“지역선교란 신자를 숫적으로 불리는 교세확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구를 더욱 사랑하게 하는 것입니다. 초대교회때 예수님께서 이 마을 저 마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신 것과 같이 찾아가는 사목을 통해 지역에서 복음적 희망의 가치를 함께 찾고, 기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앙심을 키우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교구장 착좌 후 햇수로 5년째. 그간 성과 가운데 지난 2003년부터 2년에 걸쳐 〈안동교구 사목비전 설정 연구 자료집〉을 준비하며 교구가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찾은 것을 첫번째로 꼽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2004년 발표한 농민사목특별교서 ‘농민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실천들을 제시했다. 그 첫단계로 지난해 초 농민사목전담 사제를 임명했다.

권주교는 교구를 이끌어오며 ‘농촌교구’ ‘작은 교구’ ‘가난한 교구’로 그려지는 교구의 모습에서 열악한 조건들이 축복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대형교회가 아니기에 ‘가난의 영성’을 살 수 있었고, ‘열린 교회 사목’을 펼칠 수 있었으며, 나누고 섬기는 ‘공동체 사목’이 뿌리내렸다는 것이다.

“세속적인 눈으로 보면 교구의 모습은 작고 보잘 것 없고 경쟁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중한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교구민들에게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나누고 섬기는 모습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끝으로 한마디 당부했다.

“하느님 백성인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온전히 함께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살아야 합니다. 교회가 권위를 내세우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멀리한다면 공동체는 깨어집니다.”

소비감소로 한 해 수확 ‘창고에 고스란히’

■‘우리쌀 살리기’ 동참을

약정시 10% 할인 해택

가뜩이나 힘든 농촌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기나긴 투쟁을 해왔지만 결국 쌀개방의 문이 열린 것.

거센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쌀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쌀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집계한 올해 쌀수매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교구 농민회원들이 생산한 쌀은 80Kg 기준 3500가마. 이 가운데 농민회에서 70% 수준인 2400가마를 수매했는데, 올 2월말 현재 창고에 2000가마가 남아있다. 예년 같으면 800∼1000가마는 수매가 됐을텐데, 올해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해동안 땀흘려 생산한 결실들이 소비자들의 밥상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판로를 찾지 못해 창고에 쌓여있다.

이에 대해 농민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경기가 좋지 않아 친환경먹거리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기농쌀과 같은 친환경농법으로 지어진 쌀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땅에서 생산한 우리 먹거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구에서도 쌍호분회와 서울 목동본당과 같이 도시-농촌 자매결연을 통해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공동체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수확량의 전체를 소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구 농민회는 친환경농업으로 재배한 무농약·유기농쌀 수매자금 마련을 위한 ‘우리쌀 약정’을 받고 있다. 약정시 소비자가격에서 10% 할인해 판매한다.
※문의 054-843-0127∼8, andongkcfm@sendu.com

박경희 기자 july@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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