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은 하느님께 대한 시인(詩人)의 심정을 모든 면으로 거짓없이 토로한 것으로서 곧 종교시이다. 다른 민족 다른 종교에도 각기 그 나름의 종교시가 있으나 이 시편은 그 내용 면으로나 형식면에서나 또 그 양적인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것은 유대 민족 전체가 종교적이었고 따라서 생활의 모든 것이 신앙과 연결되어져 있었기에 그런 바탕에선 생활체험 그 자체가 곧 신앙고백으로 쉽사리 승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생의 모든 면이 두루 신앙적으로 얘기되고 있다.
그 내용으로 봐 적의 공격, 그 밖의 고난에 처해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외침하며 또 이로 인한 구원의 환희와 감사의 노래가 있는가 하면 율법에 대한 존경과 열복(悅服)을 나타낸 시도 있고 하느님의 자연계에 대한 통치를 찬미하거나 결국은 메시아 사상으로 통하는 세계적 지배를 기리는 것도 있는가 하면 참회시(懺悔詩)도 있고 또는 여러 가지 찬양시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가 있으나 그 모든 것은 오직 하느님을 향한 신앙적 열정 안에서 태어났기에 하느님을 믿는 자, 모두의 마음에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유대 백성이라면 누구나 아니 모든 예언자들과 사도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 스스로가 시편을 사랑하고 아끼셨던 것이다. 물론 그분 자신 시인이셨고 시편 역시 그리스도의 노래로 가득 차 있으니 그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시편은 본래 ’다윗의 가집(歌集)’’아삽의 가집’’고라의 자손의 가집’’성전에 올라가는 가집’’알렐루야 가집’ 등등의 작은 가집들이 오랜 세월을 지나며 편집 합본되어 이처럼 한 권의 시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그 유형을 분류하기란 무척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이렇게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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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노래 : 2·8·19-21·24-29·33·45-47·67-69·72·76·82·85·89-90
·93·96-100·104·107·110·113·132·136·147-149 (35편)
* 백성의 노래 : 18·44·60·66·74-75·77-81·83·95·105-106·114-115
·117-118·124·126·129·135·144 (24편)
* 참회의 노래 : 6·26·32·38-41·51·88·103·116·120·130 (13편)
* 고난의 노래 : 3-5·7·9-10·12-13·16-17·22-23·25·27-28·30-31·35·43
·54-57·59·61·64·70-71·86·101-102·108-109·137·140
·142-143 (37편)
* 순례의 노래 : 42·48·63·65·84·87·121-123·125·127·133-134 (15편)
* 지혜의 노래 : 1·11·14-15·34·36-37·49-50·52-53·58·62·73·91-92
·94·111-112·119·128·131·139·141·145-146 (2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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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노래"는 대개 "다윗의 가집"을 중심으로 하여 왕에 대한 칭송과 하느님의 가호를 비는 시, 하느님의 우주적인 권능과 만상에 대한 절대적 지배를 찬양하는 시, 결국은 그 이상적인 상태로 메시아 왕국을 노래하게 되는 시들이 나오게 된다.
"백성의 노래"는 "아삽의 가집"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지나간 역사 속에서의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감격해 하며 민중적인 축제가(祝祭歌)를 부른다.
"참회의 노래" 역시 "다윗의 가집"을 주축으로 한 것인데 질병이 죄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본 유대 사회의 전통에 따라 우선 시인의 죄를 참회 고백하거나 질병의 고통을 호소하고 그 용서받음에 대한 것이거나 치유된 것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고 있다. 가장 다윗적인 시편들이다.
"고난의 노래" 또한 "다윗의 가집"을 주축으로 하여 핍박과 시련 속에서의 구원을 요청하면서 그를 위한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식의 탈리오적인 핍박자에 대한 징벌을 요구하고서 그것이 이뤄진 것에 대한 환희와 감사의 노래들이 포함된다.
"순례의 노래"는 "성전에 올라가는 가집"에서 비롯된 전례가로서 성전을 향한 찬미와 순례자의 고양된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끝으로 "지혜의 노래"에선 권선징악적인 윤리관을 삶의 지혜로 밝히며 하느님을 공경하고 그분이 내리신 율법에 대해 존중심을 지니고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시편을 통해 하느님을 향한 인간 특히 신앙인의 실존적 열정을 느끼게 된다. 그 속엔 빛과 어둠의 모든 것이 있다. 더욱이 그러한 증오와 비통과 절망마저도 예언자적 아픔에서 비롯되었음을 생각할 때 그들의 신앙은 우리들을 엄숙하게 만든다. 그들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