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동식물] 27 -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갈망했던 마늘
즐겨먹던 마늘 갈망하며 배고픔 호소 - 우리 민족과 긴 역사를 함께해온 마늘은 성경에서 광야를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이 그리워한 이집트 식품 중 하나이기도 했다. 마늘은 우리 민족과 뗄 수 없는 긴 역사를 함께 해왔다. 특히 우리나라 개국 설화인 단군 이야기에도 마늘이 등장한다. 단군 신화 내용 중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장면에서 마늘과 쑥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일제강점기 때 쌀을 수탈당해 식량이 부족해서 많은 고생을 했는데 특히 백미를 주식으로 삼던 일본인들은 각기병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각기병이 드문 것도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또한 몇년 전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중국 등지를 휩쓸어 많은 이들이 사망했다. 그때 한국인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김치에 들어있는 마늘 때문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늘은 항암과 항균 효과가 뛰어나고 세포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어 바이러스 변종으로 파악된 사스균에 대해서도 저항성을 가졌다는 설명이었다. 마늘에는 알린이라는 유기 화합물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마늘의 세포벽에 주로 분포돼 있는 알리나제라는 효소 작용에 의해 쉽게 알리신이라는 물질로 변한다. 그러면서 자극적 냄새가 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리신은 여러 가지 생리적 작용을 한다. 특히 단백질의 흡수 이용률을 높이며, 비타민B군의 체내 이용률을 크게 높혀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그런데 이 마늘 냄새 성분은 고기 비린내를 없애고 고기 맛을 돋워주며 소화도 도와준다. 따라서 우리나라 고기요리에 마늘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과학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마늘은 심장과 근육의 작용에 활력을 주고 체표면 온도를 보호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마늘에는 비타민 C나 유지의 산화를 막으며 체내 과산화지방 생성을 방지하는 노화방지 효능도 있음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마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된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500년께에 만들어진 피라미드 벽면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한 노동자들에게 나눠준 마늘 양에 관한 기록이 출토됐다. 이집트 노예들이 더운 지역에서 원기를 잃지 않도록 강장제인 마늘을 나눠줬다는 것이다. 기원전 고대 이집트, 그리스 및 로마시대부터 마늘을 재배했고 당시에는 주로 노동자나 병사들이 힘을 북돋기 위해 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 지역에서는 양파나 마늘에 마술적 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사람들은 마늘의 독특한 냄새가 악마를 쫓는 신통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마늘이 악령을 쫓는 부적이나 주술적 목적에 많이 쓰였다. 성경에서 마늘은 민수기에 유일하게 등장한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 "(민수 11,1-5). 성경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 백성은 브엘세바 남쪽 광야에서 40년간 오랜 세월을 광야에서 지내야 했다. 원래 이집트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고 오직 새로운 세대만이 여호수아의 인솔로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오랜 세월이 경과했음을 암시하고 있다(민수 14,26-35. 26,63-65). 시나이 산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은 가데스바네아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가데스바네아는 브엘세바 남쪽 어느 지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광야에서 머무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계속해서 불평하고 모세의 지도력에 반항했다. 그들은 만나에 싫증을 느끼고 이집트에서 먹던 고기, 생선, 오이, 수박, 부추, 파, 마늘 같은 것을 먹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이처럼 성경에서 마늘은 광야에서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이 그리워한 이집트 식품 중 하나였다. [평화신문, 2006년 12월 1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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