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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가톨릭(공동) 서간: 개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7 조회수3,633 추천수0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36. 가톨릭(공동) 서간 (1) : 개관

 

 

지금까지 4복음서, 사도행전, 바오로 사도의 친필서간,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빌려 쓴 가명서간을 모두 마쳤다. 이제 신약성경에서 남은 것은 ‘가톨릭 서간’과 ‘요한 묵시록’ 뿐이다.

 

오늘부터는 ‘가톨릭 서간’을 배운다. 우리는 현재 신약성경을 묵상 중심으로 읽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는 간단히 이론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묵상도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가톨릭 서간’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가톨릭 서간은 야고보 서간, 베드로의 첫째 둘째 서간, 요한의 첫째 둘째 셋째 서간, 유다 서간 등 모두 7편을 말한다.

 

이 편지들은 바오로 서간들과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바오로 서간들은 특정 교회의 사안, 혹은 특정 교회 교우나 사목자를 대상으로 한다. 코린토 서간은 코린토 교회에, 테살로니카 서간은 테살로니카 교회에, 또 필레몬서는 필레몬이라는 사람에게 보낸 것이다. 말 그대로‘수신인’이 있는 것이다.

 

반면 가톨릭 서간들은 특정‘수신인’이 없다.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편지들을 가톨릭(보편적) 서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그만큼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톨릭 서간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편지들은 정통적이고 참된 가르침을 담고 있다. 가짜 편지나 가톨릭의 정신에 위배되는 내용을 담은 편지가 아니다. 그만큼 이 편지는 코린토 교회나 테살로니카 교회에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해당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이 편지들은 ‘공동 서신’이라고 하는데, 이는 개신교에서 ‘가톨릭 서간’이라는 명칭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부르는 이름이다.

 

그런데 이 가톨릭 서간을 공부할 때는 요한의 세 편지는 별도로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베드로의 두 편지와 야고보, 유다 서간과 달리 요한의 세 편지는 요한 묵시록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요한의 세 편지와 요한 묵시록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만큼 한 묶음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선 야고보 서간은 서두의 인사말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가 세상에 흩어져 사는 열두 지파에게 인사합니다”(야고 1, 1)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야고보이다. 하지만이 야고보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신약성경에는 야고보라는 이름이 40여 회 나오는 데, 이 중 약 20여 회는 12제자 중 한명인 제배대오의 아들 야고보(마르 3, 17 참조)를 말한다. 그런데 이 제배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이 편지의 저자가 될 수 없다.

 

학자들은 이 편지가 (여러 가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60년에서 90년경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44년경에 순교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이 편지를 그리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어떤 유다계 그리스도인이 야고보의 이름을 빌려 썼다고도 한다. 또 교회사가 에우세비오(260~339)와 예로니모 성인(343~ 420)은 예루살렘 교회의 우두머리, 지도자였던 주님의 형제 야고보가 이 편지를 썼다고 한다. 아무튼 이 저자 문제는 아직도 논란거리이다.

 

또 베드로 첫째 둘째 서간은 필자가 분명히 ‘베드로’임을 밝힌다(1베드 1, 1; 2베드1, 1 참조). 따라서 성 이레네오(130~200?)는 이 편지의 저자가 사도 베드로라고 믿었다. 그러나 대부분 학자들은 이 편지가 사도 베드로의 편지라는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편지에서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친밀감이 드러나지 않는데다가, 편지 자체가 유창한 그리스어로 집필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는 바오로 사도 계열의 전해오는 이야기나 이스라엘 전승을 잘 알고 있는 로마 교회 신자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유다서간 집필자는 서두에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며 야고보의 동생”(유다 1, 1)이라고 소개한다. 여기서 언급된 야고보는 예루살렘 공동체의 지도자(사도 12, 17; 1코린 15, 7)로 추정된다. 다만 여기서도 야고보의 동생 유다가 직접 글을 썼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유다 서간이 유창한 그리스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약 성경은 그 집필자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는 구약성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지혜서는 솔로몬이, 시편은 다윗이 노래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여러 시대에 걸쳐 집대성 된 것이 솔로몬과 다윗의 이름으로 편집된 것이다.

 

아멘. 영광은 모두 하느님께 돌려져야 한다.

 

[가톨릭신문, 2007년 9월 23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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