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54) "타인 섬기며 자신의 구원 위해 힘쓰십시오" - 필리피서 2장 6~11절에 실린 ‘겸허가’를 나타낸 표. 바오로는 필리피 교우들에게 일치를 부르짖고 일치를 이루려면 겸손해야 된다고 하면서 겸손의 모범으로 자신을 비우고 낮추신 예수를 내세운 것이다. 이 겸허가는 9절의 ‘그러므로’를 기점으로 예수께서 자신을 낮추시는 하강(6-8절)과 하느님에 의해서 예수께서 주님으로 고양되는 상승(9-11절) 구조로 나뉜다. 이를 나타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신 선재자이셨지만(6절) 그런 지위를 포기하시고 종의 모습을 취하시어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7절). 이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예수 강생을 뜻한다. 그리고 사람 모양으로 강생하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는 삶을 영위하셨다(8절). 이처럼 예수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시자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 곧 주님의 지위를 내리셨다(9절). 하느님께서 예수를 높이시어 주님으로 삼으신 목적은 우주 만물이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하게 하려는 것이다(10-11절). 바오로가 초대교회에서 널리 불리어지던 그리스도 찬가를 필리피 교우들에게 전해 준 목적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전하면서 동시에 다툼으로 인하여 교회 일치를 깨뜨리는 교우들을 권면하기 위해서였다. 바오로는 교우들에게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섬김으로써 자신들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라고 권면한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늘 순종하였습니다. 내가 함께 있을 때만이 아니라 지금처럼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욱더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필리 2,12). 필레몬에게 보낸 서간 필레몬서는 사도 바오로가 쓴 편지들 가운데서 콜로새 교회의 교우인 필레몬 개인에게 써 보낸 사적인 편지이다. 콜로새는 에페소에서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오늘날의 호나즈(Honaz) 마을이다. 콜로새 교회는 바오로가 제3차 선교여행 중(53-58년 경) 에페소에서 27개월 동안 머물면서 선교할 무렵 그의 제자인 콜로새 출신 에파프라스를 보내 세운 교회다.(콜로 1,6-7) 아울러 콜로새 가까이에 있는 라오디케이아와 히에라폴리스에도 교회를 세운 것 같다(콜로 4,12-13). 에파프라스는 바오로가 에페소 주둔 로마군 부대의 감옥에 갇혔을 때 함께 투옥되었다(필레 23절). 바오로와 에파프라스는 감옥에서 석방되어 콜로새 교회를 방문하고 싶어 했다(필레 22절). 바오로가 에페소 감옥에 있을 때 콜로새 교회의 책임자인 필레몬의 노예 오네시모스가 필레몬에게서 도망쳐 바오로와 에파프라스를 찾아왔다. [가톨릭신문, 2009년 3월 15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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