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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의 인물: 성모 마리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4 조회수6,181 추천수2
[성경 속의 인물] 성모 마리아 (1)


마리아는 히브리어 미르얌을 희랍어로 번역한 것이다. 신약성경이 희랍어로 쓰였기 때문이다.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미르얌은 모세 누나의 이름이었다(탈출 15,20). 당시 히브인들 사이에는 이 이름이 많았던 것 같다. 신약성경에도 성모님을 포함해 5분이 등장한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 그리고 마르코의 어머니 마리아와 로마서 16장 6절에 등장하는 마리아다.

마리아의 어원이 되는 미르얌은 미르와 얌의 합성어로 보고 있다. 미르는 고대 이집트어 ‘뮈르’ 동사가 원형이다. ‘어여쁘다, 좋아하다, 아름답다’라는 뜻을 지녔다. 한편 얌(Yam)은 고대 셈족어로 신(神)을 뜻하는 단어였다. 따라서 미르얌은 ‘신의 사랑을 받는 이’란 의미가 되겠다. 당시 미르얌의 가족은 이집트에서 살고 있었기에 이런 이름이 가능했던 것이다.

한편 미르의 원형을 히브리어 ‘마롬’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높다, 존귀하다’라는 동사다. 야훼의 별칭인 ‘엘 마롬’(미카 6,6)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란 뜻이다. 미르얌의 어원을 마롬과 연관시키면 ‘신에 의해 높여진 이’란 뜻이 된다.

마리아의 부모는 요아킴과 안나다. 두 분에 대한 공경은 초대교회 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신약성경에는 기록이 없고 외경인 ‘야고보복음서’에 나온다. 이 복음서는 170-180년경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초대교회 때는 정경과 외경의 구분이 없었다. 신약성경이 27권으로 확정된 것은 397년에 열린 카르타고 공의회의 결정이다.

야고보복음서에 의하면 요아킴은 부유하고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베들레헴 출신의 안나와 혼인했지만 자녀가 없었다. 부부는 오랫동안 기도하며 헌신한 뒤에 아이를 낳게 될 것이란 천사의 방문을 받는다. 그가 마리아였다.

요아킴과 안나를 기념하는 축일은 원래 9월 9일이었고, 동방교회에서 먼저 시작하였다. 서방교회에 도입된 것은 8세기 이후며, 14세기에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584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7월 26일을 ‘성 요아킴과 안나 축일’로 지정했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요아킴(Joachim)은 히브리어로 ‘주님께서 굳게 하신다.’라는 의미다. 안나(Anna)는 그녀의 이스라엘 이름인 ‘한나’를 그리스어로 음역한 것이며, ‘자비를 베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2년 7월 8일 연중 제14주일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성경 속의 인물] 성모 마리아 (2)


초대교회 교리는 매우 단순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이 전부였다. 그러다 그분의 생애와 탄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디서 오셨을까?’ 이 질문을 묵상하면서 그분의 탄생 이전까지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첫 복음서인 마르코복음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시절에 대한 기록이 없다. 후대에 기록된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에 비로소 등장한다. 초대교회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이렇게 되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나타났다.

하지만 성경에는 많은 기록을 담지 못했다. 신약성경의 주된 관심이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에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등장은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시절에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공생활 중 한두 번 나타나신 것이 전부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서 한 번 더 등장하신다.

서간에서는 갈라티아서 4장 4절이 유일하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여인에게서 태어났다.’는 표현을 통해 예수님의 인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갈라티아서는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보다 시기적으로 앞선다.

구약에서도 성모 마리아에 대한 암시를 찾을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구절은 창세기 3장 15절이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에 상처를 입히리라.”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던 뱀(사탄)에게 하신 주님의 말씀이다.

교회 전승은 이 구절을 그리스도의 모친 마리아에 대한 언급으로 받아들였다. 초대교회 교부들은 이 말씀을 근거로 마리아를 ‘제2의 하와’라 표현하기도 했다.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를 제2의 아담이라 묘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사야서 7장 14절도 성모님에 대한 암시로 보고 있다. ‘주님께서 몸소 표징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마태오복음 작가는 이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인용했다(마태 1,22-23). [2012년 7월 15일 연중 제15주일(농민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성경 속의 인물] 성모 마리아 (3)


초대교회의 대중 신심은 순교자에 대한 공경이 으뜸이었다. 로마의 박해를 함께 겪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가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었다. 가장 오래된 기도문은 250년경 작성된 성모께 보호를 청하는 기도(sub tuum praesidium)다. 초대교회는 이미 성모님을 통해 예수님께 청원을 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431년의 에페소 공의회는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식 선언한다. 이렇게 되자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묘사한 성화도 인준되었다. 하지만 로마 중심의 서방교회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폴리스의 동방교회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마리아 신심을 대중 사이로 보급시킨 것은 5세기의 동방교회였다.

사람들은 성모님의 생애에 관한 전승과 유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성모님께 봉헌하고 마리아를 주보로 모신 성당도 등장했다. 교황 세르지오 1세(687-701)는 로마 전례력에 처음으로 성모 마리아의 축일을 포함시켰다.

중세가 되자 성모 신심은 한 차원 발전하였다. 성모송이 생겨났고 성모님을 찬미하는 성가들이 다양해졌다. 혁명적인 것은 묵주기도의 등장이었다. 원래 묵주기도는 순교자들의 무덤에 바치던 장미꽃에서 유래되었다. 현재 모습으로 보편화된 것은 중세의 도미니코 성인 시대다. 이후 미켈란젤로 같은 대가들이 마리아와 관련된 미술을 크게 발전시켰다.

성모님에 관한 가르침은 원죄 없는 잉태와 승천이다. 1854년 교황 비오 9세는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언하였다. 인간은 아담과 하와의 영향으로 잉태되는 순간부터 원죄를 물려받는다. 하지만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 이것이 원죄 없는 잉태 교리다. 예수님의 어머니셨기에 보호를 받으셨던 것이다. 1858년 성모님께서는 프랑스의 루르드에 나타나시어 이 교의를 사람들에게 확인시켜 주셨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죄인이라 하면 예수님께 죄를 짓는 것이 된다고 했다.

1950년 교황 비오 12세는 성모승천을 교의로 선포하였다. 마리아께서는 지상 생활을 마친 다음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교리다. 사람은 죽으면 영혼과 육신이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만나려면 공심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마리아의 육신은 원죄에서 해방되었기에 바로 승천하셨다는 가르침이다. 성모승천 교의는 마리아를 새로운 하와로 보는 성경의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2012년 7월 22일 연중 제16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성경 속의 인물] 성모 마리아 (4)


성모송의 첫 부분은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이다. 둘째 부분은 성모님 방문에 대한 엘리사벳의 예찬이다. 천사의 말은 루카복음 1장 28절에 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엘리사벳의 찬미는 42절이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기 또한 복되십니다.” 성모송은 두 성경구절이 합쳐진 것으로 6세기경 나타났다. 후렴 부분은 16세기 초 교회가 첨부한 것으로 16세기 이전에는 없었다.

천사 가브리엘은 성모님에게 기쁨을 전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기쁨이다. 그러기에 마리아를 처음 만나는 순간 ‘기뻐하라’ 했던 것이다. 희랍말로는 ‘카이레’다. 다시 말해 희랍어 성경에는 ‘카이레 마리아’로 되어 있다.

그런데 4세기 말부터 희랍어 성경은 라틴어로 번역된다. 훗날의 불가타 성경이다. 이 성경에서 ‘카이레 마리아’는 ‘아베 마리아’로 번역된다. 인류는 메시아를 고대해왔다. 이제 때가 되어 그가 탄생할 기쁨의 시대가 되었다. 천사는 마리아를 이 기쁨으로 초대했던 것이다. 엘리사벳의 인사에는 예수님이 등장하지 않는다. 교회가 나중에 ‘태중의 아기’에 예수님을 첨가했다. 이렇게 해서 마리아로 시작된 성모송은 예수님으로 끝나게 된다.

성모님께 드리는 대표적인 기도는 묵주기도다. 라틴어 로사리움(장미 꽃다발)에서 유래되었기에 로사리오라고도 한다. 초대교회 순교자들은 형장으로 갈 때 장미로 엮은 관을 썼다고 한다. 자신을 바친다는 의미였다. 이후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꽃을 현장에서 주워 모은 뒤 한 송이마다 한 가지씩의 기도를 바쳤다. 영적 꽃다발이었다. 이 관습에서 묵주기도가 생겼다고 한다. 1917년 성모님께서는 파티마에 발현하시어 묵주기도를 매일 바칠 것을 당부하셨다.

대표적인 성모신심 단체는 레지오 마리애다. 1921년 9월 7일 아일랜드에서 환자들을 위한 젊은 여성들의 방문모임이 발족되었다. 15명으로 시작된 모임의 첫 이름은 ‘자비의 모후회’였다. 그러다 1925년 11월 레지오 마리애로 명칭이 바뀌었다. 마리아의 군대라는 라틴말이다. 우리나라는 1953년 메리놀회 신부님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목포 산정동본당에서 첫 주회가 있었다. 마산교구는 1956년 7월 10일 진해 중앙동본당에서 첫 주회가 있었다. 당시 본당주임이던 장병화 신부님이 주선했고 명칭은 ‘하늘의 문’이었다. [2012년 7월 29일 연중 제17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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