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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시편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6-13 조회수1,378 추천수0 신고

시편의 머리말

 

히브리 말 성경의 시편집에서 34개를 뺀 나머지 시편들에는 다양한 길이와 성격을 지닌 머리글이 붙어

있다. 이것은 각 시편의 저자가 직접 쓰지 않고, 후대에 와서 수집자 또는 편집자들에게서 붙여졌다. 그

런데 히브리 말 성경의 머리글과 최초의 그리스 말 번역 성경의 머리글이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

다. 그리고 이 번역본에는 그리스 말 번역자들이 머리글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지 못했다고밖에 볼 수 없

는 것들이 가끔 있다.

 

이로써 히브리 말 성경의 머리글과 그리스 말 번역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방면의 연구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머리글의 생성 시기는 물론, 그 정확한 의미와 쓰임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머리글에는 많은 경우 전통적으로 시편 저자라고 생각해 왔던 사람들의 이름들이 들어 있다. 곧 모세,

솔로몬, 아삽, 코라의 자손들, 헤만, 에탄, 여두툰 등이다. 이 이름들 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다윗인데

제1권(1-41편) 집중하여 모두 73개 시편의 머리글에 나온다. 이 가운데에서 13번은 다윗 임금의 생애에

일어났던 일들을 시사하는 말을 포함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편의 저자'로서 (2사무 23. 그리고 집회 47,8 참조) 다윗의 탁월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시인으로서(2사무 1,17.19-27; 3,33-34, 음악가로서(1사무 16,16-23; 18,10), 그리고 악기 발명가

로서(느헤 12,36; 아모 6,5) 명성을 누렸다.

 

다윗이 종교 예식과 전례 음악을 체계화했다는 전통도 있다(1역대 15-16; 23,5; 에즈 3,10). 물론 이스라

엘에는 다윗 훨씬  이전부터 시가가 있었다. 구체적인 예로서 라멕의 복수의 노래(창세 4,23-24), 우물의

노래(민수 21,17-18), 모세의 찬가와 미르얌의 노래(탈출 15,1-21), 드보라의 승리의 노래(판관 5,2-31)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의 전통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종교적 시가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

엘의 전통은 더 나아가서 다윗을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보았으며, 고통 받는 의인으로서, 용서받은 회개

자로서, 그리고 메시아의 예형으로서 후대의 시편 저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대부로 여겼다.

 

시편의 저자들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와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첫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머리글에 나오는 사람 이름 앞에 붙은 라멧(? )이라는 전치사이다. 이 전치사는 매우 다양하

게 쓰이는 까닭에 이러한 경우에도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시편의 저자를 뜻할 수도 있고, 이스라엘의 주변 문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떤 동일한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엮는 일련의 서사시에 소속됨을 가리킬 수도 있으며, 시의 주인공을 가리킬 수도 있다. 여기

에서 이 전치사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기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 순전히 "-의"로 번역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게 하면 의미의 다양한 가능성

을 막게 되고, 확실한 뜻도 모르는 채 그 의미를 한 가지로만 한정시켜 버리게 된다. 또 하는 어려움은 우

리말의 특성에 기인한다. 머리글에 이 전치사와 인명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11; 14; 16편 등등), 이를

예컨대 "다윗의"라고만 옮기면 어색하게 들린다. 우리말에는 "-의" 다음에 따라오는 말이 있어야 하기 때

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번역에서는 머리글의 인명 앞에 나오는 전치사 라멧을 우리말로 옮기지 않기로 한다.

그래서 머르글에 인명, 또는 "코라의 자손들"과 같은 호칭이 나올 때는 반드시 그 앞에 전치사 라멧이 있

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역시 머리글에 자주 나오는 동사의 명사형 "지휘자"에 붙은 라멧은 예외로 한다. 이 낱말 앞에 붙은

전치사도 그 확실한 뜻을 모르고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번역에 따라 "지휘자에게"로 옮긴다. 이 전치사

가 본디 무엇을 의미 했든 간에 시편이 지니고 있는 생동력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세대들은 이

종교적 시가들을 단순히 반복해서 읽지 않고, 살아 있는 시가로, 특히 기도로 불렀다.

 

기도자들은 전해 받은 시편들을 자기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에 재적용함으로써 '옛 시편'을 '새로운 노래'

로 되살렸다. 시편들은 특히 전례를 통하여 계속 '살아오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 본문

이 자연스럽게 변화되기도 하였다. 물론 지금에 와서 이러한 변화의 정확한 범위를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옛날에는 저자나 문학적 특성 등에 대해서 지금과는 달리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편들을 이스라엘의 역사에 따라 구분하거나 시편들의 연대를 작성하는 일은 거의 넘을 수 없

는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후대의 문서들은 이미 오래된 전통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후대의 편집자들은

전대의 작품들을 알고 있었으며, 옛 자료들을 채택하고 개작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후대의 작품 속에

매우 오래된 요소들이 들어가기도 하고(문학적 복고풍), 때로는 주변 문화권에서 유래하는 전승들이 포

함되기도 한다.

 

시편 본문의 연대와 외국 문학의 영향에 관한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워서 앞으로도 논의가 계속 될 것이

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한 일은 시편의 정확한 저작 시기를 아는 것이 곧 시편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며,

시편의 근본적인 뜻을 이해하는 데 필요 불가결한 전제 조건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머리글은 각 시편의 성격과 특성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해당 시편의 유형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현악기

반주와 더불어 부른다는 '시편'(히브리 말로, 미즈모르:57번), '찬양'(히브리 말로, 터힐라 : 145편) 또는

'사랑의 노래'(또는, '혼인 축가', 45편) 또는 '노래'(히브리 말로 쉬르 :30번) 등이 나온다.

 

이 밖에도 뜻이 분명하지 않은 여러 용어들이 있다. 마스킬, 시까욘 등이다.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저자

를 "교훈", 후자를 "고백" 또는 "애가"로 옮기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냥 음역한다. 때로는 번역을 시도조차

못하고 본문을 그냥 음역하여 우리말로 옮기는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예컨대, 믹탐: 16; 56ㅡ60편),

비록 뜻이 불분명하더라도 이러한 전문 용어들은 일정한 관심을 드러낸다.

 

곧 이스라엘에 여러 종류의 시편들이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주석가들에게 이

른바 양식 사학적인 방향으로 연구하도록 자극을 주었다. 이들에게서 지난 반세기가 넘는 동안 시편들

을 그 문학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이 풍성하게 이루어졌다.

 

머리글에는 음악적인 표기들도 나온다. 우선 55번에 걸쳐 히브리 말로 머나체아라는 낱말이 나오는데,

고대 번역본들은 이 히브리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뜻은 "(성가대, 합창단)

지휘자"라 하겠다(1역대 15,21 참조). 피리(5편), 현악기와 같은 악기들도 나온다. 합창단을 받쳐 주거나

또는 반주하기 위해서도 나팔과 뿔 나판, 십현금과 수금과 비파, 그리고 손북과 자바라 등 여러 악기들

이 사용된다.

 

150편은 '종교 관현악단'이라 할 정도로 여러 악기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 밖에 머리글에는 수수께끼 같

은 표현들도 있는데, 해당 시편이 불릴 때 다라야 할 가락을 지시하는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곧 '새벽

암사슴"(22편), "나리꽃"(45; 69편), "알 타스헷"(57; 58; 59; 75편) 등이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있었지

만 이처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부족한 그대로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다(9; 46; 53; 56; 60; 80; 88편 참조)

 

끝으로, 어떤 시편들은 일정한 전례 예식과 연결된다. 92편은 "안식일(을 위한 노래)", 그리고 100편은

"감사(전례)를 위한 시편"으로 되어 있다. "기념으로"라는 (38; 70편) 표현도 어떤 전례적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추측하게 한다.

 

120편에서 134편까지는 계속 '오름/ 층계의 노래'(또는, 오름/ 층계를 위한 노래)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지형적으로 올라가면서, 곧 순례 중에 부른 노래라 생각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순례의 노래"

라고 옮긴다.

 

* 출처: 주석성경 시편 입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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