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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의 인물: 마지막 판관 삼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3 조회수3,704 추천수2
[성경 속의 인물] 마지막 판관 삼손


삼손은 ‘태양의 사람’을 뜻한다. 그의 일생 역시 태양만큼 눈부시고 화려했다. 아버지는 ‘마노아’였고 어머니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었기에 평생 자신을 감추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 ‘아기를 갖게 될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아기는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봉헌된 아이라고 했다. 이른바 ‘나지르인(Nazirite)’이다.(판관 13,5) 삼손의 어머니는 얼마나 감격했을까?

나지르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고 머리털도 깎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도 시체를 만질 수 없었다. 그렇게 하기로 서약한 사람들이었다. 삼손이 ‘나지르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출생 자체가 하느님의 섭리였다는 것을 암시한다. ‘나지르’라는 말은 ‘바치다, 봉헌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나잘(nazar)에서 유래한다. 그들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삶’을 살았고 카리스마에 어울리는 생활을 해야 했다.

한편 아이를 낳지 못하던 여인이 ‘기적의 아이’를 낳은 예는 구약성경에 5번 등장한다. 사라, 레베카(이사악의 부인), 라헬, 한나(사무엘의 어머니), 그리고 삼손의 어머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이스라엘에 큰 영향을 남겼다. 세례자 요한도 그렇게 태어났다.

이스라엘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으로 산다는 것은 수치였다. 그런데 어느날 기적의 아이를 낳았으니 본인은 물론 이웃까지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놀라워했다. 구약성경의 이러한 예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이해시키려는 교훈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어떻든 삼손은 괴력을 지닌 영웅이었다. 당나귀 턱뼈로 천명의 필리스티아인(블레셋 사람)을 죽이는가 하면 맨손으로 사자를 잡기도 했다. 자연 그의 출현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제어할 수 없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지배를 받고 있던 때였다.

기적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삼손은 블레셋 여자였던 ‘들릴라’에게 빠져 비밀을 털어놓는다. 괴력의 원천은 머리털에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들릴라가 삼손을 잠재우고 머리털을 자르자 정말 그는 힘을 쓰지 못했다. 괴력의 ‘발원지’는 머리카락이었던 것이다. 아니 머리카락으로 상징되었던 하느님과의 서약에 있었던 것이다.

힘을 잃은 삼손은 곧바로 붙잡힌다. 그리고는 두 눈이 뽑힌 채 연자 맷돌을 돌리는 노예로 전락한다. 온갖 비웃음과 참혹한 치욕을 겪으면서 삼손은 비로소 지난날의 ‘교만’을 뉘우친다. 그리하여 자신이 태어난 목적을 선명하게 깨닫고 ‘나지르인’으로서 장렬하게 죽어갔다. 다음은 판관기 16장 29-30절의 내용이다.

‘삼손은 집을 버티고 있는 중앙의 두 기둥을 더듬어 찾아서, 기둥 하나에는 오른손을, 다른 하나에는 왼손을 대었다. 그리고 삼손이 “필리스티아인들과 함께 죽게 해 주십시오.” 하면서 힘을 다하여 밀어내니, 그 집이 그 안에 있는 제후들과 온 백성 위로 무너져 내렸다. 그리하여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이, 그가 사는 동안에 죽인 사람보다 더 많았다.’

[2008년 11월 2일 연중 제31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삼천포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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