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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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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25 조회수597 추천수0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1)

 

 

성경에는 10여 명이 넘는 요셉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생각보다 많죠? 그런데, 그 가운데 예수님의 양부(養父)와 더불어 지금부터 우리가 살펴볼 인물이 가장 유명합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교서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두 인물을 연결하셨는데, 이 둘 사이에는 이름 말고도 꿈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성경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요셉은 야곱과 라헬 사이에서 태어난 첫 번째 아들입니다. 그 이름은 야사프라는 히브리 단어에서 유래했는데, ‘더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남편 야곱의 사랑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에 있던 언니 레아가 아들을 넷이나 낳을 동안 아들을 하나밖에 낳지 못한 라헬이 하나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더 많은 아들을 기원하는 이름입니다.

 

어린 시절의 요셉은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창세기 37장을 읽어봅시다. 먼저, 우리말 성경 번역에는 생략되었지만, 37,2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요셉이 소년이었다는 말이 들어있습니다. 소년은 히브리어로 나아르인데, 이 단어는 이집트 파라오의 딸이 나일강에서 상자에 담긴 모세를 발견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는 탈출 2,6에서처럼 갓난아기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때 요셉의 나이는 17세였는데도 나아르로 불린다는 사실은 그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성숙한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집트로 팔려 가기 전 요셉의 행동은 철없어 보입니다.

 

37,2은 요셉이 형들의 나쁜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고자질했다고 하는데, ‘열두 족장의 유언’이라는 외경은 그 내용이 형들이 키우던 양을 잡아먹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외경에서 야곱의 아들 가운데 가드는 유언하면서 요셉을 제외한 모든 형제가 양을 잡아먹으려는 곰과 맞서 싸워 결국 구해냈지만, 이미 양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뒤라 그 양을 잡아먹었는데, 그것을 두고 요셉이 아버지께 멀쩡한 양을 잡아먹었다고 거짓말했다고 불평합니다. [2021년 4월 25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2)

 

 

요셉이 형제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 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사건은 요셉의 철없는 행동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버지 야곱의 편애에서 비롯됩니다. 37,3은 야곱이 요셉을 편애한 이유를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늦둥이가 다 큰아들들보다 귀엽긴 했겠죠. 그런데 사실은 야곱의 편애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곱은 그를 위해 20년 동안 고된 머슴살이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사랑한 아내 라헬을 똑 닮았기에 요셉을 편애한 것으로 보입니다(29,17). 라헬이 낳아준 아들은 요셉 말고도 한 명 더 있었는데 열두 아들의 막내인 벤야민입니다. 그런데 요셉보다 막내아들을 더 귀여워하지 않은 이유는 그를 낳다가 라헬이 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야곱은 요셉이 죽었다고 생각한 후에야 벤야민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보여줍니다(44,20).

 

37,3에서 야곱이 요셉에게 입힌 긴 저고리는 여러 색으로 염색한 매우 고가의 천으로 만든 소매와 단이 긴 겉옷을 가리킵니다. 이 옷을 입고는 일을 할 수 없기에, 이것은 요셉에게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야곱의 편애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발굴된 족장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 무덤의 벽화는 이 의복이 히브리 민족이 속한 셈족 족장의 복장이었음을 알려줍니다. 즉, 야곱은 요셉을 마치 형들을 다 제치고 그의 뒤를 이어 족장이 될 장자권을 가진 아들처럼 대우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셉의 형제들에게 이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둘째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 야곱이 장자권을 가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옷 때문에 요셉은 형들로부터 더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겠죠. 이 옷이 어찌나 싫었던지 형들은 나중에 요셉을 노예로 팔아넘길 때 염소 피를 묻혀 그가 죽은 것으로 위장함으로써 아버지를 속이는 데 사용합니다. 마치 야곱이 그 옷을 바라볼 때마다 요셉은 더는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듯이 말이죠. 이렇게 해서 형 에사우의 옷으로 아버지를 속인 야곱이 이제는 아들들에게 요셉의 옷으로 속게 됩니다. [2021년 5월 2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3)

 

 

야곱의 편애에 대한 형제들의 질투와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요셉의 두 꿈입니다. 곡식 단의 꿈과 해와 달과 별들의 꿈입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꿈이 신의 계시를 받는 가장 신뢰할만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꿈은 종종 특별한 해석이 필요한 상징들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요셉의 두 꿈은 해석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명료해 보여서 형제들이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곧, 부모 형제가 모두 요셉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신세가 된다는 예언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그래서 형들의 요셉에 대한 분노가 더 커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셉은 집이 있는 헤브론에서 117~141㎞나 떨어진 스켐에서 양을 치던 형들을 찾아갑니다. 아마 요셉은 닷새 정도 걸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계절은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비가 내리는 우기와 메마른 건기로 나뉩니다. 10월부터 4월까지의 우기에는 어디에나 식물이 자라 거주지 근처에서 방목했지만, 그 외의 건기에는 목초지를 찾아 멀리까지 가곤 했기에 이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참고로 이때 양을 친 목적은 고기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목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주식은 흔히 상상하듯 고기가 아니라 빵과 치즈였습니다. 고기는 주로 잔치 때 먹었는데, 이 고기를 먹으려면 레위기 3장과 7장에 나오는 친교제 혹은 화목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친교가 아니라, 동물의 피를 땅에 쏟아 부정하게 만들기 전에 하느님께 제사를 지내 그분과 친교를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식인 빵을 만들기 위해 유다 광야 곳곳에 밀 씨를 뿌렸습니다. 밀 농사를 지으며 동시에 양을 친 것입니다. 양은 잡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선으로 털과 젖을 얻기 위해 길렀습니다.

 

37,14을 근거로 볼 때, 야곱이 요셉을 형들에게 보낸 이유는 그들이 양을 잡아먹지는 않나 감시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셉은 스켐에서 형들을 발견하지 못하자 다시 20㎞가량 떨어진 도탄으로 가서 형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형들이 힘들게 일하는 자신들을 감시하러 오는 요셉을 환대할 리가 없습니다. [2021년 5월 9일 부활 제6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4)

 

 

요셉은 형들에게 붙잡혀 구덩이에 갇히게 되는데, 이 구덩이는 우기에 내리는 비를 저장하는 물 저장고로 사용된 것입니다. 그런데 건기에 물이 마르면 임시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예레 38,6 참조).

 

고대 근동에서 향을 거래하는 상인들은 남부 아라비아에서 시나이반도를 거쳐 이집트까지 동서 무역로를 통해 왕래했는데, 도탄은 이 무역로 상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인들이 지나가다 요셉을 노예로 삽니다. 여기 등장하는 상인들은 이스마엘인으로도 나오고 미디안인으로도 나오는데(37,28), 판관 8,22-24에 따르면 둘은 동일 민족을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원래는 다른 민족인 미디안인들이 이스마엘인들에게 흡수 통합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아무튼, 이들이 요셉을 노예로 사는데, 노예 거래는 고대 근동에서 흔한 일이었습니다. 노예는 주로 전쟁 포로였으며 자유를 얻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습니다.

 

그런데 분노한 형제들 사이에서 요셉을 살리려 노력하는 의로운 인물이 르우벤으로도 나오고(37,21-22) 유다로도 나오는데(37,26-27), 이것은 두 개의 다른 문헌이 섞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 이스라엘에서 생겨난 엘로히스트 전승은 북 왕국에 속한 지파 가운데 맏이인 르우벤을, 남 유다에서 생겨난 야휘스트 전승은 유다를 자비로운 인물로 묘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요셉의 몸값은 약 2년간의 일당에 해당하는 은 20세켈인데, 이것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보통 노예 한 명의 몸값입니다. 랍비들은 요셉의 형제들이 이 돈으로 아내와 아이들의 신을 샀다고 합니다. 아모 2,6의 ‘그들이 빚돈을 빌미로 무죄한 이를 팔아넘기고 신 한 켤레를 빌미로 빈곤한 이를 팔아넘겼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근거로 한 해석입니다.

 

형제들이 아버지 야곱에게 거짓으로 요셉의 죽음을 알립니다. 이렇게 평생 남을 속여먹었던 야곱이 이제 자기 자식들에게 속습니다. 37,34에서 야곱이 보이는 행위는 전형적인 애도의 행위입니다. 애도의 시기에 입는 자루 옷은 염소나 낙타 머리털로 만든 매우 거칠고 불편한 옷으로서 허리와 엉덩이만 가릴 수 있었습니다. 애도 기간은 일반적으로 30일이었으나 슬픔이 크면 더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5월 16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5)

 

 

이집트로 끌려간 요셉은 파라오의 경호 대장 포티파르에게 팔립니다. 포티파르는 ‘라의 선물’이라는 뜻인데, 라는 이집트의 최고 신입니다. 이렇게 요셉은 이방 신들이 다스리는 땅으로 팔려 왔지만, 그곳에서도 하느님께서는 그와 함께하십니다. 이것은 각자 고유한 영역을 가진 고대 근동의 신들과 달리 하느님은 특정 지역에 얽매이는 분이 아니심을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그러하셨듯이 요셉에게도 모든 일이 잘되게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복을 내리신 덕분에 요셉은 단순한 노예가 아니라 포티파르의 음식 외 모든 재산을 관리하는 중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요셉이 음식 관리에서 제외된 까닭은 이집트 관습 때문일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방인과 한자리에서 식사하지도 않았고 그에게 음식을 나눠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하물며 이방인의 손에 음식 준비를 맡겼을 리 없습니다.

 

37,6은 요셉의 외모가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유다 전승은 이집트 공주들이 요셉을 보기 위해 담을 넘고 그가 지나갈 때는 팔찌, 목걸이, 귀걸이와 반지 등 보석들을 던져 관심을 끌려 했다고 합니다.

 

결국, 요셉의 외모 때문에 사건이 일어납니다. 포티파르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했는데, 요셉이 이를 뿌리치자 앙심을 품고 모함을 하여 옥에 갇히게 한 것입니다. 요셉이 간음을 거부한 것은 그것이 단지 포티파르의 전폭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일일 뿐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39,9). 즉, 요셉은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된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듯이, 요셉이 지금은 신앙 때문에 시련을 겪지만, 나중에는 이 때문에 구원받습니다. 요셉 본인이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 이집트의 재상이 될 뿐 아니라 그의 가문 전체도 기근으로 인한 아사의 위기에서 구원받게 되는 것입니다.

 

요셉이 감옥에 갇혔을 때, 파라오의 헌작 시종과 제빵 시종이 그곳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들은 하찮은 종이 아니었습니다. 헌작 시종은 이집트 왕궁의 고위 관료로서 파라오가 먹고 마시는 모든 음식과 음료에 독이 들어있는지 검사하는 역할을 맡았기에 파라오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빵 시종은 많은 종류의 빵과 케이크를 알고 있는 미식가로서 파라오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2021년 5월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6)

 

 

두 시종이 같은 밤에 꿈을 꾸었는데, 요셉이 그 꿈들을 해석합니다. 이집트인들은 신들이 꿈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고 믿었고, 특히 파라오나 중요한 인물들의 꿈은 나라의 운명과도 관계가 된다고 여겼습니다. 이 신성한 꿈은 아무나 아무렇게나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는 꿈 해석의 원리와 예를 기록한 책이 있었고, ‘생명의 집’이라 불리던 곳에 모여 해몽을 연구하는 이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꿈에 술잔이 등장하는 것은 명성을 얻거나 후손을 보는 것을 상징하고, 머리 위에 과일을 이고 있으면 슬픈 일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꿈풀이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40,8). 이것은 꿈의 기원이 하느님께 있음을 암시하는 말입니다. 꿈도 하느님한테서 오고, 그 해석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셉은 헌작 시종의 꿈은 그의 복직을, 제빵 시종의 꿈은 그의 교수형을 의미하는 꿈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어느날 파라오가 기이한 꿈을 꾸었는데 해몽 전문가들인 요술사와 현인들이 그 의미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그러자 헌작 시종이 그동안 잊고 있던 요셉을 기억해 내고 추천합니다. 파라오 앞에 나서기 전 요셉은 수염을 깎습니다(41,14). 가나안인과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수염을 깎지 않았습니다. 특히 콧수염은 명예의 상징이었습니다. 반면 이집트인들은 모두 면도를 했고, 오직 파라오만이 수염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요셉이 수염을 깎았다는 것은 이집트인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합니다.

 

파라오 꿈의 배경이 나일강인데요, 이 강은 아프리카 탕가니카 호수에서 발원하여 지중해로 흘러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6,650㎞)입니다. 이집트는 매년 긴 거리를 이동하며 비옥한 토양을 실어 오는 나일강의 규칙적인 범람 덕분에 풍요로워 이집트뿐 아니라 고대 근동 지방 전체의 곡창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 나일강의 등장은 파라오의 꿈이 이 세계의 곡창 지대에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실제 기원전 27세기의 ‘세헬 섬 비문’과 기원전 20세기의 문서 ‘네페르티의 환시’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간혹 나일강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내려가 기근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고왕국 시대(기원전 27-22세기)가 끝난 것도 극심한 가뭄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 5월 30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7)

 

 

요셉은 파라오의 꿈이 7년간의 대기근의 징조라고 설명한 뒤 국가 재난을 극복할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국가 시스템을 재난 대비 체제로 바꾸는 것. 둘째, 풍년 7년 동안 매년 수확물을 1/5씩 사들이는 것. 셋째, 각 지방에 사들인 수확물을 적재하는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들은 파라오는 요셉이 꿈 해석에 능할 뿐 아니라 지혜롭기까지 한 것을 알고 그를 이집트의 이인자인 재상으로 삼아 대기근의 대비를 맡깁니다. 41,42에서 파라오가 요셉에게 끼워준 인장 반지는 사각형이나 타원형 안에 파라오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로서 파라오의 권위를 물려받았음을 상징하는 도장입니다. 이집트 역사 전체를 봐도 요셉처럼 높은 지위에 오른 이방인은 없습니다.

 

그리고 요셉의 이름이 바뀝니다(41,45). 요셉의 이집트 이름인 차프낫 파네아의 뜻은 정확하진 않지만 ‘신은 말하고 살아 있다’ 혹은 ‘아는 자’ 등으로 추측합니다. 기원전 13세기 메렌타 파라오 때에도 셈족 고위 관료의 이름을 이집트식으로 바꾼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요셉은 헬리오폴리스의 온 신전의 사제 포티페라(태양신 레가 준 사람)의 딸 아스낫(낫 여신에게 속한 여인)과 결혼합니다. 이 가문은 이집트에서 멤피스의 프타 신전의 사제 가문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사제 가문이었습니다. 이로써 요셉은 이집트에서 가장 강한 정치 권력과 동시에 종교 권력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요셉은 하느님 신앙을 잃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하느님께서 도우시리라는 것을 파라오의 꿈 내용을 듣기도 전부터 확신했고(41,16)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하신다는 의미를 므나쎄(우리말 성경은 이 이름의 유래를 ‘하느님께서 나의 모든 고생과 내 아버지의 집안조차 모두 잊게 해 주셨구나’로 번역하고 있지만, 이 문장은 이사일의(二詞一意), 즉 두 단어를 연결하여 하나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하느님께서 내가 아버지 집에 있을 때의 모든 고생을 잊게 해 주셨구나’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와 에프라임 두 아들의 히브리식 이름에 담습니다(41,51-52). [2021년 6월 6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요셉 (8)

 

 

사실 요셉은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한 것과 같습니다. 만일 그의 꿈 해석이 틀렸다면, 7년 동안 곡식을 사들이면서 왕실 경제를 파탄을 내 왕권을 약화한 대죄를 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심을 믿지 못했다면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입니다.

 

요셉의 꿈 해석대로 이집트에서 7년의 풍년이 끝나고 대기근이 시작됩니다. 이 기근은 단지 이집트에만 닥친 것이 아니라, 온 근동 지방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본디 가뭄이 자주 들던(사실 치수에 대한 지식이 없던 고대에는 거의 모든 지역이 종종 가뭄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가나안에 살던 야곱 집안도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아들들을 이집트에 보내 곡식을 구해오라고 시키는데, 벤야민만 쏙 뺍니다. 여기서 사랑하던 아내 라헬이 낳은 유일한 아들(요셉이 죽었다고 생각했으므로) 벤야민에 대한 그의 편애가 드러납니다(42,4). 사람은 참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셉을 만난 형들이 그에게 절을 할 때 요셉이 어린 시절에 꾼 두 꿈이 실현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요셉의 꿈은 그보다 더 큰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요셉을 통치자이자 곡식을 나눠주는 이로 묘사하는 42,6이 그 꿈의 진정한 실현이라 생각됩니다. 해와 달과 별들이 요셉에게 절한 꿈은 그가 이집트에서 갖게 될 큰 권위를, 곡식단들이 그에게 절한 꿈은 그가 이집트인뿐만 아니라 온 근동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눠줄 일을 미리 보여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요셉의 꿈을 부모 형제 모두가 그에게 절을 하게 될 예언으로 해석하는 것은 썩 적절치 않습니다. 아버지 야곱은 그에게 절을 하지 않고, 어머니 라헬은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을 다시 만나 기분이 좋을 리 없던 요셉이 여러 번 반복해서 그들을 염탐꾼으로 모는데, 고대에도 타국의 정보를 염탐하여 자국을 이롭게 하는 첩자들이 있었습니다. 의심받지 않고 여러 지역을 다닐 수 있는 상인들이 주로 첩자 노릇을 하곤 했습니다. [2021년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가톨릭안동 3면, 함원식 이사야 신부(안계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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