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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41: 예수님 족보 (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12 조회수3,113 추천수2

[복음 이야기] (41) 예수님 족보 (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오시다



예수님의 족보는 그리스도의 육화 신비 안에서 이해돼야 한다. 그림은 베첼리오 티치아노, 성모와 아기 예수, 16세기, 유화 캔버스, 페슈 미술관, 이탈리아.


예수.

메시아이신 주님의 이름이다. 이 이름은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를 잉태하기 전 천사가 일러준 이름이다(루카 2,2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1).

천사가 알려준 주님의 이름 예수는 우리말로 “야훼는 구원이시다” 또는 “야훼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이다. 신앙고백과 같은 말뜻을 지닌 이 이름을 많은 유다인들이 사랑했다. 이 이름은 가나안 정복 때 아모리족을 물리치기 위해 해와 달을 멈추게 한(여호 10,12) 여호수아뿐 아니라 집회서의 저자로 예루살렘 출신 엘아자르와 시라의 아들이(집회 50,27), 그리고 서기 37년부터 70년 사이 4명의 이스라엘 대사제가 사용했다. 또 루카 복음서에는 예수님의 조상 중에도 엘리에제르의 아들이 이미 이 이름을 갖고 있었다(루카 2,29).

주님이신 예수님은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의 표현처럼 ‘단지 영 속에서가 아니라 육 속에서 당신의 역사와 당신이 걸으셔야 할 길을 이룩하셨다.’ 그 영원한 시작과 ‘시간 안에 육체로 있음’ 사이에는 육화의 신비가 있다(과르디니, 「주님」, 바오로딸 참조). 그래서 마태오와 루카는 복음서에 ‘예수님의 족보’를 서술해 말씀이 사람이 되심을 증언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족보가 아브라함에서 다윗과 일련의 유다 왕을 거쳐 요셉까지 42명의 이름이 이어진다(마태 1,1-17). 루카 복음은 예수님을 기점으로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며 열거해 다윗과 유다, 야곱, 이사악, 아브라함뿐 아니라 태고 시대 노아, 라멕, 에녹을 거쳐 아담까지 77명의 인물을 나열하고 있다(루카 3, 23-38). 두 족보를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마태오는 다윗 왕조의 이름이 족보로 내려오지만, 루카는 나탄에서부터 스알티엘까지 다윗의 아들이지만 왕조가 아닌 다른 아들을 통해 족보가 내려온다. 아울러 스알티엘의 아들 즈루빠벨 후대가 또 갈라진다. 마태오 복음에는 즈루빠벨이 아비훗을 낳고 그 후손이 요셉의 아버지 야곱까지 내려가고 있으나, 루카 복음에는 즈루빠벨의 아들 레사에서 요셉의 아버지 엘리까지 서술되고 있다.

이렇게 예수님의 족보가 차이 나는 것에 대해 성경학자들은 마태오 복음은 법률상 요셉의 족보를, 루카는 혈통상 마리아의 족보를 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장남이 대를 잇지 못하고 죽었을 경우 형제 중 미혼인 한 사람이 형수와 결혼해 첫 아들을 낳아 죽은 형제의 이름을 이어받게 했던 이스라엘의 대를 잇는 전통 방식인 ‘레비라식 결혼법’(신명 25,5-10 ‘후손에 관한 규정’)에 따라 친부와 법적 아버지의 이름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다윗의 아들 솔로몬에서 내려온 마탄이 에스파 사이에서 야곱을 낳았고(마태오 복음), 다윗의 아들 나탄에서 내려온 후손 마탓이 형 마탄이 죽은 후 에스파와 결혼해 아들 엘리를 낳아(루카 복음), 야곱과 엘리는 아버지는 다르나 어머니가 같은 동복형제고, 엘리가 아들이 없이 죽어 야곱이 엘리의 부인을 아내로 삼아 요셉을 낳았기에 친부인 야곱과 법적 아버지인 엘리의 아름이 족보에 등재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태오와 루카의 족보를 서로 틀리거나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또 족보에는 타마르(창세 38장)와 라합(여호 2장), 룻(룻 1-4장), 우리야의 아내 밧 세바(2사무 11장) 등 4명의 여인이 나온다. 타마르와 라합은 가나안 사람, 룻은 모압인, 밧 세바는 히타이트 사람으로 4명 모두 이방인이다. 이들은 모두 이방 여인과 결혼하지 말라는 이스라엘 율법을 깨고 유다인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이 네 여인이 예수님의 족보에 들어가 있는 것은 온 인류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의 족보에 이어져 내려오는 이름들은 하느님께서 인간들의 죄를 짊어지시고 인류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시어 당신께 주어진 길을 걸으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드러내 준다.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는 구세주 강생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웅변했다. “그분은 인류의 역사 속에 있는 모든 위대한 것, 강성한 것, 혼란된 것, 가련한 것, 어두운 것 그리고 악한 것들 위에 현존하시면서 그분께 들이닥칠 이 모든 것들을 당신의 성심 안에 받아들이시어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감당해내고자 우리에게 내려오신 것이다.”

[평화신문, 2015년 1월 11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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