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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풀이: 바빌로니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4 조회수2,656 추천수1

[성경풀이 FREE] 바빌로니아

 

 

남 유다가 바빌론에 패망한 것은 기원전 587/6년이다. 고대 바빌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네부카드네자르 왕은 에제키엘, 다니엘 등 유다의 많은 귀족을 사로잡아 포로로 끌고 갔고, 유배자들은 바빌론 크바르 강가에 앉아 예루살렘을 그리며 이렇게 노래했다 : “바빌론 강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우네. …… 우리가 어찌 주님의 노래를 남의 나라 땅에서 부를 수 있으랴. 예루살렘아, 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 버리리라. …….”(시편 137장)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 시기를 ‘바빌론 유수’, ‘바빌론 포로기’라 칭한다. 당시 바빌론은 고대 근동을 제패했던 강국이었고, 천문학, 점성술, 기하학, 의학 등이 눈부시게 발전한 당대의 선진국이었다. 좁은 예루살렘에 살다가 난생처음 넓은 세상과 찬란한 문화를 경험한 유다 인들의 충격은 아마 상상을 초월했을 듯하다. 특히 다신 문화였던 바빌론 종교에 대한 쇼크가 컸을 것이고, 이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이사야 40-55장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었다. 이 장에 나오는 벨과 느보는 바빌론 주요 신들의 이름이다. 벨은 가나안어로 ‘바알’, ‘주님’이라는 뜻이고, 바빌론인들은 벨을 ‘마르둑’이라고도 불렀는데 마르둑이 하늘과 땅을 지은 창조주라고 생각했다.

 

느보는 마르둑(벨) 신의 아들이다. 기원전 539년 바빌론이 페르시아에게 패하자, 움직이지 못하는 신상들을 피난시키려고 짐승 수레에 태웠고, 도망가던 도중에 동상들이 수레에서 꺾이고 고꾸라지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게다가 고대 근동에서는 신을 인간과 비슷하게 생각하여, 마르둑에게 느보라는 아들이 있었던 것처럼 신들도 먹고 자고 결혼하고 자손을 낳기도 하며 때로는 전쟁을 치르다가 죽기도 한다. 신들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고대 근동 사람들은 신상 앞에 제물을 바쳤고, 신들의 상징적인 식사가 끝나면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제단에 물을 떠 놓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을 풍자하여 시편 50장 13절은 “내가 황소의 고기를 먹고 숫염소의 피를 마시기라도 한단 말이냐?”라고 비판했고, 이사야 43장 10절은 이렇게 선포했다 : “나 이전에 신이 만들어진 일이 없고 나 이후에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으리라.” 즉, 이스라엘의 하느님 외에는 어떠한 신도 없으며, 신은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다신 문화에 맞서 이사야가 선포한 혁명적인 유일신 사상은 신약 시대 요한 묵시록 22장 13절로 이어져 그리스도교의 기본 신앙이 되었다 :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2012년 10월 7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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