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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바빌론 유배 전의 축제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03 조회수3,779 추천수1
[말씀의 자리] 역사서 해설과 묵상 22 : 바빌론 유배 전의 축제들


모세오경에 규정된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전의 축제는 ‘3대 순례축제’를 비롯하여 ‘안식일’, ‘초하루제(新月祭)’, ‘속죄일’ 등이 있다.

유다인들의 축제일을 특징짓는 가장 근본적이고 일차적인 요소는 거룩하고 전례적인 휴식이다. 한 주간의 거룩한 날을 뜻하는 히브리어 ‘사바트(Sabbat. 안식일)’라는 단어는 전례적인 휴식을 동반한 축제일과 동의어가 되었다. 한 주간의 마지막 날은 모든 일을 멈추는 거룩한 날로 여겨졌다(탈출 20,8-11 참조). 레위기 23장의 축제력은 안식일을 준수하라는 훈령으로 시작한다. 하느님께서 창조를 마치고 쉬신 이렛날(창세 2,3)은 거룩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원전 13세기 모세 시대부터 과연 안식일을 지켰는지 여부를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모세 시대부터 모든 생업에서 손을 떼고 이렛날 하느님의 휴식을 생각하고(탈출 31,12-17 참조)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었음을 생각하라(신명 5,12-15 참조)는 안식일 준수가 강조되었다. 안식일을 특징짓는 요소는 이날이 계약의 하느님과 연관됨으로써 축성되었다는 것이다. 안식일은 하느님께만 보류되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영역으로 거룩하게 하신 시간을 대표하는 것이며, 결국 하느님이 시간의 주인일 뿐만 아니라 온 세상과 생명의 주님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안식일이 주간 축제인 반면, ‘초하루제(新月祭)’는 월중 축제다. 초하루에도 생업에서 손을 떼고 특별한 제사를 바쳤다. 이때 드리는 제사는 민수기 28장 11-15절에 언급되었는데 번제, 곡식제물 그리고 포도주를 바쳤다. 제물 봉헌에 덧붙여 나팔을 불어야 했는데, 그것은 하느님이 백성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민수 10,10 참조). 민수기 28장 9-15절에 따르면, 초하루에 봉헌해야 하는 제물이 안식일에 봉헌해야 하는 제물보다 훨씬 더 많다. 초하루제는 이스라엘 역사 내내 대중적인 축제였다. 왕정시기에 레위인들은 안식일뿐만 아니라 초하루에도 아론의 후손 사제들을 도와야 했다(1역대 23,29-31 참조). 바빌론 유배 이전의 예언자들은 초하루에 대중을 모아서 가르치거나 예언말씀을 전하는 기회로 삼았던 것 같다(2열왕 4,23 참조). 그러나 모든 사람이 초하루를 제대로 지키지는 않았던지라 아모스는 초하루제 때문에 장사를 방해받아 불평하는 사람들을 질책했다(아모 8,5). 바빌론 유배 중에는 초하루제를 지킬 수 없었지만 유배에서 돌아온 뒤 에즈라와 느헤미야의 지도 아래 초하루제가 다시 자리를 잡았다(느헤 10,34 참조).

7월(티쉬리월) 초하루는 백성이 모여 나팔을 불면서 경축했기 때문에 ‘나팔절’이라고도 한다(레위 23,23-25 참조). 티쉬리월은 일곱이라는 숫자와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달에 속죄일과 초막절이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여겼다. 티쉬리월 초하루는 하느님이 창조주요 임금이며 세상만물의 재판관임을 뜻하는 축제다. 바로 거기서 이 축제의 전례적 명칭인 ‘재판의 날’, ‘기억의 날’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미슈나(Mishnah)와 탈무드(Talmud)는 이 축제를 한 해의 머리라는 뜻으로 ‘로슈 하 샤나’(Rosh ha-Shanah)라고 불렀다.

7월 10일 ‘속죄일’은 성경에서 ‘욤 하 키푸림’(Yom ha-Kippurim)이라고 부른다. 레위기 16장과 23장 26-32절에 기록된 것처럼, 이 날은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는 모르고 저지른 모든 부정을 대대적으로 정화하는 날이다. 이날에는 안식일처럼 모든 일이 금지되었으며 거룩한 모임을 열고 단식하면서 참회행위를 해야 했다. 이날의 신학적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을 죄인이라고 고백하며 용서받는 동시에, 용서하시는 하느님을 믿는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다.

묵상주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와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그리고 너의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탈출 20,8-10).

[2012년 12월 2일 대림 제1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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