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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속의 인물: 금기 식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3 조회수3,980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금기(禁忌) 식품


유다인에게는 못 먹는 음식이 많았다. 레위기 11장은 그런 식품들의 명단이다. 지도자들은 이 규정을 철저히 지켰고 백성들에게 가르쳤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사이 역시 이 전통에 충실했던 사람들이다. 유목민이었던 히브리인에게 고기는 소중한 영양원이다. 그런데도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 하는 동물만 먹게 한 것이다. 소와 양과 염소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런 동물은 풀만 먹기에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는다. 성격도 온순하여 인간과 먹이경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다 무리를 짓고 살기에 관리도 편하고 키울 수도 있다. 종교적 성향에 어울리는 동물인 것이다. 당연히 제물로 바칠 수 있는 짐승이 되었다.

물고기에도 분명한 기준이 있었다(레위 11,12). 바다에 살든 강에 살든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어야 했다.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없으면 부정(不淨)한 것이 되어 먹을 수 없었다. 그런 까닭에 뱀장어와 새우는 먹을 수 없었고 어떤 종류의 조개도 먹을 수 없었다. 새의 경우는 육식을 하거나 동물을 시체를 먹는 새는 모두 부정했다. 그러다 보니 비둘기와 닭과 오리 말고는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돼지는 두드러진 혐오의 대상이었다. 되새김질 하지 않는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에는 돼지고기가 많았다. 서민들에게는 유혹이었다. 그러기에 돼지를 먹는 것은 율법의 정면위배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율법학자 엘아자르는 돼지고기를 먹기보다는 죽음을 선택한다(2마카 6,19). 그의 죽음이 찬양받는 만큼 돼지고기는 천시되었고 돼지 치는 사람들은 멸시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저급 종교일수록 금기 식품들이 많다. 이것은 먹고 저것은 먹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먹으면 선(善)이 되는 음식은 없다. 마찬가지로 먹으면 악(惡)이 되는 음식도 없다. 음식은 삶의 도구일 뿐이다. 윤리적 책임을 따진다면 음식을 취하는 사람에게 있다.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셨다. “너희는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5).

유다인들은 지금도 금기 식품 전통을 따르고 있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코셔’라 부르며 따로 전문매장을 차려놓고 관리한다. 코셔(Kosher)는 ‘적합하다’는 히브리말이다. 율법에 적합한 안전식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여전히 율법의 노예로 살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1월 21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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