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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바오로 서간 해설19: 몸은 성령의 성전, 고귀하게 다뤄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4 조회수2,650 추천수1

[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19) 몸은 성령의 성전, 고귀하게 다뤄야

 

 

바오로는 비행을 저지른 자를 공동체에서 제거하라고 요구한다(5, 2). 유다교는 그런 자를 돌로 쳐 죽임으로써 그같은 악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삼았으나(신명 17, 5~7), 바오로는 그런 자를 공동체에서 축출함으로써 다른 이들이 그 같은 죄에 빠지게 되는 위험성을 차단했던 것이다.

 

한 사람의 비행은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바오로는 불륜을 저지르고 회개하지 않는 자를 제거함으로써 공동체의 거룩성을 보존하고자 했던 것이다.

 

바오로는 교우가 죄를 지었을 경우 그 죄를 물어 공동체에서 제거함으로써 그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회개하여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5, 5). 축출은 그런 의미에서 공동체의 거룩성을 지키고 보존하는 방편이며 동시에 비행을 저지른 자에게 회개와 구원에 이르는 길을 열어주는 사랑의 행위인 것이다.

 

바오로는 누룩의 은유를 들어 공동체의 정결을 이야기한다. 누룩은 빵을 부풀리게 하지만 여기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부패시키는 요소를 뜻한다.

 

반면에 누룩 없는 빵은 순결과 진실을 상징한다. 따라서 공동체는 악의 요소인 묵은 누룩을 깨끗이 제거하고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새로운 빵, 곧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5, 8).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은 묵은 누룩인 악행들을 버리고 순결하고 진실한 공동체를 이룩해야 한다.

 

또한 바오로는 이런 불륜을 저지른 자들과는 식사도 함께 하지 말라고 명령한다(5, 11). 바오로가 불륜을 저지른 자들과 상종하지 말라고 한 가르침은 공동체 내의 규칙이지 공동체 밖의 사람들과 만나는 일에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코린토는 퇴폐풍조가 만연된 도시였기 때문에 그런 비행을 저지르는 공동체 밖의 사람들과 아예 접촉하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바오로는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직접 심판할 것이니, 교우들은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못하는 자들과 상종하지 않음으로써 공동체의 순결과 진실 그리고 거룩함을 지키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바오로는 불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마무리하면서 신명기 17장 7절을 인용한다. “여러분은 여러분 가운데에서 그 악인을 제거해 버리십시오.”(1코린 5, 13)

 

6장 12~20절에 언급된 두 번째 불륜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탕녀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는 비행을 가리킨다.

 

교우들이 어떻게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아닌 탕녀와의 불륜에 빠지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당시 교회의 열광주의자들이 그릇된 그리스도인의 자유관으로 “나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6, 12)는 구호를 앞세워 일부 교우들이 탕녀들의 집에 드나드는 불륜행위를 정당화했던 것 같다.

 

또한 “남자는 여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좋다”(7, 1)라고 선언한 열광주의자들 때문에 결혼을 안 한 이들 중 일부가 성적 욕구를 참지 못해서 사창가를 드나들면서 탕녀와 불륜을 일삼았던 것 같다. 어쨌든 교우들은 영과 분리된 육체는 마음대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그릇된 생각으로 탕녀와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주님을 위한 자유임을 깨우쳐 준다(6, 12.13).

 

바오로는 “음식은 배를 위하여 있고 배는 음식을 위하여 있듯이 몸은 주님을 위하여 있고 주님은 몸을 위하여 있다”라고 말함으로써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지체이고 성령의 성전인 몸이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몸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6, 19~20) 탕녀와의 불륜은 결국 고귀한 몸을 더럽히는 행위인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죄를 지어도 되는 자유가 아니라 공동체의 유익을 위한 자유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하느님 이외에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이지만 결코 방종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데 사용되어야지 결코 자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우들은 성령의 성전인 몸(6, 9)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와 탕녀에게 동시에 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8년 6월 22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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