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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의 인물: 밧 세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3 조회수2,701 추천수1
[성경 속의 인물] 밧 세바


마태오복음은 유다인들을 염두에 두고 기록된 성경이다. 본토 히브리인들에게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1장부터 족보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복음작가는 예수님의 족보가 다윗 가문임을 내세워 독자들을 제압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핵심 인물인 다윗은 자신의 후계자를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낳았다고 쓰여 있다.(마태 1,7) 워낙 알려진 사건이었기에 복음작가는 담담하게 기록했을 것이다. 이 여인이 ‘밧 세바’다. 그녀는 귀족출신으로 아버지가 ‘엘리암’이었다. 엘리암은 다윗의 최정예 부대였던 ‘30인 용사’ 중 하나였다.(2사무 23,34)

히브리어로 ‘밧’은 딸이고 아들은 ‘벤’이라고 한다. ‘벤구리온’은 구리온의 아들이고, ‘벤허’ 역시 ‘허’의 아들이란 말이다. ‘밧 세바(Bathsheba)’는 세바의 딸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세바’는 가문 이름이 아니라 안식일을 뜻한다고 한다. 영어에서 안식일은 ‘세버스(Sabbath)’다. 그러므로 ‘안식일의 딸’이라는 말은 ‘완벽한 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밧 세바는 이름 그대로 뛰어난 지혜와 출중한 외모를 지녔던 모양이다.

그녀의 남편 ‘우리야’는 히타이트 출신의 용병이었다. 히타이트는 지금의 ‘터키’다. 이방인이었던 그가 히브리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것을 보면 대단히 신임 받는 군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밧 세바’는 다윗과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왕의 아이를 임신했다. 그러자 ‘밧 세바’에 빠져든 다윗은 우리야를 죽이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다.(2사무 11,27)

밧 세바 사건은 다윗의 말년에 일어난 일이다. 통일왕국을 이룩했고 12지파를 제압하여 정치적으로 안정된 시기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미 6명의 아내가 있었다. 그런데도 빠져든 것이다. 다윗의 방심이었다.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며 도망다녔던 시련을 잊은 결과였다.

당연히 주님께서 개입하셨다. 예언자 ‘나탄’을 보내신 것이다. 주님께서 다윗을 사랑하셨기에 보내신 것이다. 그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다윗은 추하고 욕심 많은 말년으로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나탄’의 질책으로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밧 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죽을 것이란 예언을 들은 것이다.(2사무 12장)

이후 나탄은 밧 세바의 후견이 되어 끝까지 그녀를 도왔다. 다윗 역시 밧 세바를 신임했다. 나이 들어 모든 아내를 멀리해도 밧 세바는 곁에 두었고 마침내 그녀 사이에서 태어난 ‘솔로몬’을 후계자로 임명했다. 그만큼 밧 세바에게는 사랑스러운 무엇이 있었던 것이다. 밧 세바는 계획적으로 다윗을 유혹할 그런 여인이 결코 아니었다.

[2009년 1월 25일 연중 제3주일(해외 원조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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