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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연재를 마치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3 조회수3,263 추천수1

[동녘에서 서녘까지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연재를 마치며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정은 감동과 전율 그 자체

 

 

왜 바오로인가? 이 시대는 왜 바오로를 필요로 하는가? 바오로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한가?… 새해 기획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를 7개월여에 걸쳐 연재하는 동안, 실타래처럼 뭉쳐있던 의문이 하나하나 풀려갔다. 바오로 사도가 걸어간 그 길, 바오로 로드를 따라가노라니 사도의 삶과 회심, 그 위대하고도 기나긴 여정(On The Road)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그리스도 예수 때문에' 걸어간 그 길을 연재에 앞서 한국정교회 초대 대교구장을 지낸 그리스 출신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와 서양화가 정미연(아기 예수의 데레사, 56)씨, 그리스정교회 신자들이 따라 걸었고, 연재가 이뤄졌다. 24회 연재를 하는 동안 미처 원고에 담지 못했던 내용과 뒷얘기를 가려 대담형식으로 묶는다.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시리즈 스크랩북을 펼쳐놓고 필진과 관계자들이 연재 당시 지도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트람바스 대주교, 한국정교회 출판부 담당 우종현 신부, 오세택 기자, 화가 정미연씨. 이힘 기자

 

 

주님 말씀의 씨앗 열매 맺어


▲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정을 7개월간에 걸쳐 연재하시느라 노고가 크셨습니다. 독자들을 대신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우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트람바스 대주교 = 연재가 국내외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하니 저도 기쁩니다. 연재를 통해 주님 말씀의 씨앗이 뿌려져 열매를 맺은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독자들을 '선한 땅'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멀리 미주지역에 계신 분들께서 미처 스크랩하지 못한 연재분 신문을 요청해오셨다고 하니 말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번 시리즈를 통해 만난 바오로 사도를 늘 마음에 모셔두고 인생에 훌륭한 안내자로 삼으시기를 바랍니다.

 

정미연 = 바오로 사도와 개인적 인연이 얽혀있는 트람바스 대주교님과 생생한 인연의 고리를 따라 함께 순례를 하고 대주교님 글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대주교님께서 직접 선정한 바오로 사도의 선교지를 찾아 떠났기에 어떤 순례보다 특별했습니다. 또 그리스에서 오래 공부하신 백은영(아가티) 수녀님 통역과 뒷받침도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그리스정교회와 만남으로 신비로움이 배가됐습니다.

 

 

▲ 2000년 전에 살았던 성 바오로의 삶과 선교 여행이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트람바스 대주교 = 성경은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마태 5,18) 하고 언급합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고 세상에 그 훌륭한 복음을 전한 바오로 성인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방식도 달라지지만, 선조들의 영적 고민은 오늘날에도 똑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날마다 성경 읽기를 권하고 성경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권합니다.

 

정미연 = 타르수스와 필리피, 에페소, 네아폴리스, 아테네 등 성경에 등장하는 바오로 사도의 선교지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감동이 컸습니다. 선교지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바오로의 길을 따라가는 여정은 전율이었지요.

 

 

정교회 수도생활 체험 인상적


▲ 바오로 선교여행을 형상화하느라 어려움이 크셨다고 들었는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정미연 = 처음엔 막막했어요. 현대를 사는 독자들에게 그 깊은 바오로 사도의 영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해야 할지 아득했지요. 해법을 멀리서 찾으려니까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그토록 끙끙 앓으며 순례를 되새기고 원고를 읽고 또 읽으며 한 고리 한 고리 풀어가다보니 어느 순간에 스스르 풀려나왔어요. 그건 제 힘이 아니었지요. 하느님 사랑 속에서 바오로 사도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그림이 풀려나올 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 수도원 체험이 특히 인상적이셨다고 들었는데.

 

정미연 = 순례는 터키에서 열흘, 크레타 섬 관상수도회에서 열흘, 그리스에서 열흘씩 이뤄졌습니다. 이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도원 체험이었어요. 여행을 떠나기 전엔 대주교님께서 수도원 체험 일정을 열흘씩이나 짠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직접 수도원에서 살아보니 정말 소중한 일정이었어요. 관상수도원에서 몸짓으로 침묵의 대화를 나누며 정신없이 보낸 터키 순례를 정리하고 그리스 순례를 준비할 수 있었지요. 수도원에서 침잠하면서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행이 갖는 의미를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돼 기뻤어요. 특히 정교회 수도생활의 깊은 문화를 들여다보게 된 것은 뜻깊었습니다.

 

또 하나, 이번 순례 여정에서 비잔틴미술에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성미술의 진수를 봤습니다. 단순하고 질박한 교회미술의 깊이가 얼마나 마음속에 와 닿았는지 충격적이었습니다. 비잔틴 미술이 얼마나 엄청난지, 신앙과 영성과 초월자의 깊은 내면까지 묘사해내는 표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지요.

 

 

서간 중 로마서 가장 중요


▲ 바오로 서간을 통해 드러난 바오로 신학의 핵심은 무엇인지요.

 

트람바스 대주교 = 바오로 서간에 나타난 바오로 신학의 핵심은 십자가와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이 두 주제를 가지고 복음을 전파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도께서는 늘 이 두 가지 의미를 강조하고 자주 인용합니다. 십자가에 대해서는 특히 '자랑'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죽음에서 승리하셨다고 강조합니다. 또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 믿음은 의미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고, 그 부활을 믿었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세상에 복음을 전한다는 신학을 바오로는 갖고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진정한 유산은 바로 그분이 남긴 소중한 서신들과 그분의 모범"이라고 강조하는 트람바스 대주교.

 

 

▲ 바오로 사도는 왜 그렇게 많은 서간을 남겼는지, 또 서간 중에서 신학적으로 중요한 서한은 무엇인지요.

 

트람바스 대주교 = 바오로 사도는 교회를 설립하고는 그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선교여행을 했습니다. 한 동안 머무른 곳이 있다면 에페소와 코린토뿐입니다.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는 잠시만 거쳐 갔습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에게 꼭 필요한 신학적 가르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서 바오로는 협력자들과 교회 구성원들, 제자들을 교육하고자 서신을 씁니다. 각 서간이 다 귀하지만, 신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구약을 근거로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리스도인에 대한 정의를 신학적으로 정립했습니다.

 

 

▲ 바오로 사도의 선교방법론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바오로의 선교 목표와 방법, 신학적 기초를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또 바오로 사도의 진정한 유산은 무엇인지요.

 

트람바스 대주교 = 다마스쿠스에서의 회심 이후 바오로 사도는 곧바로 선교여행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막에서 3년간 지내며 기도와 금식, 영적 수련을 했다고 합니다. 바오로는 사막에서 살며 구약 율법을 정리했고, 구약과 예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신이 먼저 준비되지 않는다면, 주님 말씀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믿음을 완벽하게 하고 선교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선교 목적은 다른 사람을 구원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자신의 희생이 따르지 않는다면 선교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교회가 필요한 것은 바오로가 펼친 선교사업의 외형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바오로의 선교 정신을 본받는 것입니다.

 

정미연 = 바오로 사도 선교지를 훑어가다 보면 얼마나 그 삶이 드라마틱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오로가 없었다면 성경이 이렇게 아름답게 존재할 수 있었을까, 또 성경의 가르침이 제대로 이어졌을까 싶습니다. 바오로가 매개로 쓰이지 않았다면 인류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터키와 그리스에서 바오로 사도의 호흡을 낱낱이 보고 느끼는 감동과 전율은 이루 말로는 다할 수 없었다"고 고백하는 화가 정미연씨.

 

 

▲ 연재가 책으로 묶이고 또 전시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트람바스 대주교= 많은 분들이 이번 연재가 책으로 나왔으면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평화신문의 협조와 한국정교회출판부의 호응으로 책을 내게 됐습니다. 또 바오로의 중심 활동무대가 소아시아였던 만큼 터키어로도 이 내용이 출판되기를 희망하고 있고, 그리스어 출판은 구상 중입니다. 연재가 무사히 마무리되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신 데 감사를 드립니다. 바오로의 행적을 따르는 여행을 하며 예술가로서 독창적 관심과 흥미를 보이며 선교지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고 그림으로 그리신 정미연 교우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도 사도 바오로의 삶을 닮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곧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사시게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정미연 =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먼 길을 달려왔는데 제대로 전달했는지 두려움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정을 따라 걸으며 제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는 전환점이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삶의 큰 고비 하나를 넘은 느낌입니다. 미흡하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신문에 연재했던 그림은 오는 9월 26일부터 2주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내 미루화랑과 피카소룸에서 전시회를 갖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평화신문, 2011년 8월 14일, 정리=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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