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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모세 오경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5 조회수7,507 추천수0

[성서의 세계 - 구약] 모세 오경

 

 

모세 오경이란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우리말로 “오경”이라 하는데, 이는 서구어의 펜타튜크(Pentateuch)를 번역한 말이다. 펜타(penta)는 다섯, 튜크(teuch)는 파피루스로 된 두루마리를 넣어 두는 항아리를 의미한다. 이 다섯 권을 유다인들은 토라(율법서)라고 불렀다(2역대 23,18,; 느헤 8,1-2). 이 명칭은 주로 이 책들의 내용과 관계되는데, 그 절반이 법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라”란 인간의 삶과 행동에 의무적인 근거가 되는 그러한 것이었다. 실제로 이 용어는 전례적인 세부 사항에 대한 가르침(레위 13,59; 14,2)에서부터 일반적인 교훈 및 가르침(출애 24,12)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그 말이 오경 속에 있는 법전들이나 율법집들만을 가리켰던 것 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주신 계사를 가리키는 말로서 사용되고 있다(여호 8,32; 23,6; 1열왕 2,3; 2열왕 23,25 등).

 

오경의 절반 가량이 법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그 나머지 설화 부분은 오경 전체에 신학적인 의미를 부여해 주고 있다. 이 설화 부분은 창조부터 아브라함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종교적 역사를 아주 일반적인 용어로 서술하고 있으며(창세 1-11장), 그 뒤 성조들의 역사(창세 12-50장)에 관해서 그리고 에집트 탈출에 관계된 사건들과 광야에서의 방랑(출애굽기부터 신명기까지)에 상당히 상세하게 대해서는 묘사하고 있다. 오경의 법률 부분의 바탕은 후자의 사건들 특히 시나이 계시에 있다. 율법 - 이스라엘의 모든 종교적, 윤리적, 사회적, 전례적 법을 포함한 율법 - 은 선택된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나타내 주고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실제의 형성 시기와는 관계없이 항상 시나이 계약에 관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의 역사 개념이 법 개념을 결정지은 것이다.

 

원래 히브리어로 된 성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할 때 그리스인들은 오경의 각 책의 내용을 드러낼 수 있는 명칭을 창안해 내었는데 현대어는 라틴어로 번역된 그리스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즉 오경의 첫 권인 창세기(創世記, Genesis)는 우주, 인류 및 하느님 백성의 기원을 묘사하며, 둘째 권인 출애굽기(出埃及記, Exodus)는 에집트에서의 탈출을 다루고 있다. 레위기(Leviticus)는 레위인의 책 또는 사제들과 그들의 임무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제사 의식서(祭祀儀式書)이다. 민수기(民數記. Numeri = Numbers)는 인구 조사 내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신명기(申命記, Deuteronomium = Deuteronomy)는 제2의(Deuteros) 율법(Nomos)을 반포한다는 뜻이다. 신명기의 내용을 보면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반포한 법을 모압 평야에 도착한 이스라엘에 다시 한 번 반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로부터 신명기를 첫 율법을 보충하는 제2의 율법이라 부르게 되었다.

 

오경의 각 책의 내용은 서로 얽혀 있으며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책들 속에서 우주의 창조에서부터 시작하여 모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이 하나의 연속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한 책 속에 나타나는 연월일은 다른 책의 연월일과 연관되어 있으며 연대순의 도식을 제시하기도 한다(출애 40,17이나 민수 1,1 등). 여호수아서는 모세의 죽음에 이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으며 또한 성조들에게 주어진 약속 빛 모세의 인도는 가나안 정복에서 완성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는 오경이 아니라 여호수아서까지 포함시켜서 육경(六經, Hexateuch)으로 분류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떤 이(M. Noth)는 신명기를 오경에서 따로 분리시켜 역사서와 결부시킴으로써 모세에서 시작하여 유배 시대에 이르는 대역사(역사서)의 서문으로 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오경이 아니라 사경(四經, Tetrateuch)으로 분류된다.

 

 

오경의 편집자들

 

오랫동안 오경의 저자가 모세라고 여겨져 왔다. 신약성서는 모세가 오경 전체를 기록했다고 한다(마태 18,7-8; 마르 12,25 참조). 요세푸스, 필로 그리고 탈무드도 모세가 오경을 기록하였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교회에서도 그런 전통을 이어받아 모세가 오경의 저자라고 보았다. 거의 17세기까지도 아무런 이의 없이 그런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성서를 비평적(批評的)으로 연구한 결과 오경은 익명의 책임이 판명되었다. 오경 안에는 그 저자에 대한 암시도 없고, 모세가 오경 전체의 내용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다는 암시도 없다. 그러므로 오경 자체보다는 전통이 더 저자를 결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모세의 작품으로 밝혀진 것은 몇 부분밖에 안된다(출애 17,14; 24,4; 34,27; 민수 33,2; 신명 1,5; 4,45 등). 오경 안에는 오경이 모세 시대 이후의 것임을 말해 주는 많은 구절들이 들어 있다(창세 12,6; 5,10-11; 14,14; 신명 1,1; 3,14; 34,1.10). 또한 오경 안에는 결코 한사람이 일관성 있게 썼다고는 볼 수 없는 문학상의 난점들이 나타나 있다. 예컨대 동일한 이야기가 되풀이되어 있고(창세기 1장 1절과 2장 4절 이하의 두 가지 창조 설화), 어떤 이야기가 갑자기 끊어지고 전혀 딴 내용이 그 뒤에 이어지다가 다시 그 이야기가 계속된다(민수가 16장 12절에서 15절의 연속은 16장 25절 이하이다). 또한 용어와 문체상의 불규칙과 모순(계약 체결의 산 이름이 시나이산과 호렙산 두 가지로 나타나고, 하느님의 이름이 야훼와 엘로힘 두 가지로 쓰임)이 들어 있다.

 

연구 결과오경은 네 가지의 자료들이 후대에 편집되어 생기게 된 편집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J, E, D, P가 그것이다. J자료(하느님의 이름을 야훼 즉 Yahweh 혹은 Jahweh로 사용한다.)는 기원전 10세기 중엽의 남부 지역의 것이며, E자료(하느님의 이름을 엘로힘 즉 Elohim으로 사용한다.)는 기원전 9세기 중엽의 북부 지역의 것이며, D자료(신명기 즉 Deuteronomy의 가르침과 동일한 노선을 유지한다.)는 기원전 7세기의 것이며, P자료(사제계 문헌 즉 Priestly document)는 기원전 6세기 중엽의 것으로서 제일 후대의 편집자인 사제계 저자들이 기존의 자료들을 모아 기원전 6세기경에 최종적으로 오경을 편집한 듯하다.

 

 

오경의 전체적인 체계와 내용

 

이스라엘의 역사에 있어서 결정적인 사건은 에집트에서의 탈출 즉 출애굽 사건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하느님의 크나큰 은혜였으며 그들의 신앙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오경은 바로 이 출애굽 사건을 그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서론격으로 천지 창조와 태고사(창세 1-11장) 그리고 성조사(聖祖史)가 붙게 된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에집트에서 구출하신 후에(출애 1-18장) 시나이산에서 그들과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인 계약을 맺으시고(19장, 24장), 그들이 이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도록 여러 가지 윤리적, 종교적, 의식(儀式)적 법들을 주시며(출애굽기 20장 l절부터 레위기 전체를 거쳐서 민수기 10장 10절까지), 약속된 땅을 향하여 광야 길을 인도해 주신다(민수 10,11-36,13).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이전에 하느님은 모세를 통하여 그들에게 다시 한번 설교식으로 법률을 주신다(신명기). 이렇게 오경은 주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은혜와 가르침(율법)에 대해 말해 주고 있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답은 역사서와 예언서에 잘 나타나 있다.

 

[경향잡지, 1992년 3월호, 박광호 베드로(대구 가톨릭 대학 교수 ·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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