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실

제목 [신약] 복음서 이외의 신약성경을 읽기 위한 사전이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6 조회수3,118 추천수0

[정영식 신부의 신약 성경 읽기] 12. 복음서 이외의 신약성경을 읽기 위한

 

 

예수가 어릴 때부터 공부하고, 또 전도 여행 중에 인용하고 사용했던 성경은 구약성경이었다. 예수의 제자들도 물론 구약성경을 기반으로 하느님을 이해했다. 예수와 그 제자들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구약성경만 있었다. 예수와 제자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리기 위해 구약성경을 인용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사도들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 이후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구약의 모든 예언들이 예수 안에서 성취되고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제자들은 성령강림을 통해 이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부활 사건 안에서 구약의 모든 예언들을 재해석하게 된다.

 

예수 부활 체험과 성령강림 이전에는 구약성경을 읽어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구나’‘이스라엘의 역사가 하느님과 함께 이렇게 흘러왔구나’ 정도로 생각하던 제자들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눈으로 구약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부활 사건을 체험한 제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인들을 선택해 온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 계획이 부활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예수 부활이 모든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예수 부활은 구약성경만 새롭게 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 부활 체험을 하게 되면, 또 나 자신도 부활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하게 된다. 그리고 삶 자체가 변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심지어 극심한 고통도, 불합리함도, 억울함도 예수 부활 체험 후에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이것은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지난 2000여 년간 부활을 체험한 수많은 이들이 고백한 사실이다.

 

신약성경은 이런 고백에서 탄생한다. 예수 부활은 놀라운 사건이다. 놀라움을 체험한 사람은 당연히 주위 사람들에게 그 놀라움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도들도 그 놀라운 체험을 용기 있게 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그 기쁨을 주로 ‘말’(言)로 전했다. 그런데 ‘말’은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 더 많은 사람, 더 넓은 지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글’이 필요했다. 그래서 예수 부활의 놀라운 체험은 ‘글’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세상에 전해지게 된다.

 

처음 글(메모들)이 남겨진 것이 예수 부활 후 약 20~30년경이다. 이렇게 여러 사람에 의해 적혀진 글들이 수집돼 정리(AD 60~100년)되는데 그것이 바로 복음서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서간 편은 좀 다르다. 부활의 놀라움을 체험한 사도들은 각지로 다니며 부활을 증거했다. 그런데 사도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게다가 당시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

 

사도들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소아시아와 로마까지 걸어서 전교여행을 다녀야 했다. 가야할 곳은 많은데 사람은 없고, 빨리 그리고 자주 방문해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었다. 지금이야 차로 공소 등을 방문할 수 있지만, 당시는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사용된 것이 편지다.

 

사도들은 편지를 보내서 이런 저런 당부도 하고, 예수 부활의 의미도 알리고, 올바른 신앙생활도 독려했던 것이다. 신약 성경의 서간들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다.

 

신약성경은 복음서와 서간 등 27권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초기 교회에는 이 27권뿐 아니라 많은 복음서와 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많은 복음과 서간을 정리할 필요가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단(異端)의 출현이다. 서기 150년경, 마르치온 등 다양한 이단이 생기면서 신자들은 올바른 가르침이 과연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했다. ‘이것이 옳다’ 혹은 ‘이것은 그르다’ ‘진정한 올바른 가르침은 이것이다’라고 분별해 줄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해서 예수님의 가르침이 확실한 것과 사도들의 편지가 확실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내용들만 선별하게 됐고, 그렇게 해서 정해진 것이 오늘날의 27권이다. 성 아타나시오 성인이 오늘날에 27권의 성경 목록을 작성했고, 교회는 3세기 말엽에 이 27권의 신약성경을 구약성경과 똑같은 권위를 지닌 것으로 확정했다.

 

27권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등 4권의 복음서. 로마, 코린토(1, 2), 갈라티아, 에페소, 필리피, 콜로새, 테살로니카(1, 2), 티모데오(1, 2), 티토, 필레몬, 히브리, 야고보, 베드로(1, 2), 요한(1, 2, 3), 유다 서간 등 서간 21권. 사도들의 행적을 담고 있는 사도행전 1권. 로마의 통치와 박해를 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요한 묵시록 1권이다.

 

[가톨릭신문, 2007년 4월 1일,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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