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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공정과 평화의 예언자 미가(미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1 조회수3,491 추천수0

[성서의 세계] 예언자 미가 - ‘공정과 평화’의 예언자 미가

 

 

미가 예언서는 열두 소(小)예언서 두루마리의 여섯 번째에 위치하고 있는 모두 7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예언서이다. 미가는 기원전 700년대 후반, 종교적, 사회적으로 총체적인 혼란에 빠져 있던 남왕국 유다에서 이스라엘의 잘못된 생활을 질타하면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참된 삶의 길을 제시하였던 예언자이다. 또한 예언서는 세상의 뭇민족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평화의 메시아를 전함으로써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미가 예언서의 말씀을 통해 우리 자신들의 삶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하느님의 참된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가르침을 배우며, 나아가 하느님의 놀라운 구원경륜을 만나게 된다.

 

 

1. 미가 예언자

 

예언자의 이름 미가는 ‘누가 야훼와 같으랴?’란 의미를 가진 미케아의 준말이다. 미가는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35Km 떨어진 작은 마을 모레셋 출신으로, 그가 시골에서 성장했다는 사실은 그의 선포 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당시 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에서는 다윗 계약(하느님께서 다윗 왕조의 정통성과 영속성을 보증해주심 : 2사무 7,1-17) 사상이 상대적으로 강조된 반면 시골에서는 이스라엘 신앙의 뿌리, 즉 출애굽 사건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한 이스라엘이 하느님께서 계시해 주신 십계명을 지키겠다고 맹세하였던 시나이계약 사상이 삶의 기준이 되었다.

 

따라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분의 영에 의해 공정과 능력으로 가득했던(3,8) 미가 예언자는 십계명의 근본정신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입각해 이스라엘의 죄를 밝히고 고발하게 된다.

 

 

2. 활동시기와 시대적 상황

 

이사야 예언자(740-701년)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미가는 남왕국 유다 임금 아하즈(735-716년)의 통치 후반기인 기원전 725년 경부터 히즈키야 임금시대(716-687년)에 걸쳐 예언직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그는 이스라엘 예언자들의 계보에서 기원전 8세기에 활동했던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모스, 호세아 그리고 남왕국 유다의 이사야와 더불어 문서예언자 첫 번째 세대에 속하며, 그 마지막 시기에 활동한 예언자임을 알 수 있다.

 

미가 예언자의 시대는 한마디로 격동의 시기였다. 예언자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예언활동을 시작하던 무렵인 기원전 722년, 이웃의 북왕국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의 침공으로 멸망하는 재난을 겪게 된다. 그 후 홀로 남게 된 남왕국 유다도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다가 기원전 701년,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의 침략을 받고 커다란 혼란에 빠져 든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는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켜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진실과 정의 대신 온갖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었으며, 종교적으로도 강대국 아시리아의 이방종교 유입과 물질적 풍요를 약속하는 우상숭배의 창궐, 맹목적이며 형식적인 종교생활로 말미암아 참된 야훼신앙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미가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죄악상을 엄중하게 고발하면서 하느님의 심판을 경고하고 있다.

 

 

3. 전체내용의 구조

 

미가 예언서는 전체적으로 볼 때 “심판”과 “구원”의 주제가 반복되는 이중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4. 예언서의 주요 내용

 

1) 이스라엘의 잘못된 삶에 대한 고발

 

미가 예언자는 먼저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삶의 규범으로 주셨던 계명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란 근본 정신에 입각해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을 고발한다. 원초적으로 이스라엘은 에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출애굽 사건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그분의 백성으로 새롭게 탄생한 공동체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그들이 체험했던 하느님의 사랑을 공동체의 이웃들 안에서 구현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이러한 삶으로써 그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가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사회생활에 있어 “공정”(3,9)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公正)이란 구약성서에 있어 정의(正義)와 같은 의미를 지닌 개념으로, 하느님과의 관계에 근거하여 공동체 안에서 질서와 공동선을 구현해 나가는 덕목을 말한다. 그러나 미가 예언자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하느님이 원하시는 공정이 아니라, 공동체의 인간 관계를 파괴하는 부정과 불의로 가득 차 있었다.

 

① 사회의 지도자

 

하느님의 백성을 공정하게 이끌어야 할 임금과 사회 지도자들이 선을 미워하고 악을 사랑하여 오히려 “사람들의 살갗을 벗겨 내고, 뼈에서 살을 발라낸다.”(3,1-2) 또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밭과 집을 빼앗아 버린다.(2,2) 이처럼 권력을 가진 이들이 자행하는 가난한 이, 약한 이들에 대한 착취와 수탈은 백성들의 삶을 철저하게 유린하는 가혹한 행위임을 예언자는 고발하고 있다.

 

② 예언자

 

예언자들은 “먹을 것이 있으면 평화를 외치지만, 저희 입에 아무 것도 넣어주지 않는 이들에게는 전쟁을 선포한다.”(3,5) 본래 예언자란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백성들을 참 삶의 길로 인도해야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주어질 경제적인 이익에 따라 제멋대로 말을 바꾸는 당시의 탐욕적인 직업 예언자들을 미가는 신랄하게 질책한다.

 

③ 사제

 

구약성서에서 제시하는 사제의 직분은 하느님과 백성들 사이의 친교와 일치를 이루는 제사를 집전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며, 그분의 축복을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제는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봉사하도록 불리움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당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앞서 먼저 금전적인 대가를 먼저 요구하는 사제들의 세속화 된 모습을 예언자는 지적하고 있다.(3,11)

 

이처럼 미가 예언자 당시 이스라엘은 지도층의 행태들이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듯이 사회의 참된 가치 기준인 공정이 상실되고 전도된, 총체적으로 타락한 공동체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2) 하느님의 심판

 

예언자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잘못된 삶이 마침내 하느님의 심판을 초래하게 되었음을 선포한다. 닥쳐 올 재앙의 때(2,3)에 “시온은 갈아 엎어져 밭이 되고, 예루살렘은 폐허가 되며, 하느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수풀 언덕이 되리라.”(4,12)는 것이다. 여기서 미가는 남왕국의 수도인 시온/예루살렘이 겪게 될 재난과 함께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의 종교적 중심이 되어 온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미가의 선포 말씀은 후에 하느님께는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성전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에 매달리던 백성들을 질타하며 성전 파괴를 선포했던 예레미야 예언자(예레 26,17-19)의 예형이 되고 있다.

 

3) 참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삶

 

미가 예언자는 하느님의 심판 선포와 함께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느님의 참된 백성으로서 살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그들의 회개를 촉구한다.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6,8) 예언자가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과 맺는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이며,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공정과 신의 그리고 겸손을 실천하는 삶이 바로 그것이다.

 

4) 하느님의 구원과 메시아 예고

 

미가 예언서는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심판하시는 것은 그들을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참된 백성으로서 정화되어 새롭게 태어나게 하시려는 것임을 암시하면서 하느님께서 장차 이루시고자 하는 구원을 전하고 있다. 예언서가 제시하고 있는 구원메시지 가운데 주목할 점은 하느님 구원의 대상이 이스라엘을 넘어서 세상의 뭇민족들에게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님의 집(성전)이 서 있는 예루살렘으로 모여 오게 될 백성들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어 그분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시온/예루살렘에서 나오는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들에게도 내려질 것’(4,2 참조)임을 고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며”,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고 사람마다 제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 지내게 될”(4,3) 평화를 이루게 되시리라고 전하고 있다.

 

나아가 예언서는 메시아의 오심을 선포하면서 구원 선포의 정점에 이르고 있다. 오실 그분은 다윗의 고향인 에브라다의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것이며, 하느님의 백성을 이끄시는 목자로서 세상에 평화를 결정적으로 구현하시게 될 것이다.(5,1-4ㄱ)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 보았던 미가 예언자는 오늘날 부정과 부패, 구조적인 악과 잘못된 관례가 만연해 있는 사회 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무엇보다 공정의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 사회생활 안에서 구현되어야 할 이러한 실천적 덕목은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한 응답이며, 따라서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겸손된 신의의 자세가 근본이 됨을 또한 일깨워 주고 있다.

 

나아가 예언서가 전하고 있는 평화이신 메시아에 대한 선포는 구약시대에서부터 세상의 구원을 안배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구속 신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 주고 있다고 하겠다.

 

[월간 빛, 2002년 7월호,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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