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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예언서 - 예언자, 그는 누구인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1 조회수6,562 추천수1

[성서의 세계] 예언서 - 예언자, 그는 누구인가?

 

 

“너희는 주님을 찾아라. 하느님의 법대로 살다가 고생하는 이 땅 모든 백성들아, 바로 살도록 힘써라....” 지난 연중 제4주일 미사, 말씀의 전례 때 제1독서로 우리가 들었던 스바니야書의 말씀이다.

 

스바니야書? 너무나 생소하고, 어떤 분들은 아예 처음 듣는 책이름이라 그 내용도 더 어렵게 느껴지고, 열심히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애만 태우기도 하셨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 책이 구약성서의 네 부류, 즉 1) 모세 오경, 2) 역사서, 3) 시서와 지혜서, 4) 예언서 가운데 어디에 속한 작품인가를 알아야 한다. 이것은 책이 담고있는 전체적인 내용과 문학형식의 특징을 파악하는 출발점이 된다. 스바니야서는 “예언서” 부류에 속하는 책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던 예언자들 가운데 “스바니야”란 예언자의 선포 내용을 기록한 책인 것이다.

 

그 다음은 예언자가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예언자는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안에서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예언자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이었고, 어떠한 신학적 메시지를 선포하였는지 전체적으로 아는 것 역시 예언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다 오늘날 많이 보급되고 있는 관련 서적들을 함께 활용하면서 스바니야 예언서의 구절들을 읽어 나간다면 참으로 풍부한 의미들을 발견하고, 묵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스바니야서를 예로 들어 살펴보았지만 예언서들에는 이사야, 예레미야와 같이 널리 알려진 예언자 이외에도 나훔, 하바꾹, 하께, 요엘 등 우리에게 생소한 예언자의 말씀이 담겨져 있는 책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예언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구약성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예언서의 주인공인 예언자들,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그 공통적인 특징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1. 명칭

 

일반적으로 구약의 예언자는 히브리어(나비)로 표현되며, Prophetes로 번역된다. 이때 접두어인 “Pro-”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예언자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는데, 1) -을 대신하여, 2) - 앞에서, 3) 미래에 대해 등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언자란 무엇보다 하느님을 대신하여 그분의 말씀을 전하는 자이다. 그리고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파견되어 청중들 앞에서 선포하였던 하느님의 사자(使者)인 것이다. 또한 예언자들이 선포한 내용은 본질적으로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청중들의 현재 삶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그릇된 삶의 결과로 인해 닥치게 될 하느님의 심판이나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하느님 구원의 약속은 내용상 미래적 차원을 아울러 함축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성서에서는 “선견자”(1사무 9,9; 아모 7,12) 또는 “하느님의 사람”(1열왕 13,22; 20,28) 등의 전통적인 표현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2. 예언자라 불리었던 인물들

 

“하느님의 말씀을 사람들 앞에서 전하는 자”란 의미로서의 예언자 칭호는 성서의 여러 인물들에게 적용되어졌다. 먼저 그랄에서 나그네 생활을 하던 아브라함이 예언자로 불리어졌으며(창세 20,7), 출애굽과 광야의 여정 가운데 모세는 하느님의 계시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전형적인 예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이스라엘의 마지막 판관으로서 왕조시대 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사무엘도 주님의 예언자로 불리어진다.(1사무 3,20). 한편 나단 예언자는 왕조의 정통성과 영속성을 약속하시는 하느님의 신탁을 다윗 임금에게 전하기도 한다.(2사무 7,1-17).

 

그러나 본격적인 의미에서 이스라엘 예언운동의 초석을 놓았던 인물은 바로 기원전 9세기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활동했던 엘리야와 엘리사이며, 그들의 전통은 소위 말하는 문서 예언자들에 의해 계승되어진다. 문서 예언자들이란 구약성서가 전하는 예언서의 주인공들로서, 기원전 8세기 중엽부터 수세기 동안 활동했던 그들의 선포 내용이 글로 기록되어 독자적인 책으로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예언자 역할의 결정적 완성은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예언자이심을 군중들의 입을 빌어 증언하고 있다: “이 분은 갈릴래아에서 오신 예언자 예수요”(마태 21,11).

 

 

3. 예언자의 특징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예언자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되어 그분의 말씀을 받고, 그에게 위탁된 말씀을 하느님을 대신하여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였던 하느님의 사자(使者)”라 정의할 수 있다.

 

1) 예언자는 하느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은 자

 

구약성서의 예언직은 전통적으로 하나의 특정한 지파나 가문에 의해 세습되었던 왕이나 사제들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즉 예언자들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직업이나 가문 또는 특정 지파를 초월하여 개별적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예를 들어 아모스는 큰 가축 떼를 관리하던 목양업자(아모 1,1; 7,14)였고, 이사야는 그의 언어적 특징이나 선포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예루살렘의 명문 집안 출신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예레미야는 베냐민 땅 아나돗에 살던 사제 힐키야의 아들이었으며(예레 1,1), 에제키엘 역시 사제로서 제1차 유배(기원전 597년)때 바빌론으로 유배 갔다 그 곳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예언자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에제 1,1-3). 이처럼 예언자가 개별적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소명 이야기는 특히 대 예언서들 안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이사 6장, 예레 1장; 에제 1-3장).

 

2) 예언자는 하느님 말씀의 선포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손 수 예언자의 입에 담아 주신다.(예레 1,9). 또한 하느님의 말씀이 적힌 두루마리를 받아먹은 예언자는 “내가 그것을 먹으니 꿀처럼 입에 달았다.”(에제 3,3)고 고백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하느님 말씀과 예언자 사이의 내밀한 일치의 관계와 함께 예언자가 체험했던 내적 충만함을 잘 묘사해주고 있다 하겠다.

 

이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예언자는 이제 그 말씀을 그분의 이름으로 선포하게 된다. 선포 방식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어진다.

 

첫째, 예언자의 입을 통해 말로써 선포된다. 이때 예언자는 그의 선포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이렇게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야훼의 말씀” 등의 정형화된 사자양식(使者樣式)을 사용한다.

 

둘째, 예언자의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 선포된다. 예를 들어 에제키엘 예언자는 예루살렘의 멸망과 이스라엘 백성이 겪게 될 시련과 고통을 상징적인 일련의 행동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에제 4-5장).

 

셋째, 예언자의 삶 자체를 통해 선포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 호세아 예언자는 바람기 많은 여인 고멜과의 결혼 생활을 통해 당시 우상 숭배에 빠져있던 백성들의 삶을 고발하고, 한결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였다.

 

3) 예언자는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된 자

 

예언자를 선택하여 부르시고, 사명을 부여하신 하느님께서는 종국적으로 그를 사람들에게로 파견하신다.: “내가 너를 보내면 너는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예레 1,7). 예언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기 원하시는 사람들에게 가야하고, 자기가 유익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이 아니라 하느님이 명령하시는 것을 선포해야 한다. 그러므로 예언자는 자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박해하는 사람들에게도 가서, 그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씀을 목숨을 걸고 전해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예언자에게 하느님은 당신께서 함께 하실 것임을 약속해 주신다. :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예레 1,8).

 

[월간 빛, 2002년 3월호,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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