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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정의로 심판하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사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9 조회수3,787 추천수0

[성경 속의 동식물] 정의로 심판하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사자


포효엔 강함이, 당당함엔 의로움이

 

 

- 피터 파울 루벤스의 '사자 굴에 갇힌 다니엘'. 사자는 정의로 심판하시는 하느님을 표상하기도 하고, 재앙을 가져오는 암흑 세력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백수의 왕' 사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름끼치는 포효와 함께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갈기가 아닐까. 암수를 구별하는 뚜렷한 표지가 되는 사자 갈기는 숫사자에게만 있다. 암사자는 먹이감을 사냥하고 숫사자는 침입자로부터 무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냥을 하는 암사자에게 갈기는 눈에 띄기도 쉽고 빨리 달리는 데도 오히려 방해물이 된다. 반대로 숫사자의 갈기는 적의 이빨로부터 목을 보호하는 방어 수단이 되는데, 싸움에서 갈기는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고 머리나 목이 받는 충격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인도에 분포하는 사자는 아시아 호랑이와 함께 고양이족 가운데 최대 맹수다. 사자는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크고 몸무게는 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100∼250kg정도가 나간다. 털 빛깔은 일반적으로 황갈색 또는 회갈색을 띠며 털 길이는 짧다.

 

갈기와 더불어 사자의 두드러진 특징은 암수가 모두 꼬리 끝에 술 모양으로 된 흑갈색 털송이가 있는 점이다. 암갈색 얼룩점은 어린 새끼 다리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이 얼룩점은 성장과 더불어 없어지지만 때로 늦게까지 남아 있다. 사자는 단거리를 시속 60km 정도로 달린다. 빠를 때는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다. 사자의 힘이 강하다는 것은 수컷이 갖고 있는 특유한 갈기로도 짐작할 수 있다. 이 갈기의 크기나 색채는 지역에 따라, 또 나이에 따라 다르다.

 

사자는 보통 10∼20마리가 일정한 영역에서 무리를 지어 산다. 사자들은 공동으로 무리 일부가 사냥감을 추적하고, 나머지는 잠복하고 대기했다가 덤벼들어 잡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나무그늘에서 쉬고 야간에 활동하면서 먹이를 찾지만, 종종 낮에 사냥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사냥감으로는 얼룩말, 영양, 기린, 물소, 멧돼지와 같은 것들이다. 사자는 한번에 평균 2∼3마리 새끼를 낳는다. 사자의 수명은 야생상태에서는 10~15년이지만 동물원에서는 25년까지 사는 것도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자를 태양신을 드러내는 표지로 생각했다. 또한 불가사의 한 힘으로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동물로 생각했다. 따라서 신전 문과 보좌를 지키는 파수꾼이 됐다. 앗시리아나 그리스 사람들은 여신 옆에 사자를 그려넣기도 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예수님이나 성인을 나타낼 때 사자가 함께 등장한다.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 서아시아, 인도 등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던 사자는 오늘날 초식동물과 서식지 감소 등 문명의 발달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다.

 

성경 시대 팔레스티나 지역에서는 사자가 흔했지만 현재는 멸종해 볼 수 없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자가 가축을 빼앗아가는 아주 잔인하고 거친 맹수라고 생각했다. 특히 멀리서도 들리는 사자의 울부짖음은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사자를 둘러싼 신화들이 많이 생겨났다. 재미있는 것은 성경에 나타나는 사자는 정의로 심판하시는 하느님 자신을 표상하기도 하지만(욥 10,16)  재앙을 가져오는 암흑 세력으로 비유되기도 했다는 점이다(1베드 5,8). 또한 사악한 자를 덤불 속의 사자(시편 10,9)로 묘사하고 임금의 분노는 사자의 으르렁거림(잠언 19,12)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유다 지파를 사자 새끼(창세 49,9)에 비유하기도 했고 사자들을 심판의 수단으로 표현하기도 했다(1열왕 13,26). 사자의 이빨, 발톱에 대한 언급은 온갖 종류의 공포감을 조성한다(1사무 17,37).

 

구약에 나오는 사자는 당당한 활보와 압도적 힘 때문에 적과 당당하게 싸우는 의인으로 묘사되기도 한다(잠언 28,1). 사자는 때로 용감하고 강하고 무자비하다고 묘사된다. 또 힘이 세지만 야만적인 면도 갖고 있다고 표현된다. 그래서 사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한 나라의 흥망성쇠, 선과 악, 전능함과 약함을 비유했다.

 

또한 삼손(판관 14,5-8), 다윗과 다니엘(다니 6,11-29) 같은 유명한 인물들이 모두 사자와 관계되는 것도 흥미롭다.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울부짖는 사자는 그리스도에 의해 죽은 자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했다.

 

[평화신문, 2006년 7월 9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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