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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해방과 강함의 상징 독수리: 이스라엘 백성을 날개에 태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9 조회수5,224 추천수1

[성경 속의 동식물] 해방과 강함의 상징 독수리


이스라엘 백성을 날개에 태워

 

 

- 서울 혜화동성당 전면에 있는 '최후의 심판도'(1961, 화강석 부조, 김세중ㆍ장기은). 이 작품에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성경말씀과 함께 4명의 복음사가가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사자는 마르코, 독수리는 솟구치는 영감을 글로 담은 사도 요한, 날개달린 남자는 마태오, 황소는 루카를 상징한다.

 

 

독수리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예리한 시력과 힘을 가진 육식성 새이다. 강하고 용맹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많은 나라의 문장에 독수리가 등장한다. 미국은 국가와 대통령 문장에 독수리 그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독수리 문장 사용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제국은 창공을 힘차게 나는 독수리를 제국과 황제의 상징으로 정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힘 있는 나라나 왕들은 독수리를 지배자의 상징으로 삼았다. 아마도 자신들도 로마 황제와 같은 권위를 누리고 싶다는 원의가 작용했을 것이다. 러시아 제국이나 나폴레옹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새들의 왕자인 독수리는 창공을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비행하는 맹금류다. 맹금류란 다른 동물을 포식하는 조류(鳥類)를 말한다. 모든 맹금류는 갈고리 모양으로 굽은 부리와 날카롭게 휜 발톱을 가지고 있다.

 

독수리는 창공을 최고 5㎞까지 날 수 있으며 날개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원을 그리며 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주 눈이 밝은 사람의 시력은 2.0 정도인데 독수리의 시력은 대략 6.0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정도 시력을 사람이 갖게 되면 1㎞밖에 있는 글자도 거뜬히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의 3~4배 범위 안에 있는 먹이들은 모두 독수리 한 마리의 포위망 속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독수리는 한 짝과 평생을 보내며 높은 나무 위나 바닷가 바위 언덕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돌본다.

 

독수리는 특히 강인한 훈련으로 자신의 새끼를 기른다. 어미 독수리는 새끼가 날개 깃이 나기 시작하면 등에 업고 높은 창공에서 떨어뜨린다. 그러면 새끼 독수리는 작은 날개 깃으로 사력을 다해 파닥거리면서 땅에 떨어진다. 새끼가 지면에 닫는 순간 어미 독수리는 날쌔게 새끼를 업고 다시 창공에서 비상해서 그 새끼를 다시 떨어뜨린다. 이와 같은 강인한 훈련을 통해 독수리는 창공을 가장 오래, 가장 높이 날 수 있는, 새 중에 왕자가 되는 것이다.

 

독수리는 날카로운 눈과 억세고 예리한 발톱으로 땅위 토끼나 들쥐를 잡아채며 절벽이나 높은 나무에서 먹이를 먹는다. 자연보호의 상징처럼 된 이들 맹금류는 숲의 먹이사슬에서 맨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보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성경에는 독수리가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 독수리는 이스라엘을 구한 상징적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 "너희는 내가 이집트인들에게 무엇을 하고 어떻게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왔는지 보았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나의 것이다"(탈출 19,4-5). 하느님은 그의 소유가 된 백성 이스라엘을 향해 "내가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내게로 데려왔다"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독수리 상징을 통해 하느님의 부성적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독수리는 약한 짐승이나 새, 살아있는 뱀을 먹이로 삼고 특히 썩은 시체를 즐겨 먹는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인다고 하셨다(마태 24,28). 이것은 로마에 의한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한 말씀으로 유명하다. 즉, 독수리가 먹이를 찾아내듯 유다인들을 찾아내서 파멸시킨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또한 독수리는 하느님 의지, 하느님의 뜻을 이룰 사람 또는 군대로서 하느님을 대리한 심판자로 비유된다. 그리고 독수리는 성경에서 강함과 신속함의 이미지(2사무 1,23)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먹이를 사냥하는 능력과 갑자기 공격하는 독수리의 습성 때문이다.

 

독수리는 악조건을 극복하는 높은 안목과 넓은 시야를 지닌 용맹스러운 새다. 독수리가 창공을 힘차게 높이 날듯이 우리 신앙의 날개도 높이 솟구쳐야 하겠다. 이제 우리의 날개로 다른 이들을 구원의 땅으로 데려와야 할 것이다.

 

[평화신문, 2006년 6월 11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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