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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승리와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 제대를 밝히는 올리브 기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9 조회수4,557 추천수1

[성경 속의 동식물] 승리와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


제대를 밝히는 올리브 기름

 

 

- 올리브는 이스라엘의  대표적 나무로 성경에서는 평화, 승리, 자유, 질서, 희망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사진은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서임 기념 식수로 지난 3월29일 로마 한국신학원에 심은 500년생 올리브 나무.

 

 

몇년전, 한 방송국에서 올림픽 특집으로 퀴즈를 냈다.

 

"우리나라 첫번째 금메달을 받은 선수의 머리에 씌워진 관은 무슨 나무로 만든 관일까요?" 

 

방송국에서는 '월계수 나무'가 정답이라고 발표했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올림픽 우승자의 머리에 씌워 주는 관이 월계수가 아닌 올리브 나무 가지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고대 그리스는 올림픽 경기 우승자에게 올리브 나무관을 수여했다. 이에 관한 그리스 신화가 있다. 한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여신 '아테네'가 싸웠다. 포세이돈은 평화와 다산의 상징인 군마를 만들었고, 아테네는 힘, 용기를 상징하는 올리브를 만들었다. 마침내 제우스는 여신 아테네에게 승리를 선언했다.

 

그래서 올리브는 평화, 승리, 자유, 질서, 희망의 상징이 됐다. 일반적으로 아테네의 경제력은 올리브 재배로 좌우했다. 그래서 외적이 공격해오면 우선 올리브 농장부터 짓밟았다고 한다. 이것도 올리브가 평화와 결부돼 있는 원인이 된다. 지금도 이탈리아에서는 문에 올리브 나뭇가지를 걸어놓는 풍속이 있다. 그러면 악마가 침범하지 않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전의 개신교 성경은 "노아 홍수가 끝난 후 비둘기가 감람나무 이파리를 물고 왔다"고 기록했다(창세 8,11). 그러나 이것은 옳은 번역은 아니다. 한문 성경이 올리브를 감람으로 오역한 것을 그대로 감람나무로 국어로  번역해서 생긴 오류였다. 사실 올리브와 감람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고 식물학상으로 엄연히 다른 나무이다. 그래서 공동번역에서는 감람나무를 '올리브 나무'로 고쳤다.

 

올리브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재배했다. 근래에는 1만년 전에도 올리브 나무가 지구에 있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올리브는 이스라엘의 중요 농산물인 동시에 교역품이기도 했다. 그래서 모세는 올리브 재배자에게는 병역의 의무를 면제해 주었다. 또 솔로몬왕은 예루살렘 성전을 지을 건축재를 구할 때에 올리브유로 그 대가를 지불했다.

 

올리브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로, 그 열매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빵과 함께 즐겨 먹는다. 일반적으로 올리브는 생장이 느린 상록수로서 심은 지 10~15년 뒤에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일단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나무 수명은 무척 길다. 그래서 올리브는 수백 년씩 수확할 수 있는 경제성이 높은 나무다. 

 

올리브 나무는 목재 성질이 굳어서 건축재보다 장식용 조각재로 많이 쓰인다. 올리브 나무는 무늬도 곱고 향기가 있어서 솔로몬이 성전 건축 때 지성소의 입구 문짝과 문설주, 그리고 언약궤를 지키는 그룹을 조각했다(1열왕 6,23-33). 올리브기름은 식용, 의료용, 화장품, 공업용 등 용도가 다양하게 쓰인다.

 

특히 올리브기름은 종교의식에 중요하게 사용했다. 모세가 아론에게 거룩한 옷을 입히고 성별할 때 사용한 것도 올리브기름이었다(탈출 40,13-19). 또한 제단에 불을 밝힐 때에도 올리브기름을 사용했다(출애 27,20). 이슬람교도가 지중해 연안으로 진출하면서 그리스도교 지역으로의 올리브기름 반출을 막자, 그리스도교는 올리브 기름대신에 양초를 사용해 제단에 불을 밝히게 됐다. 

 

올리브는 막대기로 나무를 두들겨서 떨어진 열매를 주워 수확했다. 그런데 올리브를 수확할 때에 한번 지나간 가지는 다시 손대지 말라고 율법에 규정했다(신명 24,20). 남은 것은 가난한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의 몫이라고 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다음 해 감을 수확할 때까지 까치 몫으로 나무 꼭대기에 달린 감 몇개를  남겨 놓은 정겨운 모습이 떠오른다. 올리브가 사랑과 평화의 대명사로 불린 만한 대목이다.

 

[평화신문, 2006년 6월 4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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