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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예수님 시대에는 어떻게 혼인했을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4,750 추천수0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예수님 시대에는 어떻게 혼인했을까?

 

 

사흘째 되는 날,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요한 2,1-8).

 

 

혼인,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

 

동양에서는 예부터, 사람이 일생동안 단계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통과의례의 하나인 혼인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고 가르치셨으며, 직접 혼인 잔치에 참석하여 신랑 신부를 축복하셨습니다. 또 당신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로, 당신의 하느님 나라 선포를 이미 도래한 천상의 혼인 잔치로 비유하셨습니다(마태 9,15; 25,1; 요한 3,29 참조).

 

 

혼인의 첫 단계인 약혼

 

유다인 남자는 성인이 되는 열세 살부터 스무 살에, 여자는 보통 열두 살 정도에 혼인했습니다. 주로 중매로 배우자를 찾았는데, 이는 양가에 흥정이 오간 뒤에 가족이 결정하였습니다. 혼인이 성사되면 신랑과 증인은 신부에 대한 신랑의 경제적·사회적 책임이 규정되어 있는 혼인 문서에 서명하고, 신부의 가족에게 일정액을 지불했습니다. 신랑 신부는 약혼으로 합법적 부부가 되지만 동거와 동침은 하지 않았습니다. 처녀는 1년, 과부는 한 달인 약혼 기간이 지나야 혼례를 하였습니다.

 

 

성대한 혼인 잔치

 

혼례는 주로 저녁에 치렀는데, 신랑 신부는 화려하게 치장을 했습니다. 손님들도 가장 좋은 옷으로 단장했습니다.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것은 모욕으로 간주되었습니다(마태 22,11-13 참조). 신랑 신부를 축복하는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등불을 밝혀 든 혼인 행렬을 따라, 신부는 신랑의 집으로 갔습니다.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1 참조)는 이러한 혼인 풍습을 알게 해 줍니다.

 

손님들은 식사 전 정결 예식으로 손을 씻었습니다. 이때 율법상 부정을 타지 않는 돌항아리에 물을 담아 손발과 접시 따위를 씻는 데 사용했습니다. 한 동이는 대략 40ℓ이니, 두세 동이면 80-120ℓ로 700㎖짜리 마주앙(미사용 포도주) 114-171병에 해당합니다.

 

부모와 친지들의 축복을 받은 신랑 신부는 신방에 들어가고, 신부의 처녀성을 증명하는 속옷은 따로 보존하였습니다. 신랑의 친구들은 신부를 맞이한 신랑의 환호성을 듣고 함께 기뻐하며, 이에 대한 증인도 되었습니다(요한 3,29 참조).

 

포도주는 유다인에게 즐거움의 상징으로 잔치에서 큰 구실을 합니다. 혼인 잔치가 일주일이나 계속되었다는 관습을 생각하면, 잔치에 내놓는 포도주가 상당히 많은 양이었을 것입니다. 잔치 도중 포도주가 떨어지는 것은 손님을 잘 대접해야 할 주인에게 커다란 수치였습니다.

 

오늘날 많은 전통 의식의 틀이 무너지고 혼인에 대한 가치관이 적잖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혼인은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견고한 제도입니다. 사랑으로 결합한 그리스도와 교회의 예를 모범으로 삼은 그리스도 신자 부부의 사랑은 본질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며, 이는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인 가정을 하느님의 뜻 안에 더욱 견고하게 일치시키는 힘이 됩니다.

 

[성서와 함께, 2013년 1월호(통권 442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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