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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리 상식: 미사 때 왜 포도주에 물을 섞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22 조회수46 추천수0

[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미사 때 왜 포도주에 물을 섞나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첫 표징을 일으키셨습니다. 교회는 이 표징을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때’를 이미 예고하고 있으며,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피로 변한 새로운 포도주를 마시게 될 하느님 나라 혼인 잔치의 실현을 나타낸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35항)고 가르칩니다. 이처럼 물과 포도주는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 신비의 중요한 상징으로 지금까지 거행되고 있습니다.

 

성찬 전례의 예물 준비 기도에서 사제는 ‘성작에 포도주를 붓고 물을 조금 따르면서’, 속으로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하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문을 좀 더 라틴어 원문에 가깝게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이 물과 포도주의 신비로운 표징으로 저희도 그리스도의 신적 본성에 함께하게 하소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인간 본성에 기꺼이 참여하셨나이다.”

 

이 경문을 더 이해하기 위하여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의 한 단락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퀴나스는 그의 주저 《신학대전》 III부 74문에서 성체성사의 재료들에 관하여 논하며, 제6항에서 포도주에 물을 섞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첫째로, 바로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제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잠언에서 “너희는 와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술을 마셔라.”(9,5)고 하였듯이,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축제 때 포도주에 물을 섞어서 마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성목요일에 사도들과 마지막 파스카 축제 만찬을 나누시며 성체성사를 제정하실 때, 유다인들의 관습대로 포도주 잔에 물을 섞으셨습니다.

 

둘째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요한복음 19장 34절은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고 전합니다.

 

셋째로, 물은 그리스도교 백성을,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작 안에서 물이 포도주와 섞이는 것은 백성들이 그리스도와 하나 됨을 뜻합니다.

 

넷째로, 성체성사의 궁극적인 효과는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탈출기 17장에 모세가 광야에서 바위를 쳐서 백성들에게 물을 먹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모세가 바위를 건드리자 물이 터져나와 백성들이 생명을 얻었듯이, “성작 속으로 떨어진 물은, 영원한 생명을 향해 샘솟는다.”는 암브로시오 교부의 말씀을 인용하며, 토마스 아퀴나스는 사제가 성작에 물을 넣는 것을 사막에서 모세가 바위를 건드려 물을 터뜨린 탈출기의 장면과 연관시킵니다.

 

이렇게 교회가 거행하는 전례에는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풍부한 상징과 깊은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연중 시기에 그리스도의 공생활을 따라가며 그분의 모든 말씀과 행적을 묵상하면서 그분의 신적 본성과 인간적 본성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2025년 1월 19일(다해) 연중 제2주일 서울주보 6면, 김상욱 가브리엘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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