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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인쇄

한자 結婚
영어 marriage

   1. 사회적 제도로서 ① 의의 : 결혼은 남녀가 부부관계를 맺는 행위 또는 부부관계에 있는 상태로서 보통 전자의 뜻으로 사용된다. 결혼은 혼인 당사자의 성적 심리적 경제적인 결합을 뜻하는 중요한 행위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그 사회의 기초적 구성단위인 가족과 가정을 형성하는 단서가 되며, 더 나아가서는 종족 보존의 중요한 기능도 가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가 어떤 형태로든지 결혼을 승인하고 이에 대하여 법적인 규제를 하는데, 그 형태는 각 사회의 경제적 종교적 민족적 요소에 따라 다르다.

   ② 형태 : 일반적으로 네 가지 형태가 인정된다. ㉮ 일부일처혼 : 문명사회의 원칙으로 되어 있는 1남 1녀의 결혼이다. 한 쌍의 남녀와 그 자녀들은 인간사회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집단인 핵가족을 형성한다. ㉯ 일부다처혼 : 1인의 남편이 여러 명의 아내를 거느리는 혼인이다. 이 혼인의 형태는 남성의 성적 욕구보다는 노동력을 강화하려는 경제적인 요인이 크다. 제2, 제3의 아내들도 정식결혼에 의한 아내이며 단순한 애인과는 구별된다. ㉰ 일처다부혼 : 이 형태는 매우 드물다. 여자가 아주 부족한 곳에서 여자가 어느 남자와 결혼하면, 남편의 남동생들의 공동 아내가 되었다. ㉱ 다부다처혼 : 이 형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서 시베리아의 추크치족이나 호주의 디에리족 등의 경우도 개인적 부부관계가 어느 특정 집단 전체에 확대되었음에 불과하다.

   2. 성소로서 : 모든 사람들은 혼인에도 불렸으니 하느님의 명령, 즉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창세 1:28)는 말씀은 아담 안에서 모든 민족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만 자연적인 명령일 뿐 아니라 신구약과 유태인, 그리스도교 전통, 그 밖의 종교적 의식 속에서도 자연적 및 초자연적인 신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혼하는 사람은 그리스도 신비체의 거룩함과 초자연적인 기능에로 특별히 불린 생활양식이나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제성소와 수도성소와 비슷하게 “그리스도 신자 부부는 그 신분의 의무와 존엄성을 위하여 특수한 성사로 견고케 되는 것이니 말하자면 축성되는 것이다. 이 성사의 힘으로 신자 부부는 혼인과 가정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들의 전 생애를 신·망·애 삼덕으로 채워 주는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충만하여 날로 더욱 자기 완성과 상호 성화에 전진함으로써 공동으로 하느님영광을 드리게 된다.”(사목헌장 제48항)

   3. 결혼의 목적 ① 성서교부들 : 창세기 1:26-28에서는 남녀의 결합이 자녀 출산이라는 관점에서 명백히 서술된다. 반면에 창세기 2:18-24에서는 남녀의 성본능과 결혼문제가 개인 자신의 행복과 개인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예언자들의 설교하느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계약관계를 표현하기 위하여 혼인의 상징을 택함으로써 부부애를 간접적으로 찬양한다(호세 1-3장, 예레 2:2, 3:1-13, 이사 54:4-8, 에제 16, 23장). 공관복음서(마태 22:30, 루가 20:34-36)에서는 자녀 출산이 함축적으로 결혼의 주요한 목적으로 나타난다. 혼인에 관한 교부들의 주된 관심사의 하나는 혼인의 신성함을 옹호하는 데 있었다. 유스티노(100?~163/7)는 자녀를 얻기 위해서 혼인한다고 하였고, 이레네오(140?~202)는 인류 번식을 위하여 제정된 혼인제도를 옹호하였다. 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150?~215)는 자연 출산이 혼인의 주요 목적이며 부부상조는 제2차적인 목적이라 하였다. 오리제네스(183?~245)는 부부행위는 자녀 출산을 위한 것이라고 하였고, 요한 크리소스토모하느님은 자녀 출산을 목적으로 혼인을 제정하셨는데 이제는 인류번식이 충분히 이루어졌기에 정욕을 치료하는 것이 혼인의 주요 목적이라고 하였다. 아우구스티노(354~430)는 자녀 출산, 부부의 상호 신의 및 혼인의 성사성이라는 혼인의 삼선설(三善設)을 논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혼인의 선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혼인의 목적이라 할 수는 없고 자녀 출산만이 혼인의 목적으로 간주될 수 있다.

   ② 중세의 스콜라학파 : 초기 스콜라학파의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원죄를 전후로 하는 혼인제도와 혼인의 이중목적을 논한다. 라온의 안셀모(1050?~1117)는 혼인의 목적을 자녀 출산, 간음을 피하는 것과 부부애의 증진이라고 본다. 생 빅톨의 푸코(?~1141)는 혼인의 주된 목적은 부부애이며 인류의 번식은 이 목적에 추가되었다고 보지만, 부부애에 대한 그의 개념은 다분히 신비적이다.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전통적인 견해들을 종합하여 혼인의 목적에 관한 종합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자연은 종의 향상과 보존을 추구하며, 종의 선은 개체의 선보다 우위를 차지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근거로 혼인의 제1차 목적은 자녀 출산과 교육이라 하고 그 이외의 것들은 제2차적 목적이라고 본다. 그의 이와 같은 제1차적,제2차적 목적론은 후대에 고전적인 혼인의 목적론이 된다.

   ③ 교황들의 가르침 : 교황 비오 11세는 1930년 12월 31일자의 회칙 <정결한 혼인>(Casti connubii)에서 자녀 출산과 교육이 혼인의 제1차적 목적이라 천명하고 부부애와 상호 부조 등은 제1차적 목적에 종속되는 제2차적 목적임을 강조한다. 비오 12세도 1951년 10월 29일 이탈리아 조산원들에게 이와 비슷한 의견을 말씀하신다. 바오로 6세는 1968년 7월 25일자의 회칙 <인간의 생명>에서 혼인의 목적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다만 간접적으로만 다룬다. “부부는 그들에게 독립적이며 고유한 자신을 서로 주고 받음으로써 서로 자기를 완성하려는 인격의 교류를 이루며 새로운 생명의 창조와 교육을 위하여 하느님과 협조하는 것이다.”(제8항). “부부행위는 비록 부부가 뜻하지 않은 이유 때문에 임신이 안 될 것을 미리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부부의 결합을 표시하고 견고케 하는 목적을 내포하는 것이므로 언제나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어떠한 부부행위든지 인간생명을 출산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바이다.”(제11항).

   ④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 : 혼인의 목적에 관한 가르침은 특히 사목헌장 48~50항에 잘 나타나 있다. 혼인의 목적에 관하여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표현인 제1차적 목적 및 제2차적 목적이라는 문구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의회는 이러한 표현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혼인제도의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 가지 가치와 목적을 부여하셨기 때문이다.”(제48항) 라는 표현은 나타나고 있으나 이들 여러 가지 가치와 목적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열거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들 가치와 목적들 간의 서열도 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이 모든 가치와 목적은 인류 존속, 가정 구성원의 인격 향상과 영원한 운명, 가정 자체와 온 인류사회의 존엄성과 영속성, 평화행복 등에 극히 중요한 것이다.”라고만 부언한다. 그러나 공의회 문헌에도 여러 곳에서 전통적인 견해를 엿볼 수 있다. 즉 “혼인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을 받아 쓰는 셈이다.”(사목헌장 48항). “혼인과 부부애는 그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과연 자녀들은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며 부모행복을 위해서 크게 이바지한다”(사목헌장 제50항).

   4. 본질적 특성 : 결혼의 본질적 특성은 단일성(單一性)과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이다. 이 특성들은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결혼에 있어서는 성사(聖事)에 의하여 특별히 강화된다. 이들은 자연법과 실정적 신법이 결혼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요청하는 특성들이다.

   ① 단일성 : 결혼의 단일성이라 함은 타(他)의 결합을 배제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결합을 말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다른 제2의 혼인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완전 단일'이라 하고, 선행하는 결혼이 정당하게 해소됨으로써 새로이 다른 혼인을 맺는 경우는 '불완전 단일'이라고 한다. 혼인은 어디까지나 부부간의 인격공동체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혼인제도는 일부일처이어야 한다는 것이 하느님께서 원래 바라신 뜻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일부다처혼은 인간윤리의 성숙과 함께 폐기되어 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께서는 이 사랑(부부애)을 당신 은총으로 특별히 고쳐 주시고, 완성하시고, 높여 주셨다. … 서로의 신의로 보장되고, 특히 그리스도의 성사로 성스럽게 된 이 사랑은, 역경과 순경에 몸과 마음이 갈릴 수 없도록 충실하며 온갖 간통이나 이혼에서는 거리가 먼 것이다. 서로의 완전한 사랑 속에서 남편이나 아내에게 평등하게 인정해야 할 인격적 존엄성은 주께서 확인하신 혼인의 단일성을 밝혀 준다”(사목헌장 제49항).

   ② 불가해소성 : 혼인은 원래 나눌 수 없는 공동체로 제정되었다. 모세가 유태인들에게 이혼장을 써주면 이혼할 수 있다고 했던 것(신명 24:1-3)은 그들의 마음이 완고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혼인의 원칙을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혼인의 불가해소를 선언하셨다(마태 10:10-12, 19:6, 마르 10:6). 이에 대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혼인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을 받아 쓰는 셈이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는 혼인계약으로써 '이미 둘이 아니요 한 몸이 되었으니'(마태 19:6) 인격과 행위의 깊은 결합으로써 서로 도와주고 서로 봉사하며 이로써 자신들의 결합의 의의를 체험하며 날로 더욱 깊게 한다. 이 깊은 일치는 인격과 인격의 상호 교환이므로, 자녀의 행복이 요구하듯이, 부부의 완전한 신의와 그 일치의 불가해소성을 강요한다.”

   5. 그리스도교 혼인의 특성인 성사로서 : 혼인은 본질적으로 거룩한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께 그 기원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인류의 존속을 위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자 사이의 혼인은 그리스도에 의하여 성사의 품위가 주어졌다. 이에 대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사랑의 천상 원천에서 솟아나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일치를 모델삼아 구성된 이 다각적 사랑에 풍부한 당신 축복을 내리셨다. 일찍이 하느님께서 사랑과 충실의 계약으로써 당신 백성을 도와 주셨듯이, 지금은 인류의 구세주이신 교회의 정배께서 혼인성사로써 신자 부부를 도우러 오신다. 그들과 함께 계시며 당신이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부부도 역시 서로의 애정과 변치 않는 충실로 서로 사랑하도록 도와주신다. 진정한 부부애는 하느님사랑에 흡수되어 그리스도의 구원 능력과 교회의 구원활동으로 지배되고 풍요해진다.

   이리하여 부부는 효과적으로 하느님께로 인도되고 부모의 숭고한 임무수행에 있어서 도움과 힘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자 부부는 그 신분의 의무와 존엄성을 위하여 특수한 성사로 견고케 되는 것이니 말하자면 축성되는 것이다. 이 성사의 힘으로 신자 부부는 혼인과 가정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들의 전 생애를 신망애 삼덕으로 채워 주는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충만하여 날로 더욱 자기 완성과 상호 성화에 전진함으로써 공동으로 하느님영광을 드리게 된다.”(사목헌장 제48장). 혼인계약을 맺는 사람들은 신랑과 신부이므로 이들만이 성사의 집행자가 될 수 있다. 세례받은 양당사자가 혼인을 참으로 맺고자 한 때에는 혼인의 성사성에 대한 불인식이나 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성사적이 되며, 따라서 유효한 혼인을 맺을 의사를 가진 때에는 묵시적으로나마 성사를 받을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교회법 제1099조 참조). 혼인성사에 있어서 질료형상을 구분하는 문제는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다. 통설에 의하면 혼인성사의 원인(遠因)은 육체에 대한 권리이고 근인(近因)은 안전한 생활, 평생공동체의 예비행위로서 서로가 의사를 주고 받음에 있어서 사용하는 언어와 표시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형상은 서로가 자신을 주고 받음을 표시하는 언어와 표시인 것이다. (金正男)

   [참고문헌] W. La Due, Conjugal Love and the juridica structure of christian marriage, Jurist 34, 1974, pp.36~67 / G. Lesage, The consortium vitae conjugalis: nature and applications, St. Can 6, 1973, pp.99~113 / J. Ratzinger, Zur Theologie der Ehe, Th Q 149, pp. 53~74 / E.J., Kilmartin, When is Marriage a Sacrament?, TS 34, 1973, pp.275~286 / D, O'Callagham, Die Sakramentalitat der Ehe, Conc.(D) 6, 1970, pp.348~352 / E. Rosser, Zur Problematik des Willens zur Unaufloslichkeit der Ehe in dogmatisches Sicht. Ehe-Sakrament in der Kirche des Herrn, Hrsg V.K. Reinhardt u. H. Jedin, Berlin 1971.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