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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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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啓示
라틴어
revelatio
영어
revelation
1.
종교학
적 의미 : 계시(啓示)란 말마디는 어원적으로 '드러나다', '나타나다', '열어 밝히다'(revelare)라는 동사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계시'란 일반적으로 어떤 '감추어져 있는 것', '가려져 있는 것'이 '자기를 드러내다', '자기를 나타내다', '자기를 열어 밝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종교에 있어서 그 토대가 되는 것은 '거룩한 것'(聖, Das Heilige)이다. 따라서
종교학
적으로 볼 때, '계시'라는 개념은 흔히 '거룩한 것'이 '자기를 드러내다', '자기 자신을 열어 밝히다'(聖顯, Hierophania)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① '거룩한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神秘, Mysterium)이다. 다시 말해서 '거룩한 것'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감추어 두고 있다. 어둠의 장막 속에서 자기 자신을 숨겨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
인간
은 '거룩한 것'을 있는 그대로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다. 우리
인간
이 일상 생활에서 접촉하고 있는 사물 또는 사건들은 드러나 있다. 감추어져 있지 않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나타내고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 모두가 '속(俗)된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
이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속된 것'이며, 또한 '속된 것'의 영역에 속한 것들이다. 이와는 달리 '거룩한 것'은 그 자체로 자기 자신을 감추어 두고 있다. 어둠 속에서 자기 자신을 숨겨 두고 있다. 우리
인간
은 이 '거룩한 것'을 결코 직접적으로 있는 그대로 경험하거나 체험할 수 없다.
② 이 '거룩한 것'은 때때로 그리고 예외적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 일정한 장소, 일정한
역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열어 밝힌다. 그러나 '거룩한 것'은 이 때 자기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자기 자신을 나타낸다. 다만 다른 것 즉 '속된 것'을 매개로 해서만이 자기 자신을 열어 밝혀 준다.
'거룩한 것'은 때로는 일정한 사물(事物) 즉 나무 · 바위 · 하늘 등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 따라서 우리
인간
은 이들 사물을 통해서 '거룩한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흔히 오래된 고목나무 앞에서 또는 커다란 바위 앞에서 엎드려 절하는 것은, 그들이 바로 이 나무 또는 바위를 통해서 '거룩한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늘을 두려워하고 경천사상(敬天思想)을 갖게 되는 것은, 그들이 바로 하늘을 매개로 하여 '거룩한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거룩한 것'은 또한 때때로 일정한 사건 그리고 그 사건과 관련되는
인간
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열어 밝혀 준다. 사람들이 흔히 어떤
인간
즉
예언자
나
성자
(聖者)를 두려워하고 경외(敬畏)하는 것은, 그들이 이러한
예언자
나
성자
를 통해서 '거룩한 것'을 얻어
만나
기 때문이다.
③ 이와 같이 '거룩한 것'은 그것이 자기 자신을 드러낼 때에는, 언제나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역사
속에서 자기 자신을 한정시키게 된다. 다른 사물이 아닌 바로 이 '사물'에, 그리고 다른 사건이 아닌 바로 이 '사건'에 제한하여 자기 자신을 나타낸다. 그리하여 다른 나무가 아닌 바로 구체적인 이 나무만이 '거룩한' 나무로, 그리고 다른 사건이 아닌 바로 구체적인 이 사건 만이 '거룩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또한 다른 사람 아닌 바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이 사람만이 '거룩한'
인간
[聖者]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은, 또한 이러한 사실에 대한 경험은
역사
적으로 일정한 형태의 종교들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 결과로
세상
에는 다만 하나의 종교가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종교들이
존재
하게 된다. (鄭達龍)
[참고문헌] M. Eliade, The sacred and the profane, New York 1961 / F. Heiler, Erscheinungsformen und Wesen der Religion, Stuttgart 1961 / G. Van der Leeuw, Phanomenologie der Religoon, T?bingen, 1956 / R. Otto, Das Heilige, Munchen, 1963 / M. Scheler, Vom Ewigen im Menschen, Bern-Munchen 1968 / B. Welte, Religionsphilosophie, Freiburg 1978.
2.
성서
적 의미 :
그리스도교
의 계시 개념은 여타 종교에서 이해하고 있는 계시 개념과 일치하고 있지 않음을 미리 밝혀 둔다.
성서
안에서는 계시자인 '거룩한 것'이 '거룩하신
야훼
하느님'으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즉
성서
적 계시는 가장 거룩한
존재
자로서의 인격적 신(神)이
자유
로이 자기자신을 드러내신다는 데에 그 특색이 있다. 그러나
성서
안에서 '계시'를 표현하는 용어는 단일하고 명확하기보다 다양한데, 이는
성서
가 계시에 대한 개념 내지 반성보다는 계시의 사실과 그 사건 자체를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성서
적 계시는
역사
적 행위 안에서 완성된다. 왜냐하면 거룩한 하느님은
시간
의 제약 안에 들어오셔서 천천히, 점진적으로 인류에게 자신을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①
구약성서
:
구약성서
는 스스로 추상적 사고단계 내에서 하나의 신을 유출해 내고 있지 않다.
구약성서
는 오히려 신이 자신을 스스로 계시하시기를 원하셨을 때에만 비로소 신은 인식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신명 4:32 이하).
하느님의 계시는
선택
된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실질적인 삶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계시에 의해 생존을 유지하였다. 그래서 하느님은 자신의 이름을(이사 64:1 이하), 자신의 권능을(예레 16:21), 자신의 위대한 일을(하바 3:2), 자신의 도우심(시편 98:2)을 계시하시며, 그것들만이 유일무이한 것임을 알리고 계시다. 그런데 하느님의 계시는 바로
역사
내에서 발생하므로,
인간
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역사
는 하느님 계시의 대상이요
수단
이 된다. 하느님은 특정 인물들을 통하여(아브라함,
모세
,
예언자
들) 자신을 계시하시며, 또한 폭풍이나 구름, 기둥, 불기둥, 나무소리, 바람소리 등의 형태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시는데, 이는 하느님이 이 세계 내에서 매개물을 통하여
인간
에게 자신을 알리시는 형태들로서, 하느님 계시의
역사
관련성을 표현하고 있다(출애 19:16, 14:24, 2사무 5:24, 1열왕 19:12,
시편
8:4, 19:2). 또한
계약의 궤
, 천막,
성전
, 하느님의
지팡이
,
희생
제물 등이 계시의 특정장소로 등장하는 것은 계약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
하시는
역사
내에서의 하느님
의지
의 계시를 현시함이다. 그러므로
역사
는 동시에
인간
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장소가 된다. 즉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역사
를 이루어 나가시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야훼
임을 백성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심이다(예레 31:34, 에제 36:38, 37:28, 이사 43:10). 하느님의 자기 계시는 순수
인간
적 지성으로는 깨달을 수 없는 바
역사
라 칭하여지는
인간
적 성취 안에서 비로소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역사
내 행위자로서의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 및 온 세계백성을 위한
약속
으로 자신을 계시하고 계신다(미가 4:5, 6:3 이하, 예레 11:5,
신명
4:37, 출애 32:13, 이사 41:8 이하, 창세 9:1).
②
신약성서
:
신약성서
는 결정적 계시자로서의
예수
에게로 집중되어 있다. 계시관에 입각하여
신약성서
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약의
약속
이 충만되었음을 기술하고 있다.
요한
에게 있어서
예수
는 빛이고
진리
이며 계시자이다. 그러나
바울로
에게 있어서 그리스도는 하느님
신비
의 내용-계시된 자-이 된다. 어쨌든 '계약',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의 백성' 등의 신·구약의 근본 개념들은
신약성서
의 여러 귀절들을 통하여 결국
구약성서
의 옛 계약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약속
이
구약성서
의 하느님 상(像)과 함께 새로운 계약인 그리스도 안에서(에페 3:6) 계시의 충만으로 주어지고 있음을 지시하고 있다.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는
이스라엘
역사
와 그리스도가 연결됨을 기술하고 있고(로마 9장 이하), 구약의 구절들을
요한
복음(3:9)은 아드님의 증거로서 얘기하고,
갈라디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3:15)는
신앙
인들을
아브라함
의 유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신약성서
의 진술들은 모두
예수
가
구약성서
의
약속
이 충만된 하느님의 계시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예수
는 하느님의 계시이다. 왜냐하면
예수
는
구세사
안에서 모든
약속
의 충만이기 때문이다.
예수
의
부활
은
인간
의 삶은 원하시는 생활하신 하느님의 자기 계시이다. 하느님은
약속
의 말씀과
약속
충만의 업적 사이에서,즉 과거로부터 현재를 뛰어넘어 개방된 미래에로 뻗쳐진
역사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고 계신다. 계시는
예수
를 뛰어넘지는 않지만,-바로
예수
안에서
인간
의
구원
이 존립 가능하므로
인간
의
구원
을 위해 계속 작용한다. 그러므로 계시는
역사
를 위한
하느님의 말씀
이고, 충실한 말씀으로
인간
에게 있어서 하느님 말씀의
역사
인 것이다.
3.
교의신학
적 의미 :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계시는 초세계적인 하느님께서 스스로를 열어 보이시는 것이다. 이러한 계시는 먼저 행위 자체로서의 계시인 능동적 계시(revelatia activa)와 계시된 것을 의미하는 수동적 계시(revelatia passiva), 이중의 측면에서 고찰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는 초자연적 계시는 본질에 있어서 하느님이 스스로 자신을 인류에게 열어 보이셨다는 데에
존재
한다고 천명함으로써, 계시의 개념을 순수 지성적으로 추구하려는 경향을 배척하고 있다. 이 초자연적 계시는
역사
적 행위 안에서 일어나고(계시헌장 3항), 계시의 완성자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절정에 달한다.
① 하느님의 창조업적인 피조물 안에서
자연
적 방법으로 하느님의 계시가 파악되기도 한다(자연적 계시, revelatio naturalis). 그러나 피조물의
자연
적 인식가능성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계시(revelatio supernaturalis)는 고유의 의미에서 계시라 불려진다.
② 초자연적 계시는 내용적으로 다시 구분될 수 있다. 죽은 후에
영원히
축복
받게 되는
인간
에게 하느님은 자신을 열어 보이시므로, 이
축복
받은
인간
은 하느님의
신비
를 하느님을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 완전히 인식할 것이다. 이러한 계시를
영광
의 계시(revelatio gloriae)라 부른다(로마 8:18 이하, 1베드 1:5 참조). 그러나 살아 있는
인간
에게는 하느님의 초자연적
신비
가 완전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초자연적 실재인 하느님이
인간
에게 말씀하실 때(말씀계시) 하느님의
신비
를 표현하는 상상이나 개념들은 유비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이다.
사도
바울로
는 그래서 “우리가 지금은 (하느님을)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본다“(1고린 13:12)고 하였다. 하느님은 초자연적인 말씀계시를 통하여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업적계시로 부르신다. 그러므로
자연
적
신인식
(神認識)은
구세사
와의 맥락 안에서 가능하다. 또한 초자연적 계시는 일반
구세사
전반을 의미하는 일반적 초자연적 계시와 특수한
구세사
, 즉 신·구약
성서
에 담겨진 내용을 의미하는 특별한 공적 직무적 계시로 구분되기도 한다.
③ 전달되는
진리
가
신비
로서
인간
의
이성
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을 때 초자연적 계시라 부른다. 초자연적 말씀계시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일 때 공적 계시(revelatio publica)라 부르고, 다만 한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계시는
사적 계시
(revelatio privata)라 부른다.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공적 계시의 절정이고 종결임은
신앙
의
진리
이다. 그리고 공적 계시의 확실한 선포는 마지막
사도
가 죽으면서 끝났다는 것은 적어도 신학적으로 확실하다. “로마
교황
과
주교
들은 … 새로운 공적 계시를
신앙
의 유산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 교의헌장 25항).
계시의 중계방법에 따라서, 하느님의 사자(使者)에게 직접적으로 내려지는 계시를 직접적 계시(revelatio immediata)라 하고, 하느님의 사자를 통하여 인류에게 중계되는 계시를 간접적 계시(revelatio mediata)라 부른다.
구원
의
신비
의 초자연적인 공적 계시는 근본적으로 인류를 위한 간접적 계시인 것이다. (朴順信)
[참고문헌] A. Kolping, Fundamentalthelogie I. Theorie der Glaubenswurdigkeitserkenntnis der Offenbarung, Munster 1967 / K. Rahner u.a., Sacramentum Mundi III3 Freiburg i. Br. 1970 / J. Feiner u. M. Lohrer (Hrsg.), Mysterium Salutis, Grundriβ heilsgeschichtlicher Dogmatik, Einsiedeln, 1965(I), 1970(III1) 1969(III2) / L. Volken, Die Offenbarungen in der Kirche. Aus dem Franzos (1961) ubersetzt v.H. Hoefert u.M. Fabian, Innsbruk 1965 / R. Schnackenburg, Offenbarung, II. In der Schrift, in J. Hofer-K. Rahner (Hrsg.), Lexikon fur Theologie und Kirche VII, 1962 / A. Lang, Fundementaltheologie I, Munchen 1967 / 서강대
신학연구소
, 현대신학동향,
분도출판사
, 1984.
출처 : [가톨릭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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