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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7 조회수759 추천수9 반대(0) 신고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 마르코 3장 31-35절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봉황의 큰 뜻>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쉽지만 나자렛이라는 작은 둥지를 떠나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십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보다 큰 사랑, 보다 보편적인 사랑을 선택하시기 위해 안타깝지만 작은 가족을 뒤로 하십니다.


    ‘봉황의 큰 뜻’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당시 주변 사람들은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예수님의 말씀에 속상해하기도 하고, 예의도 뭣도 없다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작은 물줄기를 버리고 보다 큰 강, 보다 큰 바다로 나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작년에 우리 곁을 떠나가신 선우경식 요셉 원장님의 생애가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제 사무실 냉장고 문에는 요셉 원장님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계십니다.


    살아생전 요셉 원장님의 마음 씀씀이는 참으로 관대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맡고 계셨던 요셉의원에만 집착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교회 내 여러 본당 공동체들, 사회복지기관들, 의료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서로 소통하기를 기대하셨고, 활발한 나눔이 오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의 수효가 엄청난데, 그 안에도 엄연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셉원장님은 그것을 잘 파악하고 계셨고 어떻게 해서라도 어려운 시설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노력하셨습니다. 그분 역시 보다 많은 노숙인 가족들의 후견인이 되기 위해 작은 가족을 포기하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가(出家)하지 않으시고 한 평생 어머니 마리아와 친척들만 챙기셨다면 인류구원사업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의 수많은 다른 지역들은 나 몰라라 하시고 오직 나자렛 고을에만 신경을 쓰셨다면, 그래서 나자렛 도로포장만 신경 쓰셨고, 나자렛에만 많은 기업을 유치하셨다면, 보편적 인류애를 어떻게 실천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예수님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말씀은 한편으로 가슴 찢어지는 말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당신의 구원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하셨어야 될 말씀이었습니다.


    ‘가톨릭’이란 단어에는 ‘보편적인’ ‘광대한’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스승 예수님의 모범에 따라 부단히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지역이기주의, 공동체 이기주의 척결의 첨병이 되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가톨릭은 교회의 큰 형님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더 큰마음으로 분열되어 나간 형제들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큰 형님답게 먼저 용서하고 먼저 화해를 시도하여 서로 일치하는데 앞장서야 할 사람들입니다.


    끝도 없는 치유와 수많은 기적으로 ‘잘 나가시던’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 머물러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그들의 손을 내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옆 고을, 그리고 그 옆 고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사람들도 구원해야 한다.”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모든 소유를 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인류 모두를 구원하시기 위해 모든 속세의 인연을 과감하게 끊어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태양 같으신 분입니다. 태양은 우리나라에만 뜨지 않습니다. 저 멀리 아프리카에도, 남미대륙에도, 히말라야 오지에도 골고루 뜨지 않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태양은 선인에게만 뜨지 않습니다. 악인의 머리 위에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릅니다. 사형수의 머리위에도, 그 돈이 어떤 돈인데, 그 돈을 떼먹고 도망간 그 사람 머리 위에도 태양은 떠오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440번 / 주님의 발자국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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