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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의 씨앗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9 조회수539 추천수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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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말씀대로 비유에서 밭에 뿌려진 씨앗은 말씀이다.
하느님의 말씀, 성경말씀, 기도 속에 전해진 말씀,
전례활동과 강론을 통해 전해진 말씀,
혹은 개인적인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전해진 말씀이다.

이것은 늘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뜻일 것이다.
설날 조카 둘이서 갑론을박하고 있다.
내용을 들어보니 큰 조카 아이가 동생 얼굴에 돋아난 붉은 반점을
빨리 없어지게 하고 싶으면 연고를 발라라 하며 설명하고 있는데
동생이 어떻게 얼굴에 연고를 바르냐고,
바르면 민감한 얼굴피부가 상할 수도 있다며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나서서 네 누나 말이 맞다.
나도 가끔 얼굴이 푸석하거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
아예 스킨이나 로션을 바르지 않고 얼굴 전체에 연고를 바르곤 한다.
이틀 정도면 얼굴이 몰라보게 반질반질해진다.
걱정하지 말고 연고를 발라라.
작은 아이가 내 설명을 듣더니 금새 연고를 손에 찍어서 얼굴에 바르는 것이다.

그러자 큰 조카가
“와, 정말 너무한다. 내가 그렇게 말해도 듣지 않더니
신부님이 말하니까 금방 말을 바꾸는 거 봐라!
내가 이렇게 신용이 없다니!” 하고 핀잔 반 자기반성 반반의 말을 한다.
그러자 작은 아이가
“그래, 나 귀 얇다.”한다.

그 순간 내가 한 역할은 작은 조카 아이에게 믿음을 심어 준 것뿐이다.
작은 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다.
문제는 내가 누구의 말을 믿고 그 말대로 사느냐다.
다행히도 우리에겐 성경말씀이 있다.
그 말씀을 우선적으로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하느님 말씀보다 더 요긴하게 들리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가장 하느님 말씀같이 달콤하고 매력적이고 힘있게 들리는 말씀은 발현 이야기다.
교회가 인정한 파티마, 루르드에서 성모님이 발현한 이야기서부터,
나주, 미리내, 베이사이드에서 성모님이 메시지를 주셨다는
등의 발현 이야기가 가장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것을 하느님 말씀으로 여기고 광신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자기처럼 믿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교회에서 그런 발현 기적보다 성경말씀이 더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나마 성모님과 관련된 말씀이니
우리 신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거라고 안심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기적현상에 매달리는 신자들은
그보다 더 강력한 발현이야기나 기적 이야기를 들으면
금새 또 그것에 열광하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사건들에서는 감동을 느끼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들이 어쩌면 가시밭, 돌밭에 떨어진 말씀이 아닐까 싶다.

금새 불이 꺼지는 지푸라기 같은 열정(돌밭)으로는 하느님 말씀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하느님 말씀이 주는 안전보다 세상 재물이나 권력이 주는 안전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미지근한 열정(가시밭)도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이란 점에 눈을 돌려야 한다.
나 스스로 기름진 땅이 되어 30배, 60배, 100배 열매를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푸라기 같은 신앙이라도 가진 우리 스스로가 이미
하느님의 말씀으로 세상에 뿌려진 씨앗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도 하느님의 말씀이 잘 자라게 해야 될 밭이 되어야 하겠지만,
내가 벌써 그 말씀을 간직하고 있는 씨앗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있는 씨앗이라고 간주한다면,
이 씨앗이 죽지 않기 위해 그래서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씨앗을 튀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죽지 않을 것이다.
정말 그렇다.
우리는 이미 세례를 통해 하느님이 이 세상에 뿌린 하느님의 말씀의 씨앗이다.
죽지 않고 잘 자라서 하나의 열매라도 맺을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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