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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7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9 조회수545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3주간 목요일]

<등불은 등경 위에 놓는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을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21-25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22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23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24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25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등불을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숨겨 놓고 있기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생각하시기 에는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뜻은 함지 속에 숨겨두고 잘못된 가르침으로 민중들을 속이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행위는 반드시 들어나게 되어 있다고 역설하시며 지금이라도 이를 알고 있다면 회개하라는 뜻으로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하고 계십니다.

이런 일은 비단 그 당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정자들이 국민을 속이고, 이를 밝혀야 할 사정기관은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으며 언론은 그들의 나팔수가 되어서 여론을 호도하고 심지어는 종교 지도자들 마저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침묵하고 있으므로 그때나 지금이나 불쌍한 민중들만 힘든 세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이러한 反의 역사는 오래가지 못하고 곧 正의 역사가 시작될 것으로 믿고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하셨으나 이천년이 지났어도 하느님의 나라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나라가 요원한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 우리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것입니다.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하였습니다. 재벌이 고용한 깡패 용역은 법집행의 협력자로 둔갑되고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철거민들을 지원하는 자들은 범죄자를 조종하는 배후세력으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왜 국민을 속이려는 짓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莊子는 '천하를 천하에 감추라'하시며 장천하 어천하 (藏天下 於天下)를 말씀하셨습니다. 천하를 천하에 감출 수 없듯이 그 어느 것도 감출 수 없다는 뜻으로, 속이려면 하느님까지 속여야 비로소 완전히 속일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말씀입니다. 저희들이 어찌 하느님을 속이고 천하를 속이려는 그런 엄청난 큰 짓을 하겠습니까? 그런 짓들을 하는 자는 따로 있음을 생각나게 하는 말씀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어쩜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의 표징으로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진 것이 없는 자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마저도 빼앗겨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오늘 말씀이 '부익부빈익빈'으로 증명되었으므로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일부 가진 자들은 '부익부빈익빈'은 예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였다고 오늘 복음을 인용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하긴 악마도 성경을 인용하고(마태 4, 6)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복음을 악용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일부 교회에서는 교회에 많이 헌금한 사람은 하느님이 그만큼 더 많이 준다고 하고 있으며, 교회에 많이 헌금하는 사람치고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없다고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진 자는 하느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사람일 것입니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마르 12, 43)말씀하셨듯이 하느님에 대한 효성은 교회 헌금의 액수로 좌우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왕이  달아 놓은 백개의 등불은 바람에 모두 꺼졌지만 가난한 노파가 달아 놓은 하나의 등불은 밤새 꺼지지 않았다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의 마음이 하느님에 대한 효성이며 어둠에서 광명으로, 탐욕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삶이 바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이라 할 것입니다. 

어둠에서 광명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이 무한한 은총을 주실 것이며 탐욕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드는 사람은 끝내 파멸을 맞이한다는 가르침으로, 또 사필귀정으로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위안삼고 있지만 하느님은 왜 그리 무심한지 원망이라도 하고 싶어지는 요즈음입니다.

원망이라도 할 수 있는 아버지 하느님이 계시기에 오늘도 아빠 하느님을 불러봅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함지 속에 감출 수 없고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는 자는 끝내 파멸을 맞이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저희 모두가 이를 깨달아 광명의 세상에서 세세대대로 영원하도록
저희 모두를 성령님의 지혜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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