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는 “나를 따라라.”는 부르심에 즉시 길을 나섰다. 새로운 레위가 탄생한 것이다. 레위가 큰 잔치를 베풀어 모두들 흥겨워하고 있는데,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린다. 모두가 기뻐하는 잔치에 와서 흠을 잡고 있다면 분명 건강한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병든 줄 모르기에 정작 천하 명의 예수님을 보고도 낫게 해 달라고 청하지 못한다.
일전에 책이 출간되었다고 주위 분들이 잔치를 해주었다. 많은 하객들이 바쁜 일정에도 와주셨는데 타교구에서 오신 분들도 많았고, 연미복까지 챙겨 입고 멋지게 축가를 불러주신 신부님도 계셨다. 또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준 전문음악인을 비롯해서 온몸을 망가뜨리는 코믹한 공연까지, 모든 순서를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지혜를 모아준 지인들 덕분에 그야말로 ‘모두의 축제’가 되었다.
그러나 남 잘 되는 일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은 어디나 있는 법. 초대에 응하지 않고 뒤에서 흠을 잡는 사람도 있었다. 시기와 질투, 경쟁심이 가득 차 있는 그 마음은 분명 건강하지 않은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모두가 잔치에 가 있는데 혼자만 장례식에 가 있는 형국이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응답한 우리. 우리를 병들게 하는 마음의 독소에서도 선뜻 일어서야 할 것이다. ‘병든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신 주님께 우리의 병든 마음을 말씀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웃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이웃의 슬픔을 나의 슬픔으로 느낄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
이인옥(수원교구 기산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