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사는 길 - 윤경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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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9-03-01 | 조회수624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사는 길 - 윤경재
성령께서는 곧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12-15)
우리가 백화점이나 대형 마켓에 들어가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러 들를 때마다 그들이 마련해 둔 마케팅 기법에 영향 받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사 들고 오는 때도 있지만, 기왕 상점에 들어간 김에 이리저리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살펴도 보고 어쩌다가는 충동구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백화점 측은 심리교육을 받은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하여 실내 장치나 환경을 최대한 구매에 이어지도록 꾸밉니다. 대표적인 것이 창문을 없애는 것입니다. 가능한 구매에 집중하고 점내에 오래 머물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지금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날씨는 어떤지, 혹시 비가 오면 집 걱정으로 빨리 빠져 나갈까 봐 고객의 판단을 제한하는 기법입니다. 햇빛에서는 상품의 장단점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인공조명 아래에서는 어떤 환상을 심어 주기 때문에 그렇게 꾸민다고 합니다. 일 층에는 화장실을 만들지 않고 동선을 길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상품을 진열하는 데도 철저하게 계산된 계획에 따라 배열합니다. 사람들은 주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기획 상품 배치와 동선을 그렇게 만듭니다. 여성 구매고객과 남성 구매고객의 성향을 연구하여 매장 배치도 달리합니다. 또 화려한 색채와 디자인, 향기마케팅 등 오감을 자극하는 기법이 총 망라되어 나타납니다. 재래시장에도 나름대로 독특한 풍경이 있습니다. 왁자지껄 하게 만들어 정겨움이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이렇게 마케팅 기법은 구매자의 심리를 연구하여 매출을 극대화 하려는 총체적 유혹의 장입니다. 가끔은 알면서도 이런 유혹에 빠져 지루한 생활에 자극을 받고 사람 사는 맛을 느끼고자 일부러 백화점이나 시장에 들러 아이쇼핑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사람 사는 생활모습입니다. 굳이 거부만 할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광야로 인도한 성령의 뜻도 공생활을 앞둔 예수님께 악마의 유혹 방법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데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극한 상황을 겪어내어 오직 의지할 데는 아빠 하느님뿐이라는 체험을 하도록 한 것입니다. 육체적 고난뿐만 아니라 심리적 영적 유혹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에는 대표적으로 기갈의 유혹, 권력의 유혹, 명예의 유혹 등 세 가지를 적어놓았습니다. 인간들이 쉽게 넘어가고 타협하고 마는 아주 질긴 세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유혹을 모두 이겨내셨습니다. 매 순간 아빠 하느님만을 찾아 벗어났습니다. 그래서 들짐승과 함께 지내며 천사들이 시중을 드는 에덴동산의 삶을 구현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그곳 에덴에 머물러 계시지 않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잡히자 당신이 나서야 할 ‘때의 도래’를 깨달으셨습니다. 그리고 삶의 현장인 갈릴래아에 가시어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바로 당신께서 악마를 쳐 이기셨듯이 사람들도 아빠 하느님을 찾는다면 하느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선포이었습니다. 첫 아담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의 나라를 잃어버렸지만, 예수께서 새 아담이 되시어 하느님 나라를 회복하셨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 방법은 아빠 하느님께 돌아가면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에덴동산에만 머물지 않으시고 사람들 생활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려 하신 예수님의 뜻은 바로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인류 전체를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구원하시려는 사랑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드님을 유혹의 현장에 보내시고 이겨낼 수 있음을 증거 하셨습니다. 이점이 복음 선포의 의미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증거대로 살 차례가 되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아빠 하느님을 찾는 길이 복음을 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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