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믿기 싫은 것은 아닌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4 조회수775 추천수12 반대(0) 신고

 

 

 

사순 1주간 수요일 - 믿기 싫은 것은 아닌지

 

어떤 수녀원에서 부탁을 하여 그 수녀원의 창립 정신을 바탕으로 피정강의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저를 알고 있던 한 수녀님이 돌아오는 길에 함께 왔는데 그 원고를 뽑은 출처가 어디냐고 했습니다. 저는 제가 쓴 것이라고 했지만 그 수녀님은 계속 인터넷 어디에서 뽑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으나 나중엔 그 수녀님이 그 모든 것을 제가 썼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어서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수녀님이 수련 받으실 때 한 연세 든 수녀님이 돌아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세상에 믿을 분은 예수님뿐이고, 여자는 조금 믿어도 되고, 남자는 믿어서는 안 된다.”

돌아가시기 전에 참 희한한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 말씀이 그 수녀님께 영향을 많이 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수녀님은 그 이후로도 제가 하는 말은 거의 믿지 않으셨고 그것은 저의 겸손을 위한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내면으로는 ‘믿기 싫은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교리를 가르치다보니 교리서에 한국 천주교는 삼십일조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즉, 소득의 30분의 1을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구약성경의 많은 곳에서 십일조를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십일조를 하라고 하신 적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질책하시며 “십분의 일세를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마태 23,23)이라 하시며 십일조도 잘 지켜야 하는 것임을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천주교인들은 십일조를 내지 않고 교리서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요?

가끔 예수님께서 십일조를 내라고 하셨느냐고 신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성경에 그런 말씀이 나오는지도 모릅니다. 십일조를 내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그런 말씀이 보이지도, 믿기도 힘든 것이 아닐까요?

 

과연 기적을 쫓아다니는 신자들은 주님의 말씀대로 십일조를 내는 사람들일까요? 혹 성경 말씀도 믿지 않는다면 왜 표징을 쫓아다니는 것일까요? 어떤 확실한 표징을 본다면 성경의 가르침을 믿고 그대로 살아가게 될까요? 믿기를 원하지 않으면서 그저 표징만 청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 사람들은 끊임없이 표징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또 그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표징을 일으키십니다. 그러나 오늘은 군중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예수님은 세 명의 죽은 사람을 살리셨습니다.

처음엔 회당장 야이로의 딸인데 어린아이였고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아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짜고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더 큰 표징을 요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이번엔 나임이라는 곳을 지나시다가 과부의 젊은 아들이 관 속에 죽어 있는 것을 살리셨습니다. 조금 더 큰 사람이고 죽어서 장례를 치르는 때였지만 역시 사람들은 확실히 믿도록 더 큰 표징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이번엔 라자로를 살리시는데 그가 무덤 속에서 며칠 푹 썩도록 기다렸다가 살려내십니다. 썩은 사람을 살려내도 사람들은 더 큰 표징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급기야는 요나의 표징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십니다. 이는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3일을 지냈던 것처럼 당신도 죽어서 땅에 묻혀 3일을 지내다가 스스로 부활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다른 사람을 살려봐야 소용이 없으니 당신 스스로 죽임을 당해 부활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는 사람들 중에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성경말씀은 전합니다. 이렇게 믿지 않으려는 사람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믿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으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아야하기에 변화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회개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먼 아프리카로부터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러왔던 세바의 여왕, 그리고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던 니느베 사람들이 믿지 않는 사람들을 단죄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바의 여왕은 먼 곳에서 찾아오는 노력을 할 줄 알았고 니느베 사람들은 요나의 설교만 듣고도 믿을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기적을 찾기 이전에 성경부터 믿고 실천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의 말씀은 믿지 못하면서 표징만을 원하는 사람들과 똑같이 되고 맙니다. 믿기를 원하고 노력한다면 표징은 바로 눈앞에 있고 굳이 기적을 요구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