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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3 조회수1,365 추천수2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3월 14일 사순 제2주간 금요일
 
 
 The stone that the builders rejected
has become the cornerstone;
by the Lord has this been done,
and it is wonderful in our eyes?
(Mt.21.42)
 
 
제1독서 창세기 37,3-4.12-13ㄷ.17ㄹ-28
복음 마태오 21,33-43.45-46
 
 
옛날, 어느 시장에 두 짚신 가게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게는 장사가 아주 잘 되는 반면에 다른 가게는 매일 파리만 날리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도 다음번에 올 때에는 맞은편 가게로 들어가니, 한가한 가게 주인의 속은 점점 타들어 갔지요.

‘이상하다. 모두 한 곳에서 똑같은 짚을 떼어 오는데, 왜 사람들이 저 집 짚신만 찾지? 더구나 저 집 주인과 나는 어려서부터 한 마을에 살아 짚신 꼬는 방법도 똑같지 않은가?’

장사가 안 되는 가게 주인은 사람을 시켜서 수시로 건너편 가게 짚신을 사와서 자기가 만든 것과 비교 분석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똑같은 재질에 모양까지 같으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나 억울한 것입니다.

이러한 속상한 마음을 안고서 이 사람은 어느 날 술 한 잔 걸친 뒤 맞은 편 가게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지요.

“이보게, 내 하나만 묻지. 도대체 자네가 만든 짚신과 내가 만든 짚신의 차이는 뭔가? 나는 암만 봐도 내 짚신의 하자가 뭔지 모르겠네.”

그러자 가게 주인은 웃으며 짚신 하나를 건넸습니다.

“한번 신어 보지. 하지만 자네가 신고 있는 버선을 벗어야 하네.”

왜 버선을 벗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짚신을 신는 순간 그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답니다. 맨 발이 짚신 바닥에 닿았을 때, 그 안이 너무나도 부드럽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나는 짚신 안쪽에 돋아 있는 보푸라기 하나하나를 모두 손본다네. 발뒤축이 닿는 안쪽 면은 몇 배나 공을 들이지. 까칠한 부분이 없으니 손님들 발이 편하지 않겠나. 그게 내 짚신의 인기 비결이라네.”

차이는 커다란데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작은 부분 하나까지 살피는 세심함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커다란 차이를 만들었던 것이지요. 우리의 삶도 이렇지 않을까요?

사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와 그들에 대한 세심한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들은 어떠합니까? 당연히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습니다. 문제는 내 자신은 전혀 그렇게 생활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받는 존경과 사랑에 대해선 배 아파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우리는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는 못된 소작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정말로 못되었습니다. 밭 임자가 모든 것을 다 해준 뒤에 포도밭을 소작인들에게 맡기지요. 따라서 주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해야 할 텐데, 그들은 마치 그 포도밭이 자기 것인 양 소출 받으러 온 사람들을 죽이고 심지어 주인의 아들마저 죽여 버리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합니다. 바로 포도밭을 차지하려는 욕심과 자신들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리는 이기심과 욕심을 동반하는 물리적인 힘에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세심한 사랑의 힘을 통해서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비슷한 삶처럼 보이면서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불의를 저지르는 것은 불의로 인해 고통 당하는 것보다 더 수치스럽다(플라톤).


우렁이의 사랑법(박성철,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중에서)

우렁이는 알이 깨어나면 자신의 살을 먹여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는 어미 우렁이의 살을 파먹고 자라나고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쯤이면 어미 우렁이는 살이 모두 없어져 껍질만 남아 물 위에 둥둥 뜨게 됩니다.

그렇게 떠오른 껍질만 남은 우렁이는 흐르는 물살에 아무 말없이 떠내려갑니다.

늘 주기만 했던 자신의 사랑을 한 번도 탓하지 아니한 채…

사랑은 어쩌면 받아서 내가 살찌는 그런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당신의 삶에 영양분이 되어 주는, 그렇게 끊임없이 주고 있음에도 늘 더 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눈물겨움.

그런 사랑이야말로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 아니겠습니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야 한두 가지가 아닐 테지만 그에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

끊임없이 주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깡그리 잊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사랑의 최상의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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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2.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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