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월 13일 야곱의 우물-마태 21,33-43 묵상/ 하느님 나라를 빼앗기는 사람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3 조회수646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느님 나라를 빼앗기는 사람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비유를 들어보아라.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였다.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하였다.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버렸다.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마태 21,33-­43)
 
 
 
 
◆오늘 말씀은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은 유다인들의 과거사에 대한 비판적 언급으로 이해됩니다. 하느님께서 포도원으로 상징되는 이 세상을 창조하여 당신의 형상을 한 사람들에게 맡겨놓고 풍성한 소출을 기대했으며 그에 대한 분깃을 요구했으나 하느님 존재를 잊고 자신들이 세상의 주인인 듯 살고 있었지요.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꾼들, 곧 구약성경에 언급된 뭇 예언자를 유다 땅에 보냈지만, 예언자들은 핍박을 받았고 심지어 목숨을 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아들을 보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포도원 사람들은 아들마저 죽이고 포도원을 자신의 소유로 삼고 말았습니다. 하느님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소유할 수 없고 오히려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길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도 그들 것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인습화된 종교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유럽 어느 지역에 가톨릭 신자가 아니면 묻힐 수 없는 공원묘지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지역에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살던 명망 높은 퀘이커 선교사가 살았습니다. 너무도 열심히 일한 나머지 과로로 세상을 떠났는데 교회법에 따라 공원묘지에 묻힐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공원묘지 밖에 모셔졌지요. 그러나 얼마 뒤 그의 묘지가 공원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를 좋아했던 가톨릭 신자들의 힘으로 묘지의 지경이 확장되었던 까닭입니다. 기존의 경계를 허물어 더 넓은 영역을 마련한 것이지요. 제도로서 종교는 종종 하느님 나라와 무관할 때가 있으나 따뜻한 사랑은 언제든 하느님 나라의 본질임을 알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그 옛날 바리사이인들처럼 교회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하느님 나라를 빼앗긴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요?
이정배 목사(감리교 신학대학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