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 16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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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3-16 | 조회수915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3월 16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 루카 4,24-30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쓴 소리의 달인>
3년간의 짧은 공생활, 하루하루 예수님의 나날은 참으로 긴박했습니다. 아버지께서 허락해주신 공생활 기간 참으로 신명났습니다. 흥미진진했습니다. 보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다이나믹 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늘 상습적인 과로에 시달렸습니다.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할 일은 태산 같았습니다. 제자단을 구성해야 했으며 그들을 교육시켜야 했습니다. 목자 없이 길 잃고 방황하는 양떼들을 모았습니다. 그들을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이것 저것 자상하게 가르치셔야 했습니다. 쉴 틈 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위한 치유활동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메시아로서 어깨에 지워진 직무에 소홀하지 않으셨습니다. 목숨 걸고 예언직에 충실하셨습니다.
예언자들에게 주어진 일 가운데 가장 괴로운 일이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그릇된 세상을 향해 고언(苦言)을 던져야 하는 직무였습니다. 백성들을 그릇된 길로 이끄는 지도자들 향해 용기를 내서 쓴 소리를 던져야 하는 직무였습니다. 그릇된 신앙, 왜곡된 메시아관, 사적인 야욕을 지니고 덤벼드는 백성들을 향해 참 진리를 선포하는 직무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숱하게 던지셨던 쓴 소리들에 얼마나 괴로웠던지 당대 지도자들이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길길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까지 갈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꼬투리를 잡아 예수님을 처형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살기등등한 적대자들의 완력에 밀려 벼랑 끝까지 밀려가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살인자들의 올가미가 예수님 목에 드리워 질 뻔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죽어도 굽히는 법이 없습니다. 한결같이 꿋꿋하십니다. 일관된 목소리로 적대자들의 위선과 타락을 지적하십니다.
오늘 우리의 신앙관, 우리의 메시아관, 우리가 지니고 있는 하느님 상도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요술방망이 같은 분이 절대로 아니십니다. 액땜을 해주는 부적 같은 분도 절대로 아니십니다. 순간순간 다가오는 작디작은 일상적 문제마저 하나하나 다 해결해주시는 슈퍼맨도 절대로 아니십니다. 우리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욕구들을 하나하나 채워주시는 해결사도 절대로 아니십니다.
그럼 도대체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온 몸으로 보여주신 분입니다. 하느님은 태초부터 우리를 사랑하셨으며, 지금도 한결같이 사랑하고 계시며, 언젠가 이 현세의 장막이 걷히고 나면 우리 모두는 그분과 영원히 합일할 것임을 가리켜 주신 메시아입니다.
지나가는 현세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요구하시는 분, 이 세상에 다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신 분, 이 현세의 고통과 십자가, 좌절과 슬픔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고 격려하시는 메시아가 바로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18번 / 골고타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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