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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녕하셨어요?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8 조회수699 추천수5 반대(0) 신고

Happy St. Patrick’s Day in here!

한국은 하루 지났겠지만 이곳은 St. Patrick’s Day이네요. 아일랜드의 카톨릭 역사에서 4세기 무렵 아일랜드를 크리스챤화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주교님이시고 성인이 되신 분이죠.

청소년기까지는 본인도 예수님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였었는데 16세에 해적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갔다 꿈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을 보고 탈출을 시도하고 200마일이라는 긴 여정을 지나고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이후 마음이 변화되고 스코틀랜드로 가서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신부님이 되어 주교품을 받고 아일랜드로 돌아와서 이교도인 캘틱족을 그리스도인으로 교화시키기 위해 생애를 바치신 분입니다. 잎이 세개인 토기풀 sharmrock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한 상징으로도 유명합니다.

저도 주일학교에서 가르칠 때 토끼풀 모양의 세 잎에 성부, 성자, 성령을 써서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설명하곤 합니다.

아일랜드에 많은 카톨릭 학교와 수도원을 설립하는 데도 공헌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전세계 아일랜드인의 축제날입니다. 꼭 아일랜드인이 아니어도 미국은 그 문화가 오래 전에 전파되어 축제에 동참합니다. 큰 도시에서는 퍼레이드를 하고 아일랜드 음식도 먹고  초록색의 옷을 입습니다. 초록의 옷이 봄을 알려주는 상징성도 있지요. 초록색 옷을 입지 않으면 다른 이들로부터 꼬집히는 귀여운 벌을 받기도 합니다.

캠핑을 다녀 오는 길에 음식점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먹는 중에 오늘이 St. Patrick’s Day 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초록색 옷을 입고 점원들은 초록색 목걸이와 장식을 하고 있더라구요. 작은 아이가 제가 오늘 초록색 옷을 입지 않았다고 저를 살짝 꼬집었습니다. 암튼 초기 기독교인으로 전교에 인생을 바치신 St. Patrick 성인의 예수님을 전하기 위한 그 열정과 사랑이 오늘날까지 전해져오니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주님은 지금까지는 물론이고 영원 무궁토록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인사가 늦었어요. 모두 잘 계셨지요?

저는 오클라호마 Beavers Bend라는 주립 공원에 잘 다녀 왔습니다. 주일 미사를 드리고 4시간 정도 북동쪽으로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텍사스가  가도 가도 끝없는 평원이고 경관이라고는 별로 볼 것이 없는 곳이라 숲이 있고 강이 있다는 그곳에 관한 기대와 설렘으로 운전해가는 내내 가족들과 모두 신이 나서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좋아하는 성가를 듣고 따라부르면서요.

제가 3일 동안 그곳에서 가슴 깊게 느낀 두 가지는 하느님 안에 한 가족인 사람들과 서로 양보하고 도우며 작은 희생이란 이름의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과 제가 그곳에서 고요히 자연안에 머물며 만난  하느님입니다. 무려 다섯 가족이 함께 갔으니 그런 대 식구의 이동도 아마 보기 드물 겁니다. 캐빈은 방이 네개이고 로프트도 있어 다섯 식구가 지내기에 충분히 큰 싸이즈였습니다.

함께 간 식구들은 교회든 성당이든 모두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고 하나같이 다른 이를 위해 조그만 것이라도 하려고 희생하는 사람들이어서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누군가가 밥을 하고 또 다른 이는 설겆이나 청소등 다른 일을 스스로 하니 부딪힐 일도 얼굴 붉힐 일도 없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점점 더 따뜻해졌어요. 큰 아이들은 어린 아이들과 놀아 주고 서로 싸우지 않고 잘 놀았구요. 딸이 없는 저는 여자 아이들과 함께 놀며 친해져서 이쁜 딸이 셋이나 생긴 듯하고요.

여러 사람이 같이 지내는데 누구나가 희생하는 마음을 조금씩만 먹으면  다른 이들도 덩달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것, 내 것을 따지거나 네가 수고하니 혹은 내가 더 수고하니 이런 것을 따지기 시작하면 벌써 사람들과의 틈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우리 모두 잘 지내기 위해 각자가 희생하는 마음이 되어 행동하면 서로에게 감사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절로 들며 그 마음을 또 행동으로 옮깁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있는 다른 가족을 위해 침대가 있는 방이 아닌 거실을 기꺼이 택하는 마음은 작지만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고 또 다른 이들의 나를 위한 수고와 애쓰심을  순수하게 감사하는 마음이 되어 사랑으로 받는 일도 하느님 보시기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번 여행을 통해 함께 지낸 사람들을 통해 느낀 것은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사랑의 몫만 하느님께서 결코 주시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은 상호적인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상호적이라는 말은 내가 이만큼 사랑을 하니 저 사람도 나를 이만큼 사랑해야한다는 이해 타산의 주고 받는 사랑이 결코 아닙니다.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사랑만 하면 하느님의 섭리로 생각치도 못한 다른 누군가의 사랑이 제게 전해져오고 순수하게 그 사랑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이 되니 사람들 간의 사랑은 더욱 깊고 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게 전해지는 사랑에 온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해서 그 행복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갔던 모든 분들과도 작은 희생을 통해 나눈 서로를 위한 더 큰 사랑을 깨우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을 하는 일도 또한 사랑을 받는 일도 참으로 아름다운 하느님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느님의 사랑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 천사와도 같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셔서 하느님 감사드립니다.

제가 자연을 통해 만난 하느님 이야기는 다음에 얘기해 드릴께요. 제가 시간을 더 가지고 피곤이 조금 풀리면 더 아름다운 마음으로 주님을 찬미할께요. 오자 마자 정리 대충하고 묵상 방에 들어와 글을 읽고 제게 전해지는 믿는 이들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서 미소짓는 이 시간이 참 고맙습니다. 이 곳에 늘 함께 하시는 성령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하루를 마무리할 겁니다. ‘Home Sweet Home’입니다. 집이 최고로 아늑하고 편안한 곳임을 며칠만 떠나 있다 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God Sweet God’라는 말을 만들어 봅니다. 성체를 이틀 영하지 못하고 내일 모실 주님의 몸과 피가 저를 더 없이 따뜻하고 편하게 하며 세상의 어떤 것보다 달콤할 것이기에 또 당신을 만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청합니다.

모두 주님 안에 계속 은총의 날 보내세요.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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