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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9일 야곱의 우물- 마태 1,16.18-21.24ㄱ 묵상/ 왜 요셉을 의롭다 하는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9 조회수764 추천수7 반대(0) 신고
왜 요셉을 의롭다 하는가?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마태 1,16.18-­21.24ㄱ)
 
 
 
 
◆세상에 주연만 있고 조연이 없다면 이 세상은 살벌한 장소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기에 주연만큼이나 조연의 역할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조연들이 있을 때 주인공의 역할이 더욱 빛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노자 도덕경도 이 점에서 천한 것의 귀함을 알라는 말씀을 전하고 있지요. 골짜기가 깊으면 산은 높고, 짧은 것이 있어야 긴 것이 있다는 도덕경의 상반상성(相反相成)의 원리는 그래서 성경과 많은 부분 같은 뜻을 보여줍니다. 성경 속에 단 한 번의 대사도 없으나 그 없이는 그리스도 탄생 자체가 불가능했던 요셉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마태오복음서의 첫머리에는 ‘누가 누구를 낳고’로 시작되는 지리한 족보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부터 이어지는 족보는 아버지 요셉이 아니라 어머니 마리아로 이어짐을 눈여겨보았을 것입니다. 물론 마리아 외에도 타마르, 라합, 룻과 같은 여인들의 이름이 족보에 올라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요셉과 같은 의로운 사람의 이야기는 이들 여인들 이야기 곁에는 없지요. 오직 요셉이란 인물이 마리아 이야기와 함께 전해지고 있을 뿐입니다.
 
마리아의 약혼자인 젊은 청년으로서 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많은 세월 준비하였을 것입니다. 그런 여인이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구원역사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택하신 것입니다. 성령으로 잉태한 거룩한 신비적 사건이 사랑하던 여인에게서 일어났던 것이지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요셉은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마리아를 하느님의 사람으로 온전히 내어 줄 수 있었던 것이지요. 하느님 신비를 볼 수 있었고 알아차릴 수 있던 요셉은 분명 예사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성 요셉 대축일을 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상사를 돌아보아도 요셉처럼 자신을 희생하는 뭇 사람이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이름도 빛도 없이 그림자 역할로 만족하며 하느님을 섬기며 세상에 봉사하는 존재들로 인해 세상이 이만한 거겠지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있지요. ‘나무’란 ‘내〔我〕가 없다〔無〕.’는 뜻이라 합니다. 나무의 본질 자체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생각해 보시면 되겠지요. 우리는 ‘나무’와 같은 존재로 살아야 할 뿐 아니라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을 존귀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로 인해, 그들의 덕분으로 우리가 온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정배 목사(감리교 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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