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택적 집중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0 조회수744 추천수8 반대(0) 신고
 
 

선택적 집중 - 윤경재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 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마르 12,28-34)

 우리는 가끔 특별한 경험을 합니다. 어디를 가려고 버스나 전철을 탔을 때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어떤 생각에 몰두하면 스피커에서 정류장을 안내하는 방송을 듣지 못합니다. 마치 전혀 방송을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고 지나칩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이 들면 그때서야 비로소 스피커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소리를 인식할 때면 그동안 집중하고 있던 기억을 잠시나마 놓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중요성에 따라 선택을 하여 하나에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인간의 특성을 역으로 이용하여 집중력을 키운다거나, 고민, 스트레스, 정신적 과로, 우울증 등 질병을 치료합니다. 즉 분산된 정신을 자기가 원하는 곳에 집중함으로써 쓸데없는 걱정으로 마음이 산란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성적이 오르거나 창조적인 일에 매달릴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마태 6,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차피 인간은 유한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어떤 일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때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로가 몰려오고 그 피로는 일을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만듭니다. 마치 도로에 자동차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도로는 꽉 막히고 누구도 통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것을 푸는 방법은 화가 난다고 경적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잠시 인내하고 쉬었다가 한쪽부터 양보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즉 선택적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뜻하지 않은 소통으로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 당시 율법학자들 사이에 율법규정을 두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런지 설왕설래 하는 때가 잦았습니다. 또 613조나 되는 율법을 하나로 요약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과 동시대 랍비인 힐렐이 어느 이방인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내가 한 다리로 서 있는 동안에 유대의 학문을 모두 가르쳐라! 그럼 큰돈을 주겠다.”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

  이후로 율법학자들 사이에 율법을 요약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재기와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율법으로 나머지 율법을 정리하고 없애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으뜸 되는 계명으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두 가지를 말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결국 하나입니다. 자전거의 앞뒤 바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느님 사랑은 자전거 앞바퀴처럼 방향을 잡아주고, 이웃 사랑은 뒷바퀴처럼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페달이나 브레이크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며 실천하는 행동입니다. 그 외의 율법은 사실 자전거의 짐칸이나 장식물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의 샘물은 우리 안에서 흘러나와 우리를 재창조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감정을 넘어서 그 사랑 자체인 듯한 경험을 합니다. 그 체험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계명으로 모든 율법을 재정리하고 그 정신에 합당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없애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선택적 집중을 통해 우리는 더욱 목적지에 가까이 이를 수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마음이 산란하면 하느님을 바라볼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