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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죄는 관계를 단절시킨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1 조회수995 추천수9 반대(0) 신고

 

 

 

사순 3주간 토요일 - 죄는 관계를 단절시킨다

 

제가 사는 기숙사 정문은 센서로 열리고 닫히게 되어 있습니다. 센서가 문기둥 양쪽에서 서로 마주보면서 서로 빔을 쏘며 통행자를 감지합니다. 즉, 서로 간에 오가는 빔이 끊기면 그 앞에 사람이나 차가 있음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문이 작동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비가 오거나 해서 센서에 먼지가 묻어있기 때문에 서로 오가는 빔이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작동시키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센서에 묻은 먼지를 닦아주면 그만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죄도 이런 먼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서로 간에 오고가는 사랑의 빔을 막아서 관계가 끊어지게 만듭니다. 물론 사람의 관계보다 먼저 끊어지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과 같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이유는 교만해졌기 때문입니다. 즉, 교만이 죄이고 관계가 끊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옵니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에서 행복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관계가 끊어지면 서로 연락도 하지 않고 그렇게 행복이 사라지고 고통이 시작됩니다. 역시 이것은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 이미 하느님나라에 있는 것이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이 곧 지옥입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에 인간은 원죄를 물려받음으로써 그렇게 하느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다시 하느님과의 관계를 연결시키기 위해 오신 분이 그리스도이십니다. 그 관계를 다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사랑의 센서에 낀 때를 닦아내야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피로 우리 마음을 닦아서 다시 하느님과의 관계를 연결시켜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나라의 열쇠를 베드로에게 주셨습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의 피로 인간의 죄를 씻는 능력을 받았고 그래서 베드로, 즉 교황님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사람은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와 세리가 나옵니다. 바리사이는 성전에서 머리를 꼿꼿이 들고 당당하게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이 말 안에는 자신이 하는 일들로 당연하게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교만함이 들어있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구원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부족함이 더 크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같이 교만하게 기도하는 것 안에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세리는 주님 앞에서 감히 얼굴도 들지 못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느님께는 우리가 무슨 죄를 짓는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죄를 허락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통해 더 겸손해지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를 짓는 인간을 보시면서도 참아주시는 것입니다. 더 큰 목표는 그 죄를 씻어주는 당신의 사랑을 알고 당신을 더 사랑해주기만을 원하는 것입니다.

참된 관계의 회복은 죄, 즉 교만을 씻고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해성사 때 사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죄를 고해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겸손의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것 자체만으로 죄가 사해지기 시작하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죄는  관계를 끊고 그래서 행복을 빼앗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항상 겸손하고 깨끗한 마음의 센서를 유지할 것을 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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