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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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은 경이롭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1 조회수583 추천수8 반대(0) 신고
지난 12월에 저희가 사는 동네로 작은 아이와 또래 여자아이를 둔 성당 교우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고 제가 너무 좋아하며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 전에는 아이들 학교에서 한국인이 저희 가족이 달랑 하나였는데 한 가족이 더 생기고 게다가 성당을 다니시니 저는 정말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보내주신 선물이라 너무도 좋아서 방방 뛰며 신나 했었지요.
 
만삭이었던 그 언니가 글쎄 아기를 낳았어요. 너무도 기쁘고 반가운 일이지요? 방금 전에 선물이랑 또 저의 특표 콩떡을 해다가 병원에 가서 아기와 산모를 보고 왔어요. 아기가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조그만 손과 발, 쌔근 쌔근 자는 모습이 어찌나 신비로운지 하느님 이 세상에 보내주신 천사예요 천사. 안아도 보고 '응애'하고 우는 소리도 듣고...
 
갓 태어난 천사 아기를 보며 생명이 잉태되고 열 달을 엄마 뱃속에서 자라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든 과정이 하느님이 없다면 불가능한 신비로운 기적임을 느낍니다.
 
한국도 요즘은 분만실에 남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겠지만 제가 첫째를 낳을 때는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래서 첫째가 태어날 때는 남편은 그저 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다 태어난 첫째 아이를 보았는데, 둘째를 이곳에서 낳을 때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줄곧 저와 함께 있었고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도 다 지켜 보았어요. 여기 의사는 거울을 비추어 아기의 머리가 나오는 그 순간을 엄마에게도 보여줍니다. 있는 힘을 다해 세상으로 나오는 아기가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요.
 
둘째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모두 지켜 본 남편이 감격에 겨워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정말 아기가 태어나는 것이 놀랍다. 생명은 정말 경이로운 것이다. 하느님의 섭리가 없으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할 것 같다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감사하는 말도 잊지 않았고요. 이후로 한동안 잘 해주는 듯하더니 지금은 뭐 다시 돌아가버렸지만 암튼 아기를 낳고 난 후에는 공주 대접을 받은 건 사실입니다.
 
수많은 아기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첫울음을 터뜨리며 세상에 태어납니다. 생명을 가진 소중한 아기들이 사람들의 축복 속에 태어납니다. 이렇게 생명이 태어남은 하느님 창조사업이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겠지요? 하느님 뜻으로 탄생된 작은 생명 하나 하나가 모두 고귀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잉태부터 탄생까지 기적과도 같은 사건을 통해 이 세상에 온 생명은 모두 존중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요.
 
세상에는 생명을 경시하는 많은 슬픈 일들이 벌어지고 가슴이 아프지만 어두운 면만을 보고 살고 싶지는 않아요. 대신 내 주변에 이렇게 울음을 터뜨리고 세상으로 나오는 아기를 한없이 축복하는 일에 더 힘쓸거예요. 그리고 아이가 자라서 어린이가 되어 어른이 되고 또 나이가 들어가도 그 생명의 고귀함은 변함 없습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명을 가진 사람 모두가 소중합니다.
 
하느님 한 번 주신 생명의 고귀한 본성은 잉태의 순간부터 하느님께로 돌아갈 때까지 변함없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내 생명이 소중하듯 다른 이의 생명도 소중합니다. 그러니 낙태나 사형제도 등 생명을 경시하는 행위에는 큰 소리 높여 반대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에는 분노가 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 사람이 사람을 절망으로 빠뜨리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대신 생명을 가진 소중한 사람인 우리 하나 하나는 서로를 사랑하는 일만 하면 되는 겁니다.
 
생명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제가 굿뉴스 묵상 방 게시판에 글을 처음 올리게 된 동기가 생각납니다. 유명한 여자 연애인이 자살을 한 사건이 제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리와 미국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즐겨 찾던 미주한인주부모임의 어느 웹페이지에 글을 올렸습니다. 여배우의 자살 후 온갖 루머가 난무하던 차에 우리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글을 쓰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사람들의 글이 줄고 싸이트가 죽을 것이라는 둥의 우려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후로도 죽은 여배우와 가족에 관한 억지스럽고 말도 안되는 가십은 끊일 줄 모르고요.
 
그래서 그날 아침 미사를 다녀온 후 말과 글을 통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말과 글을 통해 교묘히 활동하는 악마를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볼 줄 알아야하고 어떠한 절망의 상황에서도 오직 주님만이 희망이라는 것을 붙잡고 살고 싶다는 저의 뜻을 담아 묵상방에 첫 글을 올렸었습니다.
 
이곳은 익명이 아니라 실명인 것이 좋고 서로 하느님 안에 사랑과 위로만을 할 수 있는 곳이라 굳게 믿으며 지금까지도 서로에게 사랑만을 주고자 한다고 믿습니다.
 
신부님의 묵상 글과 마음의 양식이 되는 아름다운 글을 옮겨 와서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묵상 혹은 삶을 통해 묵상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 글을 읽고 묵상에 동참하는 사람 등 이곳에는 서로를 돕고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위해 사랑만을 베풀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저는 지금도 굳게 믿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사랑하게 되어 떠나기가 싫고 이곳에 어떻게하면 나도 사랑을 베풀어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합니다.
 
가끔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서 하느님이 뒷전이 되기도 하지만 또 이곳에 머무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이들의 글을 통해 어느새 하느님께로 향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과 기도 모임을 매주 하면서 서로의 삶을 나누며 내 신앙을 점검하고 힘을 얻어 신앙에 관한 목마름, 믿음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덜했는데 지금은 그런 목마름과 그리움을 제가 사는 현실에서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 곳 묵상방을 더욱 의지하고 이곳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어 언젠가 사이버상이 아닌 실제 저의 현실세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느님 안에 참된 친교를 이루면 아마도 지금처럼 절절한 심정으로 찾지는 않을거란 생각도 듭니다.
 
태어난 천사 아기 이야기를 하다가 또 삼천포로 샜습니다. 여름에 한국에 가면 삼천포가 어떤 곳인지 정말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제가 이리도 좋아하니…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길은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소중히 여겨사랑을 실천하고 서로 주님께로 가는 길에 도와 주고 끌어주며 함께 가자 손을 내밀어주는 그런 삶이 되기를 진심으로 주님께 원합니다.
 
글이 길어졌어요. 한 번 수다쟁이는 영원한 수다쟁이입니다. 끊임없이 재잘대고 싶으니까요. 그래도 미워하지 않으실 것 다 알아요. 토요일이라 한가한 주말을 보내고 계시겠네요. 저는 이제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며 주님의 품에 잠들고 싶습니다.
 
친정엄마나 시어머니 없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는 글라라 언니를 위해 기도를 바칩니다. 절대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해 말고 힘을 내어 태어난 아기 천사와 함께 만들어갈 행복만을 생각하라고요.
 
이제 로사는 모든 분께 계속 좋은 하루 잘 보내시라 인사드리며 물러갑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빼먹지 않습니다. 설레는 봄같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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