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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떠남" - 3,2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1 조회수618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3,21 사부 성 베네딕도 별세 축일
                                                
창세12,1-4 요한17,20-26

  
 
                                                      
 
 
"아름다운 떠남"
 
 


잘 살다가 잘 떠날 때 아름답습니다.
잘 살기도 힘들지만 잘 떠나기는 더욱 힘듭니다.
 
성인들의 떠남은,
죽음의 떠남은, 언제나 아름다워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의 법이 그의 마음에 있도다.
  그의 걸음이 흔들리지 않으리라.”

성인들의 삶을 한 마디로 요약한,
아침 성무일도 로마서 독서 후 응송입니다.
 
다음 아침 찬미가를 부르면서
성인들의 죽음이
꼭 주님 안에서 편안한 휴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의 얽매인 줄 이승 길에서
  주님께 안 바치고 못 배기었기
  이제야 자유 얻은 승리자 되어
  하늘을 누리시어 들어가셨네.”
 
죽어야 비로소 휴식이었던 성인들의 삶이셨습니다.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나는,
하느님으로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끝나는
우리의 매일 삶처럼, 성인들의 삶 역시 그러하셨습니다.
오늘은 사부 성 베네딕도 별세 축일입니다.
 
성인들의 죽음은 언제나 감동적입니다.
알렐루야로 살다가 아멘 기도로 삶을 정리한
성인들이셨습니다.
 
성 베네딕도의 죽음 역시
그 이름의 뜻처럼 모든 이들에게 복된 죽음이셨습니다.
 
죽음의 떠남이 슬픔이 아닌 축복이 된 죽음,
살아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지요.
 
오늘 1독서 창세기의 아브라함이
주님 말씀에 순종하여 떠남으로
믿는 모든 이들에게 축복의 근원이 되었음을 봅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주님 말씀대로
죽음과도 같은 떠남으로 복된 존재가 된 아브라함처럼,
거룩한 죽음의 떠남으로 무수한 수도후배들에게
복된 존재가 된 베네딕도 성인이셨습니다.
 
그러니 잘 살다가 잘 떠나는 죽음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하여 성 베네딕도는 물론 사막수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말씀하셨습니다.
 
성 그레고리오 대 교황의 대화 집에 나오는
베네딕도 성인의 감동적인 임종 장면입니다.

“성 베네딕도는 성당에 가셔서
  주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을 영하고
  이 세상과 하직하기위하여 있는 힘과 정성을 다하시더니,
  영성체를 끝마치신 다음
  수사들의 팔에 기대어 자기 몸을 가누시고
  일어서서 양팔을 하늘 높이 들고 열심히 기구하면서
  마지막 숨을 거두셨다.”

‘아멘’ 승리의 기도로
아름다운 삶을 아름답게 마감한 베네딕도 성인이셨습니다.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떠남의 죽음입니다.
 
남아있는 이들에게
이보다 큰 위로와 힘이 되는 선물도 없을 것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역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을 떠나기 전에 유언과도 같은 기도를 바치십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획일적 하나의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한 이들이 하나 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공동체는
아버지와 아드님 안에 머물 때 가능함을 깨닫습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떠나는 죽음은 더 중요하고도 힘듭니다.
 
유비무환, 끊임없는 기도보다 더 좋은 준비도 없습니다.
 
깨어 끊임없이 기도할 때 공동체의 일치요
잘 살다가 잘 떠날 수 있습니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떠남의 죽음에
매일의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기도보다
더 좋은 준비도 없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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