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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십자가의 길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2 조회수926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가의 길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사람은 말로써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음을 봅니다. 제가 무심고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 마음을 깊숙이 찌르고, 우리끼리 수군거렸던 말이 꼬리에 꼬리가 붙어 진실과 멀어지게도 합니다. 소문만 듣고 '그는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하며 가까이 다가가지 않음은 그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죄없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쳤던 우리를 용서하신 주님! 이제 더이상 말로써 이웃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내놓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더이상 이웃을 '십자가에 못박을 사람'이라고 단정짓지 않게 해주십시오. 당신을 함부로 판단한 잘못을 이웃에게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아내이며 며느리며 엄마가 된 삶이 져야 할 십자가가 이런 것입니까? 주어도 주어도 계속 달라고만 할 때 힘에 부칩니다. 저라는 존재는 없는 듯합니다.

제가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하고 싶어했는지, 저를 돌아보던 때는 까마득히 오래 되었습니다.

저도 품어주지 못할 때가 있고, 받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만 하는 것이 답답하고 짜증스러워서 단 하루만이라도 저를 위해 보내고 싶지만 그것도 생각뿐입니다.

저희에 대한 사랑으로 무거운 십자가를 지신 주님!

어제도 오늘도 가족을 위해서, 가족이 필요로 하는 아내요 며느리요, 엄마로 살며 느끼는 십자가를 사랑으로 충실하게 지고 가게 하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온갖 상처와 조소, 십자가의 무게로 지치신 당신은 병사들의 재촉에 넘어지십니다. 인간의 연약함까지도 받아 안으신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저를 넘어지게 하는 것들을 바라봅니다. 저의 생각, 느낌, 말을 아이가 당연히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항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을 때 아이를 향해 꾸중과 비난을 늘어놓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진 열등감 때문에 아이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감정의 표현을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을 쾅 닫고 나가기라도 하면 저는 어쩔 줄 몰라합니다. 입시경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계추처럼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며 1초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 요구 앞에 아이도 넘어집니다. 제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잔소리나 요구를 하기 이전에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모, 부모의 경험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하려는 노력으로 서로간에 참된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해주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십자가를 지신 아드님과 만나신 어머니 마리아!

당신들은 서로의 얼굴만을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위한 그 순간을 위로할 수 있는 인간의 말은 없으며 또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성모님!

현대의 많은 가정이 점점 메말라 가는 사회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이혼의 위기, 가족간의 대화 단절, 질병 등 갑작스레 닥친 고통 앞에서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고 있습니다. 성모님, 서른세 해, 당신 아드님을 위해 바치신 그 기도로 오늘날 세상의 모든 가정을 위해서 전구해 주소서. 서로 사랑하고 일치하며 신뢰하는 성가정의 기쁨 속에 살 수 있도록 모든 가정을 맡겨드립니다.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주님, 이 시대에도 드러나지 않게 이웃을 도와주는 시몬이 곳곳에 있음을 발견합니다.

병들어 버림받고 사랑에 굶주린 많은 가난한 이웃에게 그들은 주님께서 주신 본래의 선함으로 자신의 주변을 밝히는 고마운 등불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동안 아직 세상은 살 만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제 이상만큼 높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향한 마음 뒤엔 항상 이기심이 웅크리고 있어 저를 끌어내립니다.

사랑의 주님, 당신의 십자가를 말없이 지고 갔던 시몬처럼 제가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눌 줄 아는 넓은 마음를 주소서. 나눌 수 있는 사랑이 인간적인 눈으로는 비록 작게 느껴지더라도 당신께는 큰 기쁨이 됨을 믿게 해 주소서.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주님! 당신의 피범벅이 된 얼굴들 닦아드린 베로니카의 용기를 생각하며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동체에서 따돌림 당하는 이웃을 보고도, 혼자서 곤란을 당하는 장애인을 보고도, 거리에서 구걸하는 행려자들을 보고도,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머뭇거렸던 저의 용기 없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저도 베로니카처럼 저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선행을 할 수 있는 참된 용기를 주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또 다시 넘어지신 주님!

당신께서 짝지워 주신 남편을 대하는 제 모습을 돌아봅니다.

경쟁과 긴장의 연속인 직장생활을 하며 어려움을 겪는 남편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저와 자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구하는 저입니다.

제 작은 사랑의 표현에도 크게 기뻐하는 남편에게 '고마워요.' '미안요.' 하는 말을 아끼지 말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반복해서 짓는 죄 때문에 넘어지시는 당신을 바라보면서 가슴 아파합니다. 주님, 용서해 주십시오.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여성으로 태어나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십자가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세상을 향한 당신의 연민에 함께 눈물 흘릴 줄 아는 마음은 바로 여성에게 내리신 당신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 소중한 선물을 나 자신, 내 가족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소외된 당신 백성을 위해서도 나누게 하소서.

주님, 당신의 마음을 닮아 제 사랑이 넓어지게 해주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삶은 광야라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결혼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남편과 저, 돌아누우면 남남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제일 큰 의지처는 그이였습니다. 어느날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저는 하늘이 내려앉는 듯한 절망을 느꼈습니다. 생의 막다른 골목에 섰다고 느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만 남편을 바라보고 또 소유하려 했던 제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십자가 고통으로 세 번씩이나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서신 주님 !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을 주실 분은 당신뿐이십니다. 그리고 저희의 모든 어려움도 당신께만 의탁하도록 부르시는 당신의 초대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마지막 남은 속옷마저 빼앗기며 수모를 겪으신 주님, 당신께 감추었던 부끄러움을 보여드립니다. 

남편에게 존중받지 못할 때, 다른 이들로부터 별것 아닌 사람으로 취급당할 때 그 동안 저는 수치심으로 온몸을 떨고 그 수치심은 분노와 미움으로 이어져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저희 앞에서 옷마저 벗기워져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취급당하신 주님!

누군가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지 않아 마음이 아플 때,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여 분노가 일 때 당신을 바라보게 해 주십시오. 제가 진정으로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알게 해주시고 당신 자비가 저를 감싸고 있음을 보게 해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병자와 세리, 죄인, 마귀들린 자, 소외된 이들에게는 기적을 베푸시어 살려주시면서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 주님 ! 당신은 마침내 세 개의 못으로 당신의 손과 발을 뚫는 엄청난 고통을 허락하셨습니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당신과 함께 오늘 저의욕망을 못박습니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고 나면 괜한 질투와 경쟁심에 속이 끓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짜증을 부립니다. 남편의 출세와 명예, 아이들의 성공을 위해서는 양심과 신앙마저도 외면하라는 유혹 앞에 저는 약합니다.

만족을 모르고, 채우면 채울수록 더 허전해지는 욕망을 쫓지 아니하고, 내면에서 꿈틀대는 집착, 두려움,  욕망, 분노, 거짓을 과감하게 못박게 하소서. 그리하여 '먼저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찾는 당신의 딸이 되게 하소서.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죽는 것." 다만 이 한마디를 증거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신 주님! 당신의 사랑이 너무 깊고 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죄 많은 제가 그토록 당신에게 소중한 존재인 것에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고향처럼 따사로운 부모님의 사랑은 당신을 닮은 것이겠지요. 부모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사랑을 헤아리게 되고, '부모'라는 위치로 당신이 베푸시는 사랑의 잔치에 초대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씨앗이 흙과 물, 햇빛이 있어 성장하듯이 제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전해주는 믿음. 희망. 사랑, 찬미. 나눔. 용서.  평화. 감사. 봉사가 제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자양분이 되고, 때때로 불어오는 폭풍과 우박, 서리를 맞으며 튼튼한 나무로 자라는 것과 같이 저와 제 아이도 갈등과 위기를 통해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사랑을 쌓아가는 관계가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주님!  저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인간이 되어 오실 때 성모님의 태중에서 혈육을 취하시고 그 품안에서 자라신 당신은 이제 당신의 일을 다 마치시고 또 다시 어머니 품에 안겨 계십니다. 영보에서 갈바리오에 이르기까지 성모님은 늘 당신과 함께 하시며 하느님의 계획을 깊은 신앙으로 따르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십자가 아래에 있는 요한 사도에게 "이분이 네 어어니시다."하고 말씀하심으로 성모님을 우리 모두의 어머니로 삼아 주셨습니다.

저도 성모님의 품에 안겨 하느님 아버지께로 가고 싶습니다. 어머니, 당신도 한 아들의 어머니셨기에 저의 기쁨과 고통을 가장 잘 이해하고 도와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마음이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삶처럼 하느님 뜻을 따르는 신앙과 겸허한 기도, 사랑의 마음이 가슴속에 흐르도록 저의 손을 잡고 이끌어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당신은 돌무덤에 묻히셨습니다.

당신을 고발하고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쳐대던 군중, 조롱하고 멸시하던 이들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과 어둠의 밤은 평화와 기쁨을 알리는 새벽이 오면 밀려나는 법.

당신의 무덤 앞에서 저의 무덤을 생각해 봅니다. 살면서 겪는 수많은 갈등, 두려움, 걱정, 신체적인 질병, 때로는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어도 하지 말아야 할 것등이 제 마음을 병들게 하고 어둡게 만드는 무덤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무덤 속에 갇혀 있지 않겠습니다. 마음의 어둠을 몰아내고 주님께서 주시는 자유과 평화, 기쁨과 부활초를 밝히겠습니다. 죄와 미움, 고통으로 어두운 이 세상을 이기신 빛이신

주님, 저도 당신처럼 세상의 빛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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