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월 23일 야곱의 우물- 요한 4,43-54 묵상/ 갈릴래아 사람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3 조회수528 추천수2 반대(0) 신고
갈릴래아 사람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셨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증언하신 적이 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 가시자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분을 맞아들였다.
 
그들도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예수님께서 축제 때에 그곳에서 하신 모든 일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셨다. 거기에 왕실 관리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카파르나움에서 앓아누워 있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시어 아들을 고쳐주십사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그가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마주 와서 아이가 살아났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가 종들에게 아이가 나아지기 시작한 시간을 묻자, “어제 오후 한 시에 열이 떨어졌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 아버지는 바로 그 시간에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게 되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시어 두 번째 표징을 일으키셨다.
(요한 4,43-­54)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외면해도 그 사람만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렇게 믿고 있던 때는 제가 그에게 도움을 주던 때였기에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고 제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처지가 되자 가장 먼저 저를 외면한 사람은 그토록 믿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무교(巫敎)에서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어긋남’을 한(恨)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것을 풀어주는 것에 종교의 의미를 둡니다. 그에 따르면 한을 안겨주는 첫째 원인은 대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고 봅니다. 바로 가족이지요. 한풀이는 바로 거기서 출발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장 상처를 입는 것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 동네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자신들이 늘 보아왔던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완고한 사람들, 남의 동네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보고서야 믿는 사람들, 아들의 치유 시간까지 정확하게 확인하고서야 믿는 사람에 대해 말하면서 이미 카나에서 행한 기적이 있었지만 고향에서조차 존경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음에도(루카 4,16-­30 참조), 여전히 완고한 그들의 태도와 거기에 대한 주님의 아픈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 마태오와 루카복음에도 등장하지만 굳이 요한복음을 사순절에 묵상하게 하는 것은 여기에 등장하는 갈릴래아 사람들을 통해 나를 성찰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이 두 번째 표징이 나에게 일어나게 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김혜경(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